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조종하는 부모들 챕터는 정말 딱 저희 시부모님들이더라고요.
저한테 늘 말씀하세요.
우리 노친네들이랑 우리 아들이랑 우리 며느리밖에 식구가 더 있니? 식구 몇명이나 된다고 잘 지내야지...
니가 잘하면 우리 집에 웃음꽃이 핀다 니가 잘해야 한다.
해석하자면 지금껏 어머님 아버님 저희 남편 이렇게 세 식구 살때는 매일 싸우고 사이 안 좋고 했으니
이제 제가 와서 음식도 만들고 이벤트도 만들고 같이 놀러도 다니면서 본인을 즐겁게 해달라고 하시는 거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즐거워하지 않으세요.
돈을 드려도, 선물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드려도 뭔가 계획을 세워도
늘 당연한듯 받고 더 원하고 아니면 특별한 날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망쳐버려요.
같이 있는 시간 내내 불평불만, 내지는 한탄...
저도 이제는 일주일에 거의 60시간씩 일하고 40시간씩 아기 돌보고 하는 생활에서 시부모님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어요.
마음의 여유도 문제지만 그만큼 보람이 없으니 하고 싶지도 않고요.
잘 해드리면 얘가 하녀라서 나한테 잘하는구나 하면서 더 막대하고 더 원해요.
연락없이 마구 찾아오는건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있고요.
저는 그냥 남편한테 이렇게 아무때나 찾아오실거면 나 오피스텔 얻어달라고 작업실로 쓰겠다고 했는데 차라리 그게 제 정신건강에 나을거 같아요.
독이되는부모에서 보면 적극적인 가해자와 소극적인 가해자가 나오는데
아이들은 소극적인 가해자 (방관하는...)에 대해서는 같은 편으로 느끼고 이상화하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거 읽고 저희 남편이 늘 우리 엄마가 문제지 아빠는 피해자야 아빠는 엄마를 통제 못하는 것 뿐이야 그도 정말 얼마나 당하고 산다고 하면서 굉장히 방어적으로 얘기하는데
시아버지도 제가 보면 똑같으신데 왜 저러나 했거든요.
아무튼 오랜만에 실용서를 읽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대면하기 부분은 저는 자신이 없지만...
근데 제가 사이드테이블에 그 책을 뒤집어서 놓아두었는데 아무래도 저희 시어머니가 어제 다녀가시면서 이게 뭔가 하고 보신거 같아요. 표지가 앞으로 되어 있었어요.
저희 도우미 아주머니가 침실을 청소하시지만 책이 궁금해서 보셨다면 다른 책들과 같이 정리하는 의미에서 그 옆에 있는 책더미 위에 쌓아두셨을거고...
오늘 아침엔 남편이 시아버지가 이번주에 출장 갔다가 토요일에 오시니까 일요일에 우리집에 오실거 같다고 해서
지난주말에 나는 회사 나가서 일했다, 이번주는 조용히 쉬고 싶고 나한테 통보하지 말라고 계속 그래왔는데 이제 그런 식으로 언제 가겠다 일방적인 약속 안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남편도 입장이 불쌍하지만 저도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