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야근한다고 12시 땡하고 들어온 남편.
고백이라도 하듯 그러네요.
오른쪽 눈덩이 안쪽이 아프다고.
다래끼가 싶었는데...점점 머리까지 아파서
꾹꾹 눌러줬는데. 안 낫는다고.ㅠㅠ
병원 가봐야지! 했더니
무슨 병원은....그 정도는 아니라고.
얼마나 되었는데....물으니 일주일 쯤 되었나 하네요.
어쩌지..하길래.
어쩌긴 병원가야지 하니까
병원 갈 정도는 아니라고 다시 도돌이표..대답.
그래요. 이성적으로는
구체적으로 증상이 어떻고, 얼마나 통증이 심한지
일에 지장은 없는지 상냥하게 물어야 하는데..ㅠㅠ
그 순간만큼은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딱 .............시어머니랑 100% 일치하거든요.
거의 아프다는 말이 인삿말이신 시어머니.
그렇다고 일상 생활에 불편하신 것도 아닙니다.
아프다는 증상도 자세히 여쭤보면 변비..^^;;
물론 변비증상이 가볍다는 건 아닙니다만.
에를 들어
요즘 어떠세요?
안 좋지....
어디가요?
며칠 변을 시원하게 못 봤어.
물 많이 드세요. 평소에 물 많이 드시면 도움 많이 된데요
난 물이 안 먹혀.
그래도 드셔야죠.
난 원래 물이 안 마셔서...
변비로 힘드시다면서요.
응 안 좋아. 어제는 한 시간 넘게...........(이하 생략)
물 많이 드시고 가까운 데 산책이라도 좀 하세요.
난 물이 안 먹혀..
아이구야........ㅠㅠ
신혼 때는 정말 이런 식으로 같은 레파토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게다가 그 변비+치질 증상으로 몇 년을 고생하시다가
몇 해전엔 실려가다싶이 하셔서 결국 수술까지 하셨죠.
그래도 변비는 여전하신가봐요.
지금은 이런 대화 어느 정도 하다가 제가 중간에
아..네 하고 다른 주제로 돌리지요..
아뭏든.
어젯밤엔 이런 시어머니의 생활 패턴이 떠오르면서
버럭.......남편에게 화를 내긴 했는데
이래저래 ...기분이 다운되네요.
어쩜 저렇게 안 좋은 걸 닮을까 싶기고 하고
한편으론 진짜 어디가 좀 아픈가 걱정도 되고
왜 알아서 착착 병원 같은데 못 찾아가나 원망도 되고
올해 독감이 두통이 심하다던데 그 정도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아으.아응.........................................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