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리가 부러져서 입원중입니다.
형제자매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기도 하고, 직장생활을 하는터라 간병인을 쓰고 있죠.
아빠는 안계시고 저만 미혼이라서 자주 들여다보기도 하고 밤에 잠을 자기도 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12시간은 간병인 쓰고 제가 퇴근하면서 교대하는거죠...
저도 첨엔 힘들고 24시간을 쓸까 했는데 병원에 누워 생활하는 엄마가 사람을 무척 기다리시고
가면 무슨 얘기라도 계속 하셔서 바로 나오기도 뻘쭘하고 해서 제가 잠을 자게 되었는데요~
병실에서 어른들 말씀하시는거 듣다보면 헛웃음도 나고, 그분들에게 연민도 느껴지곤 해요.
연세가 70~80대시니까 혼자 계시긴 힘들어 보이는데
울엄마를 포함한 3분만 간병인을 쓰고 다들 혼자 계십니다.
주말이면 자식을 포함한 손주, 조카들까지 우르르 몰려와서 앉기는 커녕 서 있을데도 없이 있다가
또 우르르 가지요.
근데 문제는 그 분들이 혼자 있을 처지가 아니란 겁니다.
밥이 와도 받으러 가지 못할 정도의 다리 기브스를 하셨거나(울엄마 포함)
심장이나 폐가 안좋아서 산소를 끼고 계시는 분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화장실 간다고 절뚝 거리면서 저를 쳐다보고... 부축해주길 바라시는거죠.
아침밥이 오면 가지러 못가니까 저를 쳐다보고
냉장고에서 물 갖다달라, 반찬 갖다달라... 미안하다는 말은 꼭 붙이시면서...
첨엔 즐거운 맘으로 해드렸는데 이게 2주째가 되고 보니...ㅋ
맨날 하시는 말씀은 자식들 칭찬이죠.
이제 여섯분은 서로 호구조사 끝나고 자식이 몇이고, 손주가 몇이며
직업이 뭔지도 다들 알고 계실만큼 서로 자랑만 하고 계십니다.
얘기만 들어보면 다들 잘나가고 계시는데... 왜 간병인을 써주지 않는건지...이해불가...
아픈것도 죄가 되서 자식들 오면 미안하다는 말을 하시는 분도 계시고,
주말에 와서 자겠다고 하는 자식에게 괜찮다고 피곤할테니 극구 집에 가서 자라고 하시고
아침엔 기력을 못차려 간호사들 기겁하게 하시고, 의사 호출하시고...
의사는 보호자 연락해서 통화하면서 상황설명하는데도 달려오는 자식은 없더군요.
핸드폰으로 전화오니까 하는 말씀이 이제 괜찮아졌다고... 잠깐 어지러운거 뿐이라고...
참 답답했습니다.
한쪽에선 간병인 아주머니들 모여서 저렇게 하는게 자식들 욕먹이는건데 그걸 모르신다고...
저게 자식을 생각하는줄 아시는데 그게 아니라며 답답해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병원에서 자는 사람들 대부분이 간병인이라고...그런 세상이 되버렸다고...
그냥 답답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