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이 지금 대학2학년이니 수능 잊고 산 지 2년 되었어요.
큰 애는 아파서 고등학교 4년 다니고 재수도해서 작은 딸과 같이 수능을 보았어요.
크고 작은 일이 많아서 애들에 대한 욕심을 부리거나 push하질 못했어요.
그냥 평화롭게 잘 지내면 좋겠다.-그 때는 그게 다였어요.
둘이 수험생이라 수시도 알아보고 정시도 학교 알아보고 정신이 없지요.
큰 애는 내신이 형편 없어 수시 안 알아보니 그나마 일을 덜어준 거에요.
그렇게 마구 폭풍이 불어 닥치는데 수능을 두 아이가 같은 학교에서 치루게 되었어요.
분당에 16개 고등학교가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같은 학교에서 본다니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적이 잘 나오거나 좋은 학교에 간 것은 아니에요.
그냥 같은 학교에 둘이 시험보러 간다는 그 한 가지 사실로 기뻤어요.
도시락 두 개를 싸서 들려주면서 둘이 만나서 먹으라고 했어요.
-다정한 자매 사이는 아니에요. 맨날 옷 가지고 티격태격 등등
수능 시험 끝나는 시간에 애들 아빠랑 차 가지고 가서 두 애를 맞이 했어요.
애들로 인해 내가 사람되고 일상의 작은 일들이 이렇게 가치있는 일이 될 줄은 몰랐어요.
아이들이 가치있는 생을 살아주기만을 그리고 내가 그것에 거름이 되기만을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