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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업 고민...

조회수 : 2,586
작성일 : 2011-11-05 13:48:45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제 상황은 1) 애는 백일 좀 넘었고

2) 입주 아주머니랑 살면서 회사 다니고 있고

3) 체력이 늘 모자라서 학교다닐땐 공부를 최소한, 직장 다닐땐 일을 최소한, 결혼해서는 살림을 최소한도로만 했어요.

전업이 되더라도 모든 육아와 살림을 제가 다 소화할 자신은 별로 없어요.

4) 경제적으로는 제가 남편보다 더 벌어요. 남편은 4백 정도, 저는 550 정도.

근데 저는 몇년 있다가라도 직장을 다시 잡을수는 있기는 해요. 다만 지금 제 자리를 나오면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여기 수준을 다시 잡기는 어렵겠지요. 실력도 별로 없고...

5) 그런데 애기한테 좀 잘해주고 싶어요. 주중에 너무 얼굴을 못보기도 하고 좀 물고빨고 애정을 주는 기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내 능력껏 키워야 하지 않을까.

 

전업을 하게 되면

1. 일단 서울에 못 살아요. 남편 직장 있는 지방으로 가서 아주머니 없이 혼자 아기 키워야 하죠.

남편은 출퇴근이 편해지니 좋을거고 제가 챙겨주니 좋을거고 아가도 좋을거고 다만 제가 알뜰살뜰 잘 쪼개 사는 스탈이 아니어서 경제적인 문제가 걸리고 진짜 모든 육아 살림을 다 혼자 할수 있을까가 걸려요.

 

회사를 계속 다니게 되면

2. 그냥 지금처럼 남편도 좀 제가 챙겨주는걸 못 받고 아주머니 도움 계속 받으면서 주중엔 얼굴 못보고 주말에 아기랑 놀고 저는 계속 피곤하고 아무도 해피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경제적인 고민은 덜 할거고 저도 사실 회사 나가고 집안일 안하고 즐겁게 지낼수 있고 시댁 간섭도 피할수 있고.... 생각해보면 이건 어쩌면 저만 좋은 방안일지도 몰라요.

 

남편은 알아서 하래요. 대신 전업을 하게 되면 본인 월급 내에서 아가 키우고 혼자 힘으로 잘 해야 한다고.

친정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아가 키우면서 프리로 일하든지 하라고 근데 만약 둘째를 낳으면 그때는 정말 회사 다니기 힘든거 아니냐고 직장생활을 오래 할거면 둘째는 낳지 말고 일에 집중하라고 너의 우선순위에 달린 문제같다고.

시댁에서는 애가 중요하지 회사가 중요하냐 근데 돈은 좀 벌어오면 좋긴 하지 마인드인데 역시 알아서 하라고.

회사 보스는 이번에 제가 승진? 비슷하게 할 일이 있었는데 그 전에 너가 애 낳았으니까 하는 말인데 일과 가정을 얼마나 양립할수 있겠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나는 평생 일할거다 일을 열심히 하는게 우리 딸한테 좋은 본보기가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어요.

저희 보스도 늦둥이 딸 하나 키우는 중국 여자인데 매우매우 동감한다고 우리 열심히 해보자고 너가 좋은 엄마도 되고 좋은 리더도 됐으면 좋겠다고, 하대요.

 

하지만 솔직히 아가 입장에선 제가 키워주는게 좋기는 할거 같아요.

근데 제가 잘할수 있을까요? 사실 주중엔 아주머니가, 주말엔 남편이 전담해서 목욕이나 똥기저귀, 잠투정 달래기 같은 촘 난이도가 있는 일들을 해와서...

어쩌면 이게 새로운 도전이 될까요???

