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마취도 제대로 못하고 맹장수술했던 엄마

나거티브 조회수 : 4,891
작성일 : 2011-11-25 11:20:03
(뒤에 시국 얘기 있느니 싫으신 분은 패스하세요. 강요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요)

요즘 김장 준비 때문에 친정엄마와 떠드는 일이 많네요.

친정엄마의 결혼 후 고생담 중에 맹장수술이 있어요.

결혼 전에 크게 고생하신 분이 아닌데,
고향에서 농사짓는 없는 집 홀어머니 장남과 결혼하시는 바람에 결혼 후에 힘드셨죠.

시골에서 합가해서 살던 새댁일 때 
배가 많이 아픈데 
병원도 흔치 않던 시절에 돈이 없으니 
그냥 참으셨답니다.
(아주 심한 깡촌은 아닙니다. 걸어서 한시간 안쪽에 병원이 있으니)

아침부터 배가 아팠는데,
결국 오후에 쓰러지다시피해서
병원에 옮기고

전신마취하려면 옆 도시에 큰 병원에 가야하는데,
이미 시간이 너무 지체되서...

하반신만 신경을 죽었는지 몸 움직이게 하고
팔은 어디서 묶고 수술하셨대요.

그 고통이 상상도 안됩니다.

1년 남짓 후에 제가 태어났는데...
집에서 출산하셔서 진통도 오래하고 
결국 위험할 것 같아 부랴부랴 의사인지 간호사인지 
집으로 모셔올 상황까지 되어서 
저를 낳으셨지만,
제 동생들까지 셋을 집에서 혼자 낳다시피 하셨지만

맹장수술했던 거에 비하면 애 낳은 것은 
정말 별 거 아니었다고 하세요.

어제 저녁에 친정부모님과 김장거리 다듬다가 
FTA 얘기, 의료민영화 얘기 하다가
맹장수술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의료보험으로 국민들 전체가 혜택 본지 사실상 그렇게 오래된 거 아니에요.
의료보험이 없어서
아파서 병원 못가고 버티다가 
죽을 뻔한 사람이 가족 중에 있으니,
의료민영화가 너무 두려워요.

저희 엄마 교회 권사시라 
장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MB를 어떻게든 좋게 보려고 하셔서
저와 부딪힌 적도 여러번인데
FTA에 의료보험 헌재소송 얘기까지 
나오는 지금은 서민들 다 죽인다고 하세요.

저도 넉넉하게 자란 것 아니고, 지금도 빠듯한 살림이지만
경제성장 혜택을 보고 자란 세대라
IMF이후의 불황의 시기만도 힘듭니다.
96년인가 노동법 날치기 될 때만 해도,
정규직 없는 세상이 어떤 건지 몰랐어요.

내 자식은 어떤 세상을 살게되는 건지,
두렵고, 미안합니다. 
마음이 너무너무 무거워요.

IP : 118.46.xxx.9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딱 30대중반인데
    '11.11.25 11:29 AM (116.120.xxx.67)

    시골 면단위 리에서 살았어요. 그 동네서 우리 조상님이 터 잡으신지 300년 지났슴.
    땅값도 오를 동네에 자릴 잡지 완전 깡촌이라... ㅎㅎㅎㅎㅎ
    근데 저 초등학교 다닐때 아빠가 시골이여도 직장의보가 있는 직장에 다니셨어요.
    그 동네에 학교샘하시는 분 한분이랑 울 아빠만 직장의보가 있었는데...
    동네 사람들 아프면 만날 의료보험증 빌려 달라고 찾아왔어요.
    아빠가 못 빌려주게 한다고 해도 찾아와서 빌려 달라고 하는 사람들 진짜 많았어요.
    그 땐 암 걸리면 집안 망한다고 했어요. 이런 소리 나오던 때가 20년 전인데..
    사람들이 너무 빨리 쉽게 잊는 거 같아요.

  • 2.
    '11.11.25 11:38 AM (203.244.xxx.254)

    의료보험증 빌려서 병원 가던 때가 생각해보니 그렇게 옛날이 아니군요..
    어느덧 익숙해져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의 가치를 사람들이 많이 잊고 사는 것 같아요.

  • 3. ..
    '11.11.25 11:42 AM (222.121.xxx.183)

    제가 13살 때 제 사촌동생이 입원하는데 제 동생이라고 하고 병원에 입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저 36인데.. 2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그렇게 살았지요..
    친정 아버지가 신장 투석을 하시는데 요즘은 정말 싼데요.. 10년 전만 해도 무지 비싸서 그냥 죽는다고 그랬었대요..
    정말 이렇게 좋은 세상에 돈 없어서 죽는 사람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4. 그래서
    '11.11.25 12:09 PM (59.6.xxx.65)

    진짜 요즘 젊은 세대들은 더더욱 자식 낳기를 꺼리는것 같습니다

    미래가 완전 암울한데 어캐 낳아 키우나요 어휴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451 괜히 그랬나?? 1 아침 2011/11/25 2,742
44450 영어를 어찌 가르쳐야 할지 감이 10 안오네요 2011/11/25 4,618
44449 류승완 감독 진짜 멋지네요! 21 ㅎㄷㄷ 2011/11/25 11,353
44448 오늘 FTA반대집회 몇명쯤?? 5 모여모여 2011/11/25 3,446
44447 박원순이 좀 소심해졌나요? ??? 2011/11/25 2,679
44446 커피전문점 창업 하면 어떨까요? 5 dma 2011/11/25 5,392
44445 유리에 붙혀서 냉기를 막아주는거 단열 2011/11/25 3,348
44444 오늘 정말 황당하네요ㅠㅠ기분이 19 황당 2011/11/25 9,351
44443 죄송합니다만 번역좀 부탁드려요.. 1 감사해요 2011/11/25 2,765
44442 안영미 요즘 넘 재밌지 않나요 간디 작살^^ 10 ,, 2011/11/25 4,343
44441 송영선친박의원 "이정희감싸는 잡것들.."이랍니다 50 마니또 2011/11/25 4,987
44440 수시면접도 학원을 다녀야하나요? ... 2011/11/25 3,684
44439 넥슨에서 1320만명 주민번호 아이디 비밀번호 등 신상정보 유출.. 1 안철수연구소.. 2011/11/25 3,405
44438 집에서 할만한 부업추천해주세요. 10 부업 2011/11/25 5,649
44437 ``노무현 복수만 확실히 해준다면`` 11 욕이 방언 2011/11/25 4,001
44436 FTA와 약값에 대한 명문. 좀 길지만 쉽게 설명됨. 1 자유 2011/11/25 2,927
44435 미디어몽구 트윗에서 4 위안부할머니.. 2011/11/25 3,426
44434 누군가 카드비번을 문자로 보냅니다..이게 뭐죠? 미씨분 2011/11/25 3,462
44433 6학년 딸아이 치아가 이상하게 빠진것같아요 2 건망건망 2011/11/25 3,456
44432 일왕을 천황이라고 ;;; 8 2011/11/25 4,391
44431 일산분들 알려주세요~ 10 급해요 엉엉.. 2011/11/25 4,191
44430 보풀 생기지 않는 울 혼방 폴라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2011/11/25 2,832
44429 밥먹다가 자꾸 토할 것 같다는 아이.. 6 알라 2011/11/25 11,176
44428 단 하루라도 이런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4 상상만으로도.. 2011/11/25 3,173
44427 아이허브서 주문한 probiotic supplement 복용해.. 2 임신초기 2011/11/25 3,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