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에릭 슈밋(56·일러스트) 회장은 “한글 창제 등 세종대왕의 혁신은 개방성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흔히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즉 혁신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그러면 기술은 따라오게 돼 있다.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던 2007년 이후 한국 사회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인터넷을 통한 모바일 혁명이 과연 일어날지에 대한 논의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러더니 모바일 혁명은 예상을 초월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한국에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 2년도 안 돼 2000만 명의 사용자가 생겼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안드로이드가 오픈 소스라는 데 있다. 바로 개방성이 혁신을 견인한 것이다.
개방적인 협업 덕분에 개발자와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개발자와 기업가로 이뤄진 글로벌 공동체는 50만 개가 넘는 앱을 만들었고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2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꽃가게를 하는 에이드 리스카(Ade Liska)라는 사람은 온라인에 Butikbunga.com을 개설해 부케를 팔면서 BCA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들에게 배달 서비스를 해줬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문의 15%가 해외에서 들어왔다. 인도네시아산 꽃을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디어라도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아주 작은 예다.
일부는 이러한 개방성에 겁을 낸다. 그러나 실상 숫자를 보면 혜택이 놀랍다. 특히 올해 발표된 경제 보고서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인터넷은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3.6%를 창출했다. 이는 호주의 철광석 수출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3.7%로 자동차 산업보다 크며, 한국에서는 4.6%를 만들어냈다. 맥킨지는 인터넷으로 일자리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신규 일자리 2.6개가 생긴다고 추산했다.(이상 에릭슈밋, 구글 회장의 ‘대한민국인터넷 시민에게 올리는 제언 일부 발췌)
일자리가 하나 줄어드는 것을 겁내 개방과 혁신을 포기한다면
하나가 줄어드는 대신 생기는 2.6개의 일자리를 포기하는것과 같다.
살아 생전 노무현 대통령은 말했다고한다.
“개방을 하고 난 다음에 엄청나게 많은 문제와 시련이 겪게 될 텐데, 이를 이겨나갈 수 있을까?”
“틀림없이 이겨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