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일이 있어 지방 친정에 내려갔다가 오늘 아침 일찍 ktx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몸살감기 기운이 있는데다 어제 일이 좀 많아서 너무 피곤하던차에
그래도 오늘 빨리 올라가야 해서
9시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잠시 눈을 붙이려고 했었죠.
근데 바로 옆 좌석에
남자아이 둘과 탄 부부 (네 가족)이 김밥과 과자를 꺼내서 먹기 시작하더니...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ktx에서 음식먹는 사람 많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남자 아이 중 둘째로 보이는 아이가
과자를 부시럭 거리며 아주 요란하게 먹더니만 다 먹고 나서부터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아빠에게 자랑하면서
노래를 아주 우렁차게 부르는 겁니다.
중간 중간에 아주 큰 소리로 재잘거리고요.
정말 1시간 정도 단 1분도 입을 다물지 않고
아주 시끄럽게 떠들더군요. 노래 부르고.
아빠도 맞장구 치며 떠들고요.
(우리 아들 잘한다. 어디서 배웠어? 똑똑하네 칭찬 ㅡㅡ)
너무 참기가 힘들어서
'아가야 정말 미안한데 조금만 조용히 해줄래?'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 부모는 들은 척도 않고 미안하다는 소리도 없었으며
아이도 듣는둥 마는 둥 끊임없이 떠들더군요.
너무 괴로워서 승무원에게 말해서 주의를 줄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항상 중간에 지나다니던 승무원도 지나가지 않고 있어
승무원을 부르러 갈까...
하던차에
아이와 그 가족들이
동대구역에서 내리려고 하길래
그냥 참았습니다..
근 한시간 가량 시끄럽게 떠들더니 내릴때도 뭐가 그리 많은지 아주 시끄럽게 내리더군요.
덕분에 그 가족이 어디가는지 어느 지역인지도 알게 되었을 정도로..
여튼.
무슨 신생아가 우느라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 알만큼 알 나이 유치원생이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부르는데 말리지도 않고 전혀 눈꼽만큼도 미안해하지 않는 부모는
정말 개념이 없는 거 같습니다.
ktx엔 유아동반 어른용 (가족용) 칸은 따로 없는 건가요?
이렇게 떠드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아이 동반 가족용 칸에 따로 타서
자기들도 시끄러운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가면서
어떤 기분인지 겪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도 참 다행히
중간에서 그 가족이 내려주시는 덕분에
나머지 2시간은 잘 쉬면서 올라왔네요.
넘 화가 나서 한 번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