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1,288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193 지금 첫 언어시험보고 있는데 뭐들 하고계시는지 7 오늘 고3맘.. 2011/11/10 1,557
36192 뽐모도로 스파게티집 2 광화문 2011/11/10 1,736
36191 타임,마인겨울코트가격? 3 날개 2011/11/10 4,424
36190 이 신발 여아 신기면 어때요? 5 무플좌절 2011/11/10 1,305
36189 맑은숲독서치료연구소나 맑은숲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아시는 분~~~.. 나무 2011/11/10 4,038
36188 추운 날씨의 워싱턴, 7살 아이와 가는 것 어떨까요. 3 고민맘 2011/11/10 1,674
36187 갱년기 이기기 3 현수기 2011/11/10 2,397
36186 4-5세여아옷 이쁜데 어디 있을까요? 2 아이옷 2011/11/10 1,444
36185 97 수능 보셨던 분들 계세요? 29 97학번 2011/11/10 4,823
36184 한눈에 보는 FTA 폐해(김광수경제연구소) - 쫄게됩니다. 8 김광수 2011/11/10 1,650
36183 11월 10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1/10 1,388
36182 오늘 전국 촛불 일정이랍니다. 2 참맛 2011/11/10 1,387
36181 영어학원 선생님.. 3 선물 2011/11/10 1,473
36180 출장 메이크업 추천 부탁드려요(마포) 바보엄마 2011/11/10 1,366
36179 고속버스에서 같이 타고 있는 사람이 햄버거 먹으면 싫으시죠? 33 고속버스 2011/11/10 4,885
36178 초등아이 입을만한 브랜드.. 7 초등아이. 2011/11/10 1,627
36177 하이닉스 주식 2011/11/10 1,407
36176 고등 학부모님들 봐주세요 학교CMS통장 2 별사탕 2011/11/10 1,576
36175 동생이 뉴저지에서 수술받고 전화했어요 4 함께살자 2011/11/10 2,740
36174 전화번호 바꾸기전에 체크해야 할 사항이 뭐가 있을까요. .. 2011/11/10 1,648
36173 서울에 한복상가 어디인가요?? 1 솔방울 2011/11/10 1,403
36172 지금 다음 아고라가 잘 열리나요? 8 82님들 2011/11/10 1,247
36171 어제 혈압이 180까지 올랐다가.. 3 급해요 2011/11/10 2,484
36170 수능 어머님들.. 7 모두 애쓰셨.. 2011/11/10 1,753
36169 첨 쿠키를 만들어보았는데 실패했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7 난다 2011/11/10 1,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