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셋인 우리집.
얼마 전 아버지 칠순이어서, 어르신들 200분들 모셔 물론 부조없이 뷔페(뷔페 말고 다른 것 해드리고 싶었으나, 200분이 한꺼번에 오시는 게 아닌지라,, 결국 뷔페밖에 없더라고요) 대접해 드리고, 아버지 어머니께 각각 200만원씩 드렸습니다.
딸 셋 모두 테이블마다 돌면서 감사 인사드리고, 어르신들 불편하실까봐 음식들 퍼서 나르고, 술 한잔씩 따라 드리고 했습니다. 형부들도 모두 자기 일인냥 어찌나 열심들이었는지요.
20여 친척분들이 집으로 오셔서 주무시고 가셨습니다. 잠자리는 불편해도 마음만은 행복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데 우리 부모님께 참 감사했습니다.
자화자찬이라 손가락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부모님이 저흴 이렇게 반듯하게 키워주신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 알겠습니다.
아픈 사람도 없고 어디 모난 사람도 없고, 셋 다 부족하지 않게 공부해서 자기 밥벌이 많진 않아도 적당히 할 줄 알고, 어른들 공경할 줄 알고, 셋이 우애 좋고.
어린시절엔 왜 우리 부모님이 그리 엄격하실까 원망도 많이 했는데 이제 와 뒤돌아보니 과연 난 미래의 자식들을 우리 부모님처럼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 부모님. 어린 시절엔 사랑표현을 못 하시더니, 우리 부모님도 다 늙은 이제서야 자식들에게 사랑 표현을 맘껏 하십니다. 사랑한다, 너희들 덕에 행복하다, 너희들이 오니 너무 좋다... 이제서야 맘껏 하십니다.
두 분이 사시는 부모님 집에는 냉장고가 세 개 있습니다. 죄다 우리 자매들 생각하며 엄마가 미리미리 만들어 놓고 얼려놓은 음식으로 가득합니다. 아이스박스를 대체할 스티로폼도 늘 가득합니다.
그 넉넉한 사랑 덕에 우리가 이렇게 컸구나 싶습니다.
부모님이 이렇게 건강하신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울 엄마 칠순은 더 잘 해 드려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