 

IP : 121.162.xxx.4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ㄹㄹㄹㄹ
    '11.11.5 1:51 PM (211.213.xxx.94)

    닥치면 하게 되요 애 돌보는건.저는 대학교 과정 마치고 일하나도 못할때 애 낳아서 키웠는데도닥치니깐 머리가 돌아가더라구요.
    550이 그냥 생기는게 아니예요.몸이 강해도 그돈 벌라면 원래 파김치 되지 않을까요?
    저라면 지금 돈모을수 있는 나이일때 좀 더 돈을 모을것 같아요.
    애 좀 더 크면 나갈돈이 많아지거든요.

  • 2. ㅇㅇ
    '11.11.5 1:54 PM (211.237.xxx.51)

    직장 다니세요. 경력 단절이 되면 나중엔 일 하고 싶어도 못해요.
    대신 짧은 시간이라도 아기 매일 보면 되고.. 그 짧은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아기를 사랑해주세요.
    직장 나가도 백만원 초반대 월급 받으면서 시터도 못구해서 여기저기 놀이방 넣어가면서도 직장 다니는
    분들도 많아요... 그나마도 경력단절 안되려고요..

  • 3. ...
    '11.11.5 1:58 PM (222.109.xxx.241)

    전업하게 된다해서 아기한테 잘해줄것같지요...ㅎㅎ 제가 해보니 아니더라구요.
    전업이 되어 스트레스 받다보니 역효과 나오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잘 할수있는 일이 있는거같아요. 전 요리보단 청소를 훨 잘하거든요.
    물론 아가야 당근 엄마가 키워주는게 좋겠지만 요즘 시터분들도 잘해주는분 많아요.
    저라면 직장내에서 자리잡아 승승장구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네요.

  • 4. 원래
    '11.11.5 2:12 PM (218.145.xxx.144)

    하셨던 대답이 맞아요.
    아기에게도 일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이 롤모델이 될 수 있어요.

    저도 직장맘인 엄마 밑에서 컸고 저도 그렇지만
    한창 어리고 이쁠 때 물고 빨고 끼고 있고 싶은 엄마 마음.. 그 서운함만 좀 참으면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직업이 있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

    특히 원글님처럼 사회적으로 능력 있고 집안일에 크게 소질 없으신 분들은 더더욱이요.

    전업만 되면 모두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행복하되 원글님만 불행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시댁 마인드도 남편 마인드도, 원글님이 전업 후 행복해지기는
    조금 위험해 보이는 요소들이 있네요.

    원글님이 말하는 '저만 좋은 방안' 그걸 택하세요.
    왜냐구요? 원글님의 인생이니까요.
    그리고 그 방안을 택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덜 받을 뿐이죠 원글님의 희생을.
    그게 모두가 다 행복해지는 일 아닐까요?

  • 5. ㅎㅎ
    '11.11.5 2:14 PM (211.215.xxx.39)

    엄마체질?
    아닌듯한데요.
    님 상황을 보면,전업으로 돌아설 경우 100% 후회합니다.
    벌수 있을때 버세요.
    전 아이들 취학전가지만,벌겠다고...
    큰아이 학교들어가며 ...그만뒀어요.
    근데요...
    결과는 돈도 없고,
    내몸은 몸대로 힘들고,남편은 전업이라고,살짝 무시...집에 들어오면,아~무것도 안함...
    아이들은 좀 컷다고 밖으로 돌고...
    솔직히 밥차리고,청소하고,얘들 스케쥴관리하고...
    바쁘긴 바쁜데...그렇다고,
    아이나 남편한테 더 애정을 쏟거나하게 되지 않아요.
    단 하루도 휴일없는 전업...
    웃자고 한말이지만,
    누구나 맘 먹으면,전업할수 있지만,
    누구나 맘 먹는다고 님처럼 벌지는 못합니다....

  • 6. 원래
    '11.11.5 2:14 PM (218.145.xxx.144)

    주중에 아주머니, 주말에는 남편이 육아와 살림의 힘든 부분을 맡아주셨다면

    새로운 도전이라기 보다는 잘할 수 있는 일 (직업)을 두고

    본인 능력이 꼭 필요하지 않은 일 (남편이나 아주머니가 해줄 수 있는) 을 하느라

    여러 모로 희생하는 게 되는 걸텐데... 저는 왠지 원글님을 많이 말리고 싶어요.

