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택배일에 관해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남편과 함께 같이 댓글도 읽었고 감사하게도 메일로 자세히 알려주신 분도 계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지금 실직중입니다.
사실 저도 몇년째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번돈은 모으면서 살림에 조금 도움이 되는 거라면 일하는 게 신나겠어요.
남편이 생활비를 못갖다주다보니 몸이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맨날 병원에서 물리치료받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현재 실직한지 3주이상 되었어요.
사실 맨날 바가지 긁어요. 남편은 말합니다 "야! 내가 일 그만둔지 얼마나 됐다고 바가지 긁냐. 맘 좀 편하게 해줘라.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네...남편말이 맞죠. 그 정도도 못 기다려주면 되겠습니까?
사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실직한지는 3주정도밖에 안되지만 생활비를 결혼한지 15년가까이 되도록 제대로 갖다준 적이 없고 시부모님이 해주신 아파트와 돈을 다 해먹었습니다.
항상 대박의 꿈을 꾸며 푼돈(한달급여 200만원 정도는 제 남편에게는 푼돈입니다)벌어서 언제 돈 버냐며 큰 건을 노리고 있습니다.
선물 옵션을 해보겠다고 설치다가 저한테 덜미가 잡혔구요. 한달전에는 제가 갚으라고 준 돈 1500만원으로 주식하다가 들켜서 쫓겨날 뻔했습니다.
이 인간이 주식으로 돈 벌겠다고 할 때 그 푼돈도 집에 못 갖다줬습니다. 참 아이러니컬하지요?
게다가 불과 2달전만해도 중형차를 새로 사자고 난리를 쳤습니다. 자기는 직원할인된다면서 이런 기회 없다며..
그거 뜯어말리느라고 고생했어요.
돈도 못벌면서...
일년에 150~200만원 갖다주는 달은 2,3달 정도 밖에 안되구요.
나머지달은 50~100만원 될까 말까입니다.
남편이 우리 가정에 끼친 만행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 남편의 마이너스 통장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성격상 대출이나 연체를 극도로 싫어해서 남편의 마이너스 통장이 충격 그 자체였고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갚아줬죠. 1000만원 정도됐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빚같은 것은 만들지 말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여태까지 제가 반지팔고 차팔고 친정어머니와 동생에게 빌린 3,4000만원에 사기와 주식으로 날린 돈이 3억 5천정도 됩니다. 그리고 생활비를 제대로 벌지 못해서 아파트 담보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했어요. 그러다보니 대출과 이자로 저희가 버린 돈이 5억정도 되더라구요.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저희 시아버님이 예전에 가지고 계셨던 그림들이 있었어요. 그 중에 몇작품들은 나눠주셨어요. 어느날 집에 와서 봤더니 그 그림들이 다 사라졌습니다. 다 팔아먹었더군요. 게다가 아이 돌반지도 저 몰래 화장대 뒤져서 팔아서 자기 용돈 했더라구요. 제가 친정에 가 있는 동안 옷장이며 화장대를 눈이 벌게가지고 뒤졌을 것을 생각하니 견딜수가 없었어요.
남편이라는 인간이 증오스럽더군요.
그래도 아이때문에 그냥 살았습니다. 아이가 좀 어려운 상황에 있어요.
하여간 남편은 이래저래 제 속을 엄첨 썩혔어요.
몇몇건의 크고 작은 여자문제건은 그냥 양념이라고 할 수겠네요.
양념치고는 아주 매운 양념이지만요. 여자문제까지 이야기하면 우리 남편은 ㄱ ㅐ 자식소리는 따놓은 당상입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요...
지금도 이런 상황이니 마음넓은 아내의 내조라는 것을 저는 할수가 없습니다.
제가 번돈으로 겨우 생활을 하는 상황이라 제가 목소리를 하루가 멀다하고 높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나 하는 행동은 제가 조곤조곤 이야기 할수없는 상황을 만듭니다.
어제는 강남까지 가서 벤츠영업하겠다고 알아봤다고 합니다. 나이가 있는데 되겠어요?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돈도 한푼 안벌어오면서 일자리 알아보는 것도 차끌고 다니면서 강남이며 강북이며 여기저기 잘도 쏘다닙니다.
어제까지 택배쪽이나 운전쪽을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는 출퇴근을 버스갈아타고 1시간 걸려서 합니다. 그런 저는 차를 못쓰구요.
실직한 남편은 여기 저기 차 끌고 다닙니다. 제가 힘드니까 차 당분간 쓰겠다고 했더니 직장 알아보려면 자기는 차가 꼭 필요하다고 하네요. 여기저기 다녀야한다며...
그러다가 또 뒷목잡고 쓰러질 이야기를 하네요.
어제 느닷없이 저한테 연예인 매니저를 한번 알아보겠다고 합니다. 남편 나이 이제 47입니다.
농담인줄 았았어요.. 근데 진지하더군요. 그러다가 자기도 조연배우하면 안되겠냐며..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냐며..
제가 기가 차서 화를 버럭내면서 그런 쓸데없는 소리하면 집 나가라고 이야기 했어요.
근데 제 남편은 끈질기기도 하지요.
또 한다는 소리가 퀵서비스를 방송국위주로 한번 해보겠답니다.
KBS에서 MBC, MBC에서 SBS로 물건 왔다갔다 배달하는 것은 없느냐고 하면서 알아볼 작정이랍니다.
제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어요.
당장 돈벌어오라고 어디나가서 100만원 150만원 주는데 가서 일하라고...
언제쯤 남편이 정신이 바로 박힐까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눈앞이 깜깜하네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전생에 어떤 끔찍한 일을 했길래 이런 남편이랑사는지...
나라를 팔아먹었나 싶네요 ㅠ.ㅠ
먹고 살기 힘든데 남편이 버팀목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서 참 속상하네요.
그나마 남편은 성질은 순해서 다행이네요.
그거라도 감사해냐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