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는 연락할 수 없는 한때의 절친들...

씁쓸하다 조회수 : 2,646
작성일 : 2011-11-16 20:07:11

요즘 폭탄맞은 집구석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옛날 추억의 물건들이 잔뜩 쏟아지네요.

끌어안고 있기도 뭣하고 버리기도 뭣한 물건들...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시 또 박스에 쌓아두기를 몇 차례 반복한 것 같아요.

 

그중에 대표적인게 편지 뭉치같은 거잖아요.

방 치우다가 주저앉아서 또 한참동안 편지들을 읽었는데

유치하고 민망해서 죽을 것 같은 것도 있고... 눈물 찔끔 날 만큼 찡한 것도 있구요.

 

그러다가 종내는 마음이 좀 씁쓸해졌어요.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고 친하게 지냈는데 지금은 연락할 수 없는 친구들,

그러니까 지금은 유부남이 된 제 옛날 친구들때문에요.

그중에서도 정말 친했던 친구가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동갑이고 한 명은 후배.

특히 동갑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가까웠어요.

 

중고등학교  사춘기 때, 누구를 짝사랑했는지도 알고

대입 때는 같이 머리 맞대고 어느 학교 지원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저보다 공부 잘 했던 그 친구에게 수학같은 거 배우기도 했었죠.

그 친구 군대 갔을 때, 몇 차례 면회를 가기도 했고 편지는 주구장창 많이 썼고

연애하다가 실연당해서 찌질하게 울고 진상 떨 때, 술 먹이고 위로하기도 했고요. 긴 세월만큼 추억이 많아요.

아무리 친해도 때로 동성친구와는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미묘한 감정싸움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것도 없어서 좋았고... 같이 오락실 가서 게임도 많이 하고 서로 연애상담도 많이 해 주고.

그렇다고 서로 남녀 연애감정같은 건 전혀 없었고 그냥 코드 잘 맞고 말 잘 통하는 친구였어요.

후배 녀석도 마찬가지.

이런저런 재미있는 기억들이 많고 애틋한 정이 있어요.

 

그런데 각자 결혼해서 아내, 남편이 있고 가정이 생기니까 이제는 연락을 할 수가 없네요.

서로 경조사가 있거나 단체모임이 있을때 가끔 보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할 수는 없잖아요.  

제 남편도, 그 친구의 아내도 우리가 각별히 친한 사이였단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연락하거나 만난다면 기분 좋을 리 없겠죠.

왜 유부남 친구를 굳이 만나고 연락하려고 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냥 좀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 들어요.

오직 그 친구와만 공유한 추억이 있고, 나눴던 마음들이 있는데

이제 결혼했다는 이유로, 서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조차 아니게 돼 버렸다는 게요.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관계도 변해야 한다는 걸 알아요.

그렇게 받아들이면서도... 결혼하고 나서 나는 좋은 친구 둘을 잃었구나 생각하면 왠지 조금 슬퍼요.

 

IP : 112.171.xxx.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6 8:54 PM (94.218.xxx.175)

    서로 영 연애 감정 없다가도 남녀 사이라는게 참 묘해서 10년지기 남자 사람, 여자 사람이었을 뿐인 사람들도 잠자리로 이어지기도 하고 불미스런 일이 왕왕 있어서요. 배우자가 보기엔 미덥지 못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 2. ...
    '11.11.17 9:03 AM (116.123.xxx.17)

    저는 대학때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걍 진짜 친구.
    그런데 남편이 너무 싫어했어요. 그런관계를.
    남자와 여자는친구가 될 수 없다는 사람이여서.
    연락도 끊기고 다른과여서 알 길도 없지만....참 좋았던 추억이긴 해요.
    공대나오고 학과 cc여서 남자들하고 스스럼없지 지냈지만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은 다들 중고등친구들밖에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220 나가수 새가수 신효범,소찬휘라는군요 25 경호언니팬 2011/12/28 3,800
52219 김한석씨 부인이 방송에서 뭐라고 하셨나요?? 5 ui 2011/12/28 3,424
52218 초등 4학년 딸 영어학원 추천좀요 영어 2011/12/28 681
52217 저도 눈썹 긴 여자가 됐어요~~~ 8 최강마스카라.. 2011/12/28 2,713
52216 상두야,학교 가자 다시 보기 어떨까요? 8 드라마 2011/12/28 823
52215 무청시래기에 곰팡이가 피었어요 2 무대리 2011/12/28 3,044
52214 생대구 얼려도 되나요? 2 생대구 2011/12/28 508
52213 강정마을 감귤 6 2011/12/28 1,276
52212 홍준표 "부산 출마하겠다"→"농담한 .. 6 세우실 2011/12/28 1,812
52211 남편회사에서 개인 연금 들라고 하는데..들어야 하나요? 5 고민 2011/12/28 1,729
52210 요리 만화, 영화 추천 부탁드려요 8 만화광 2011/12/28 1,400
52209 자살한 중학생 아이가 자꾸 떠올라 넘 괴로워요 ㅠㅠ 29 어쩔꺼야ㅠ 2011/12/28 3,627
52208 턱관절 한의원에 가서 치료받아도 될까요? 해보신분 계신.. 4 불편해요 2011/12/28 4,100
52207 통합민주당 모바일 선거인단질문이요 2 부추 2011/12/28 805
52206 쉼터에 있다고 하던 청소년분 어느 쉼터인가요? 멜남겨주세요. 질문요? 2011/12/28 494
52205 올해 귤 전반적으로 당도 높고 맛있지 않나요? 7 2011/12/28 1,379
52204 미니가습기 2 건조맘 2011/12/28 974
52203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못어울리는거같아 걱정이네여~ 1 깜찍맘12 2011/12/28 840
52202 마조&새디 작가님도 82쿡 들어오시나봐요~~ 7 케이트 2011/12/28 1,726
52201 학원비 결재의 지혜를 나눠 주세요~ 2 ** 2011/12/28 1,107
52200 공무원도 선거인단 신청할수 있나요? 7 선거인단 2011/12/28 1,244
52199 12월 28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1 세우실 2011/12/28 577
52198 통합민주당 '국민참여 선거인단 안내' 1 딴나라당아웃.. 2011/12/28 1,034
52197 82쿡이 너무 유명해졌어요 ^^ 15 마조앤새디 2011/12/28 7,776
52196 드럼세탁기 수명이 언제까지일까요? 2 세탁기 2011/12/28 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