    본인이 행복하지 않을 거 같아요.

    살림에 소질있고 요리 육아 완벽한 사람들도 자기 일 놓고 전업하다 보면 조금 쓸쓸해진다는데 ...

  • 7. 일하시는 편이 더나을듯
    '11.11.5 2:20 PM (115.178.xxx.253)

    저도 일합니다. 저는 이제 고1, 중2가 됐어요.
    일하는 대부분의 엄마는 아마 원글님 같은 고민을 했을거에요
    이유나 정도차이는 있어도..
    원글님 상황이라면 일하시는데 나을것 같습니다.
    입주아주머니 도움 받으시고, 체력을 기르는 노력을 하시는게 좋겠어요.

  • 8. 저도
    '11.11.5 3:06 PM (119.207.xxx.31)

    원글님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예요.

    대신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
    월수입이 800정도 된다는 것.
    친정, 시댁이 근처에 사셔서 아이 돌봐주실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다르네요.

    올해까지만 일하고 전업으로 돌아가야지 마음 먹고 있는데
    저도 원글님처럼 집안일에 소질있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전업주부의 길이 제 자신한테 행복할지
    그게 걱정이예요.

    지금은 둘이 벌다보니
    뭔가 사고싶고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는 편인데,
    남편 혼자 벌면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러 제약이 생길테구요.


    윗님들 댓글 읽다보니,
    지금처럼 일하는게 맞는건가? 싶네요.

    참 하면 할수록 어려운 고민거리인거 같아요.

  • 9. zzb저는
    '11.11.5 3:16 PM (59.26.xxx.58)

    직장그만두시면 분명 후회하실 거 같아요
    저는 결혼하자마자 직장관두고 7살 5살 두남매 키우고 있는데 물론 편한날도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우울한 날도 많아요
    전업이라고 해서 살림과 육아에 완벽한 것도 아닌데 매일 피곤한 날들은 마찬가지에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 집에 엄마가 있어야 한다지만
    애들 다 크고 나면 능력도 없는 내가 과연 무얼 할수있을지 문득 문득 막막한 생각들어요

  • 10. 저도요~!!
    '11.11.5 10:02 PM (112.169.xxx.233)

    저 직장그만둔지 지금 7개월째...친정엄마가 아이 돌봐주셨는데 힘에 부쳐하시는것 같고(아들) 저도..많은 야근에 지쳐서 집에오면 30분정도 놀아주고 재우고 아기 이유식 만들고 또 출근하고..되풀이..주말도 힘들고..아이한테더 잘해주고 싶어서 그만 두고 가끔 프리로 일하고 있는데요..지금 일자리 알아보고 있어요..나름 일도 열심히 했고..나이와 경력도 있는지라 지위와 연봉도 무시못했는데... 망설임없이 그만두고..지금 너무 힘들어요..물론 아이 먹을거, 놀이...최선을 다하고 있지만..이기적인 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제 생활이 없어요...게을러지고 무기력해지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전 아직도 친정엄마랑 같이 돌보아도 너무 힘들어요..나이 많아 낳아서 그런지..^^: 회사 그만두고 몇달은 좋았는데..지금은 정말 어디든 들어가고 싶어요...아..누가 저좀 취직 시켜주세요..!! 디자이너 뽑는데 없나욧!!

  • 11. 좋은 직장을
    '11.11.6 3:07 AM (112.154.xxx.155)

    싫어서 관두는 것도 아니고 벌이가 특별하지 않아 관두는 것도 아닌 그냥 아이와 같이 놀아 주기 위해서라면
    반대하고 싶어요
    물론 그것 만으로 가치가 있겠지만

    님이 좋아하는 일을 관두게 되면 다시 올라서는데 여러가지 한계가 있을거라고 봅니다
    게다가 보스도 그런 님을 이해한다니 얼마나 좋은 직장입니까??

    요즘엔 남편이나 애들도 능력있는 엄마를 더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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