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큰애가 5학년 입니다. 작은애는 4살이구요.
결혼하고 15년간 정말 개미처럼 모으기만 했고 전문직인 애 아빠도 저도 정말 휴식다운 휴식을 해 본적이 없었어요.
내년엔 안식년을 가져볼까해요. 나이 사십 중반에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나이들어 곱씹을 추억이 절실하거든요.
일단 집도 매매로 내놓고 애아빠 사업체도 정리하라고 했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개업도 하고 집도 그때 구하려구요.
처음엔 대치동으로 들어가 애 공부나 시켜볼까 했는데 인생 짧은데 그렇게 애 공부에 올인하기엔
우리들 삶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요.
대학 이류대 나와도 누가 안잡아 간다는게 제 지금 심정입니다만 나중에 후회 할 지도 모르지만요.
살림을 모두 정리해서 원룸 하나 빌려놓고 거기다 다 집어 넣은 후
6개월~1년 정도 유럽일주를 계획 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요즘 무지하게 어수선한데 시기상 중학교 진학하면 아마도 대학갈때 까진 엄두조차 못낼 일이라 무조건 내년안에 갔다 와야 해요.
뭐 대학교수도 아니고 회사에서 파견근무 나가는 직업도 아니라 해외 나가는건 짧은 여름휴가나 명절때 뿐이고
유럽은 경제적 여유를 떠나 시간적으로 저희 가족에게 허락된 나라가 아니랍니다.
한나라 한나라 제대로 보고 느끼게 해주려면 패키지나 어학연수로는 힘들테고 우리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같이 그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요.
막년하지요. 학교까지 빠지면서 이게 가당키나 할까 . 저도 정말 고민 스럽습니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넓은 세상 보여주고 저도 보고싶어서요.
애 아빠가 수입이 없더라도 들어오는 수입이 천만원 정도 됩니다. 여행경비는 이걸로 충당이 될까요?
아이는 아마도 유급이 되겠지요. 학교 공부야 6개월 이상 빠진다 해도 미리 해 두고 또 돌아와서도 과외 시키든지 해서
얼마든지 따라는 가겠지만 수업일수 때문에 유급 되는건 피할수가 없다네요.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가 아니라 이렇게 초등 학교 졸업도 안하고 그냥 여행을 위해 장기 결석을 한다는게
무모한 결정일까요?
한창 일해 돈 벌 나이에 헛바람이랄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일년에 1~2억 더 벌어 노후 대비 하는것과
그 돈을 못벌더라도 평생 공유할 추억이 있다면 어떤걸 택하시겠어요?
과연 이게 무모한 결정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