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통해서 들으셨겠지만 많았던 월계동에 방사능 아스콘이 현재 노원구청 뒤 공영주차장에 모셔져있어요.
시민단체에서 방사능 수치 높게 나온다 신고하니 바로 뜯어내는 과감함을 보이더니 폐아스콘을 보낼 곳을 못 찾아 근린공원 수영장에 놨다가 그동네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니 다시금 보낼 곳을 찾다가 결국에는 노원구청 공영주차장으로 옮겨왔더군요.
왜 노원구청 뒤 공영주차장이냐구요? 구청측의 말인즉, 갈 곳 없고, 받아주는 곳 없는 이 방사능 폐아스콘을 둘 곳을 못찾아 주택가와 떨어진 곳이 바로 이 구청공영주차장이라하더군요.
비바람에 훼손되지 않도록 방수포로 꼭꼭 싸매놨으니 방사능 물질 나올 걱정없으니 안심하랍니다. 게다가 당분간은 더이상 옮길 수도 없으니 적어도 내년 말, 앞으로 일년도 넘게 그곳에 두는 것은 분명하고, 가건물까지 멋지게 짓고 방사능 수치 측정해서 공개할 테니 안심하라는군요. 개똥이다~!
저는 이 문제의 노원구청을 마주보고 도로 건너 사는 3단지 아파트 주민이에요. 저희집이 바로 도로변이라 현관문을 열면 노원구청 정면이 보이고 그 뒤로 노원역과 창동역을 연결하는 4호선 지하철 고가 다리가 보이죠. 바로 그 고가 아래가 공영주차장이에요. 기가막힌 것은 방사능 아스콘이 보관되어 있는 곳에서 50m도 안되는 곳에 어린이집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다니던 이 어린이집이 며칠사이에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어린이집이 되었어요. 방사능 물질을 최근거리에 두고 있는 어린이집. 원자력 발전소내 어린이집샘인가요?
아무리 갈 곳 보낼 곳이 없다고 해도, 그래서 주택가가 먼 곳을 찾기 어려워 그나마 빈곳을 찾던 중 웠다 해도 어떻게 만 1~5세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바로 옆에 쌓아두려고 생각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요. 어른보다 훨씬 예민하고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아이들인데, 방사능 수치가 적게 나오니 안심하라, 안전하게 잘 보관할 테니 안심하라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똥거름을 냄새안나게 잘 묶어서 안전하게 보관할테니 안심하라 그래도 누가 안심하고 오케이하냐구요.막말로 냄새나는 똥거름, 두엄자리를 어린이집 마당에 쌓아두는 게 낫죠 웬 방사능 쓰레기란 말입니까?
갑자기 주민들 동의도 없고, 그 어떤 설득이나 제안없이 하루아침에 방사능폐기물처리장이 되어버렸어요. 솔직히 월계동에 있던 걸 왜 우리동네로 옮겨왔나 하는 억울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남의 집 골칫거리를 우리가 껴안은 형국이잖아요. 구청장은 어쩌자고 그걸 어린이집옆에 두는 것인지... 지금은 드러나지 않겠지만 나중에 생길 우리 아이들의 피해는 어떻게 하나 ?
이 공영주차장에서 훨씬 더떨어진 용화여고 학부모들이 더 난리라더군요. 하지만 아무도 이 작은 어린이집은 알지도 못하고 있어요. 구청구석에 있는 작은 어린이집이 잘 보이지도 않고, 그 안에 아이들과 교사들도 보이지않나봐요. 구청장과 구청직원들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고 그 옆에서 철퍼덕 방사능 아스콘을 퍼부어놨네요.
물론 노원구청도 방법이 없어 헤매고 힘들어하는 거 알지요. 서울시도 중앙정부도 어떤 기관도 규정이나 방법을 안내하고 있지않는 처음 겪는 일이니까요. 주민들이 아무리 반대를 해도, 정부의 강력한 행동이 수반되어야만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것도요. 하지만 그 동안 겪게되는 주민들의 불안과 피해, 불신은 어떻게 하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어떻게 하나요?
겨우내 부는 북풍이 두려워졌어요. 바람은 주차장을 휘돌아 우리 아파트로 몰아칠 것이고 그 속에 눈으로 보이지 는 불안과 위험의 물질이 섞여 있을 거라는 생각, 이게 과장된 걱정은 아닐 니다. 내년에도 이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을까, 이 집에서 그 파란 방수포를 보면서 살아야하나, 이러다 나중에 우리 딸들에게 못된 부모 되어있는 것은 아닌가, 이게 기우인가, 재계약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어디로 이사가지? 등등 불안한 생각이 꼬리를 무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동네를 떠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