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 살면서 알게 된 엄마가 있어요.
그집 둘째랑 우리애가 같은 학년이라 오며가며 만나면 가벼운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이 엄마와 얘기를 하면 할수록 동네에 대한 불만이 대단해요.
처음에는 좋은 동네에서 살다와서 그런줄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단지보다 더 외진곳에서 살았대요.
물론 외진곳이라고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곳보다는 우리동네 학군이 나아서
아이들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이면 우리 단지로 이사오는 편입니다.
우리동네 엄마들이 아이들 공부도 제대로 안시켜서 수준 떨어진다며 지나치게 혐오감을 드러냅니다.
저에게도 이 동네 수준 알고 이사왔냐고 물어보길래
저는 만족한다고 했더니 이동네 진짜 수준을 몰라서 그런거랍니다.
이 엄마는 자기아이를 유명하고 비싼 학원만 보내요.(셔틀 타고 다녀요.)
그리고 그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수준이 높고 거기 보내는 엄마들 칭찬도 늘어집니다.
생각해보니 비싼 학원 보내지 않는 사람들은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단지안에 유명 학원은 없어도 소그룹으로 꼼꼼하게 봐줘서 입소문 잘 난 학원이 있어서
엄마들도 만족하고 다니는 아이들도 그 엄마가 말한것처럼 형편없지 않거든요.
저희가 얼마전에 큰평수로 늘려서 이사를 했어요.
그 엄마도 넓혀가고 싶은데 지금 사는 전세금 올려주는 것도 빠듯하다는 말 듣고 좀 놀랐어요.
전 당연히 자기 집인줄 알았거든요.
단지안에서 제일 작은 평수 전세 살면서 비싼 학원 보내는 게 수준 높은거라고 말했던 그 엄마가
왠지 우스워 보여요.
길에서 만나 말걸면 대답하느라 피곤했는데 이젠 적당히 인사만 하고 말아야겠어요.
어차피 그 엄마 눈에는 저도 싸구려 학원이나 보내는 수준 떨어지는 동네사람으로 보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