우리나라 스포츠는 극단적인 국수주의와 연결되어 있어요.
원래 스포츠는 승/패를 가리는 호전적인 특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극단적 애국주의와 전체주의까지 덧칠해졌죠.
우리나라는 OECD국가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한테 연금을 주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금메달을 따면 쓸모가 많겠죠.
금메달리스트가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부르고 눈물을 흘리면 기걸보는 국민들은 자신이 딴것처럼
자부심을 가집니다. 금매달을 따거나 우승자가 되어 돌아올 때 열광적으로 태극기를 흔들던 때도 있었죠.
국민을 한마음으로 일치시키고 희망을 가지게 하는게 우리나라 스포츠의 오래된 기능이었어요.
그런 나라이니, 이건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한다고 사면을 주는 나라, 묵인하는 나가가 된거죠.
김연아와 이건희 사면은 스포츠 쇼비니즘의 발로입니다.
DJ 때 박세리, 참여정부때 이봉주인가요?(요건 잘 모르게네요)전두환 때 최윤희 임춘애, 박정희 7전8기 홍수환이었나요?
연아는 여기에 몇가지 더 추가되었습니다.
메달리스트이어서 애국심의 대상이자, 하필 라이벌이 마오로 대변되는 일본을 이겼다는 복수심까지 채워주었습니다.
게다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발랄해서 삼성이 잽싸게 메인 모델로 발탁할 정도였죠.
연아한테 잘해주면 애국하는 느낌이 들었고, 연아를 욕하는 이를 벌주어야 연아를 지켜준다고 생각하게 했어요.
댓글에 누가 그러더군요. 연아가 대한민국 성역이라고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예뻐해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암묵적인 성역까지 되었네요. 김연아는.
김연아 선수는 두가지 측면에서 봐야 할 거 같아요.
한가지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있다는 걸 감안해서 봐야합니다.
미성년자부터 이제 성년이 된 소녀인지라 국가기관이 자주 이용합니다.
빙상연맹, 대한체육회, 평창 유치단, 심지어 한미FTA 만찬 자리까지 국가는 불러냅니다.(자잘한 용어는 줄입니다)
그들은 연아의 애국주의적인 이미지를 이용할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아는 이명박 정권의 마스코트라고 조롱하는 분도 있죠.
두번째, 연아는 미성년자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본 여자 선수입니다.
노력하는 피겨선수인데다 실력도 있고, 예쁘며 심지어 영어도 잘합니다.
남자들은 섹시하기까지 하다고 하네요. 그는 롱다리부터 온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빙상위에서 우아하게 춤추죠.
연예인들을 동경하고,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나라에서 연아는 딱 맞는 캐릭터입니다.
온국민한테는 애국심의 성지이고, 남자한테는 로리타 콤플랙스의 대상,
여자한테는 자신만만하게 세상을 향해 도전장을 낸 당찬 여자인거죠.
어느덧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면 대부분 연아를 좋아합니다. 좋아해야 하며고 싫어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었죠.
앞으로 우리는 애국주의적 관점에서의 연아와 보살펴주고 돌봐줘야하는 미성년 연아를 보내줘야 합니다.
연아는 한번도 정치적인 소신을 내비친 적 없습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한 적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맘대로 그녀를 자기 편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20대의 김연아는 힘들겁니다.
그동안 드러낼 기회가 없었던 정치적인 분야, 사회적인 분야에서 정체성을 보여줘야하겠죠.
열정적인 연아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이명박 이건희와 활짝 웃는 권력지향적이고 스타적 기질을 보여주는 흔하디 흔한 CF스타로 남게될지,
사색하고 고민하는 성숙한 여자로 될 지 지켜봐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김연아가 광고를 휩쓸고, 또 온국민이 지지하고 열광하는걸 쇼비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간동안 주입된 군국주의와 이후 재건기 동안 주입된 국가주의,
그리고 스포츠 본래의 쇼비니즘이 바탕에 깔렸고, 외모 지상주의,부자와 엘리트 동경까지 가미된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