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을 일찍해서 지금 29살이예요.
며칠있음 30대 된다고 친구들이 마지막 20대를 같이 떠나 보내자며 모이쟤요.
올해가 아홉수라고 내년 2월 3월 줄줄이 결혼을 하니... 결혼하고 애낳고 하면 아무래도 잘 못보게되기도 하고..
어제 큰애가 내일 다같이 할머니네 가자고 하길래 엄마는 친구들 모임 있어서 못가니 아빠따라 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빠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나 엄마 친구들 만나는데 같이 가고 싶어서 할먼네 못간다고 하더라구요.
그소릴 듣고 화가났는지
오늘 아침에 개념이 있는거냐고 혼자 승질나서 몇번씩 떠들고 다니길래 뭔소리냐고 했더니 새해가 됬으면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가야지 친구들 만나러 간다니 개념이 있는거냐구 그러길래 어머니 신정 세시냐고 구정세시는거 아니냐니까 신정이니까 어른들께 인사드려야지 개념없다고 하네요.
그럼 형님네는 왜 시댁안가시고 친정오셨냐고 (어제 벌써 내려왔대요) 하니까 누나는 시댁에 미리 인사드리고 왔다는거예요. 그래서 인사를 왜 미리드리냐고 신정이 내일모렌데 내일모레 인사드려야지 그랬더니
니들이 아주 개념이 없어서 어쩌구 저쩌구 하길래 "뭐? 니들?" 그러니까 니들집이 그런것도 안지키니까 뭐가 어떻다나?
저희 친정이 기독교라 제사도 안지내고 하니 저희집안 싸잡아서 비하하는거 같았어요.
그러면서 어른이 그러는데 애들이 뭘보고 배우겠냐면서
큰애한테 너 똑바로 들으라고 새해가 되면 어른들께 인사드리러 다니는거라면서
니엄마는 지무덤 스스로 파고 있는거라고
5살짜리한테 큰소리로 윽박지르듯이 얘기하니까 애가 놀래서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구요.
그러곤 현관문 쾅닫고 혼자 가버리네요.
결혼해서 3년동안 편도 두시간반거리 시댁 주말마다 꼬박꼬박 다녔구요
둘째낳고부턴 남편이 큰애만 데리고 주말마다 시댁가고 전 한달에 한번 같이 가구요.
저 한달에 한번 가게된것도 주말마다 시댁가는거 넘 힘들다고 전 한달에 한번만 가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이혼하자고 펄쩍 뛰다가 큰 사건 치르고 그렇게 됬구요.
아주 효자 남편둬서 젊은나이에 친구들도 잘 못보고 시댁에 충성하고 살았어요.
주말마다 시댁다닐땐,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눈치보여서 못가겠다고 하니 친구들이 너 왜그러고 사냐고
그러려고 일찍 결혼했냐고..
이제야 조금 숨통트여서 친구들좀 만날려고 했더만..
손윗시누넨 고모부가 순하셔서 시누가 큰소리치고 사는 집이라 항상 저런식이예요.
시댁은 가끔 먼저 다녀오고 친정은 자주와서 며칠씩 있다가고 (그러니 중요한 날은 꼭 친정에서 보내는거죠)
그럼서도 명절세고 나서 저더러 친정가라 소리도 안하구요.
남편도 누나랑 똑같아서 얌체같이 근처사는 처가에 저녁한번 먹고 두어시간 앉아있다 오면 땡.
난 처가에 했다 이거죠. 그리곤 자기집엔 이박삼일 고고씽
어제 웬일로 저희 친정에 회떠와서는 잠깐 앉아있다 갔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거였어요. (그렇다고 새해복마니 받으시란 소리 한마디도 없었구요)
얼마전엔 큰아이 장염걸려 먹는대로 토하고 축 늘어져 있길래 친구약속 못나간다고 카톡보내고 있는데
남편은 누나네 김장김치 바뻐서 못가져가서 자기가 시골가서 갖다줘야된다면서 나갈준비하는데
좀 어이없더라구요. 아이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자기집 일이라면 무슨핑계를 대서라도 가는게..
정말 나랑 결혼은 왜했나 자기 엄마랑 평생 살지 싶은게..
주위 아이친구 엄마들 보면 가족끼리 잘들 놀러다니고 재미나게 살던데
우리는 왜 이렇게 시댁에 목매서 사는지 스트레스 받아요ㅠ
암튼,, 신정에 시댁안가면 무개념인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