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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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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돌 아기와 아내에게 아빠/남편의 역할이란..

수도중 조회수 : 1,461
작성일 : 2011-12-03 17:59:04

전업주부입니다. 두 돌 살짝 안된 아기 보고 있습니다.

남편 일 열심히 합니다. 피곤한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평일에 집안일 절대 안시킵니다.

남편, 야근하고 들어오면 아들한테 뽀뽀 쪽하고 자면 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에 와서 저녁 먹을 땐,

제가 저녁먹은 것 설거지하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동안

아들이랑 조금 놀아주고 목욕시켜주는 거 부탁합니다.

그리고 9시쯤 집안일이 마무리되면 피곤하니까 먼저 자라고도 합니다.

 

전업주부라곤 하지만, 종종 알바도 합니다.

원고 쓰는 일인데, 한 건하려면 하루 대여섯시간씩 최소 나흘닷새는 해야합니다.

그동안 아기보라고 안합니다. 남편 퇴근하면 애기 맡겨놓고 일하고 안그럽니다.

낮에 친정부모님께 아기 맡겨놓고 일하고, 밤에 아기 재워놓고 일하죠.

 

따라서 뭐, 저도 피곤합니다. 놀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쩜 저렇게 자기만 피곤하다고 매일 부르짖고, 매일 잠만 쳐잡니까!!!

애가 두돌이 다되어가는데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합니다. 엄마아빠 정도만 합니다.

낯설음, 두려움 많이 타고 자존감도 적은 것같습니다.  

저는 아기 발달이 걱정되고, 계속 말걸어주고, 

여러 사람과 특히 아빠와 시간 되는대로 놀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하루 30분은 좀 적극적으로 놀아주라고 애걸복걸 아무리 부탁해도,

놀아주기 시작한지 십분 지나면 집안이 침묵에 휩싸입니다.

 

설거지하다가 돌아보면 남편은 꾸벅꾸벅 졸고 있고, 아기는 불쌍하게 혼자 뒹굴거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피곤하면 그러겠냐고 하시지만, 정말 단 하루도 "오늘 좀 피곤한데"라는 말을 안하는 날이 없습니다.

아들 그냥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이미 신체 장기의 일부가 되어버린 듯한 핸드폰 붙잡고 인터넷 하고 있습니다.

아 정말, 아들과 놀아주고 뒤치닥거리하는 건 온전히 저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미칠 것 같습니다.

집안에 세 사람이 있는데 내가 떠들지 않으면 이 무거운 침묵이 걷히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너무 숨막힙니다.

틈만 나면 자려고 드는 남편이 정말 꼴도 보기 싫습니다.

 

오늘도 여러 경조사를 돌고 돌아 집에 5시에 돌아왔습니다.

청소도 해야하고, 저녁도 해야하고, 저는 마감 얼마 안남은 일도 해야합니다.

남편은 피곤하니 아기 잘 때 자기도 좀 자겠답니다.

제가 더 면벽수행해야합니까.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고, 좀 거들라고 아무리 화를 되풀이해서 내봐야,

아기한테 안좋은 모습만 보이는 것 같아 지치고 힘듭니다.

이쯤에서 포기하고 그냥 제가 모두 다, 할까요. ㅜㅜ

 

IP : 220.72.xxx.7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1.12.3 6:12 PM (222.106.xxx.201)

    할 일이 너무 많으신거같아요. 제 생각엔 어짜피 남편이 안도와준다면, 사람을 쓰겠다고 해보세요.
    너무 지치실거같은데......
    위로 드립니다.

  • 2. ㅇㅇ
    '11.12.3 6:17 PM (211.237.xxx.51)

    이거 답 없어요.
    남편 들어앉히고 원글님이 남편 역할(돈만 벌어다주는 역할) 하신다고 하면 모를까..
    아님 집안일을 도와주는 도우미를 일주일에 두세번 부르고 원글님은
    아기 보고 + 원고쓰고 만 하시던가요..
    물론 일주일에 두세번 부르는 도우미라면 집안일에서 완벽하게 해방될순 없겠지만요..
    어느정도는 도움이 될겁니다

  • 3. 원글
    '11.12.3 6:22 PM (220.72.xxx.71)

    집안일은 솔직히 저도 최소한만 하니까 괜찮은데, 제발 아기랑 좀 놀아줬음 좋겠어요. 데려온 아들도 아닌데 어쩜 저렇게 안놀아주는지 모르겠어요.

  • 4. 친정
    '11.12.3 6:36 PM (101.169.xxx.57)

    님은 아기 맡길 친정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에요..

    식기세척기 꼭 장만하시고..
    아이는 엄마만 잘 놀아줘도 문제 없어요..
    아이가 너무 어릴땐 뭘 하고 놀지 모르더니 3살 되어서 레고 같이 시키니까 그건 잘 하네요..

  • 5. 아기가
    '11.12.3 7:12 PM (59.20.xxx.159)

    좀 더 커서 말을 하게 되면 아빠가 가만히 있고 싶어도 못있을꺼예요.

  • 6. ...
    '11.12.3 7:14 PM (222.106.xxx.124)

    더 커도 안 놀아줘요. 제 아이는요, 두돌 넘어서까지도 아빠보고 울었어요.
    주말에나 겨우 보는 얼굴인데, 그조차도 그냥 핸드폰하고 노트북하고 그러고 앉았으니... 낯설어서 울었어요.
    애가 말을 하면 좀 나아져요. 아빠 이거 해주세요... 라도 하니까 그거 맞춰주는 시늉은 하거든요.
    그래봐야 좀 짬이 나면 또 핸드폰 + 노트북이지만.. 다 부셔버리고 싶더군요.

    저도 전업이에요. 그래서 집안일과 육아가 기본적으로는 제 책임인걸 저도 인정해요.
    그렇지만, 아빠 얼굴도 까먹어서 애가 아빠만 보면 자지러지는건... 아빠 책임이잖아요.
    나중에 놀아주는거랑 천지분간할때부터 서로 만지고 뽀뽀하면서 엉기고 노는거랑 같나요...

    할튼 저는 경고해줬어요. 아이가 아빠한테 냉정하게 군다고 날 탓하지 말라고...
    나중에 은퇴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의 자리가 없다고 투덜대지 말라고...
    가장을 존중해야한다고 존경해야한다고 가르치기야 하겠지만, 그건 정말 내 말로만 가르치는 것에 불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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