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 ― 1897) 작곡
<교향곡 제4번> E단조 작품 98, 1악장 Symphony No.4 in E minor, Op.98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 ― 1806) 제작
추성부도(秋聲賦圖): 1805년, 김홍도의 『마지막 작품』
브람스는 독일의 음악가이고 단원 김홍도는 조선 영‧정조 때의 화가입니다.
그런데 두 예술가들이 생멸生滅한 나라와 토양은 다를지라도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인 음악과 그림이 서로 닮아 있어서, 그 작품들을 듣고 보는
이로 하여금 똑같은 정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바로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1악장과 김홍도의 <추성부도>이지요.
두 작품을 감상하시고 나면 어느 정도 공감하실 것입니다.
<교향곡 4번>은 브람스가 52세에 작곡한 마지막 교향곡으로 ‘가을 교향곡’
으로 알려져 있는데 1884년에 시작해서 1885년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제1악장은 인간의 영혼에 깊이 호소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어둡고 우수에
잠기는 내성적인 작품이며, 체념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내어서 인생의
고독함과 늦가을스러운 무상無常을 느끼게 해주는 명곡이지요.
제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롭포Allegro Non Troppo
지나치게 빠르지 않게 ~
서주부 없이 길고 느릿하게 현악기로 시작되는데 목관이 자유롭게 교대
하면서 음이 전개되어 나간다.
연주자 ―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Carlo Maria Giulini: 1914년 ― 2005년) 이탈리아 출신
명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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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부도秋聲賦圖』
단원이 귀천歸天하기 1년 전인 1805년,
죽음을 바라보는 노 화가는 낙엽 지고 달빛이 쓸쓸한 늦가을 한 밤중에 병석
에서 홀연히 일어나 구양수의 산문散文을 그림의 주제로 삼아 시정詩情같은
풍경화를 그리지요.
계절로도 가을이지만 인생의 늦가을을 맞이한 단원의 삶에 대한 회상과 그의
심정心情을 읽을 수 있는 마지막 대작인데 그림 왼쪽의 산문시가 구양수의
‘추성부’입니다.
『추성부秋聲賦』
북송의 구양수(歐陽修,1007~1072)는 당송唐宋 8대가의 한 사람으로 52세에,
달빛이 내리는 가을밤에 언뜻 크게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감정을 어린 동자와의 대화 형식을 빌려 시정을 담으며 쓴 시문詩文입니다.
만물이 생성되었다가 사라져가는 자연현상의 변화에서 인간의 삶을 연관시켜
그 무상함과 서글픔을 탄식하고 있는 한 선비의 수묵화 같은 글이지요.
구양수의 추성부/단원의 추성부도/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1악장,
이 세 작품은 동양과 서양, 그리고 조선, 중국, 독일에서 각기 다른
예술 작품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들이 표현한 주제와 영상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위에서 3번째 그림이 『추성부도』이고 4번째 그림은 추성부도 부분도
단원 김홍도 작, 추성부도(秋聲賦圖 56.0×214.0)
http://blog.naver.com/chansol21/5003983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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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1악장
지휘: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http://www.youtube.com/watch?v=ym3DPXTQl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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