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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인이 될려구요. 저의 네번째 작품입니다. ㅋ

시인지망생 조회수 : 2,039
작성일 : 2011-11-04 20:51:10

아빠

 

처음으로 술을 마신게 고3때였나.

독서실에 가방을 두고

아이들과 함께

대학가로 나와

맥주를 사서 마셨던 게 생각난다.

그러다가

새벽 3시쯤 집에 들어갔는데

아빠가

아직 주무시질 않고 계셨다.

나는 화장실로 직행하여

잇몸에 피가 날 정도로 양치를 하고

발을 씻고 나왔다.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난 발을 닦다가 중심을 잃고

쿠당~

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아빠는 아이가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쓰러진 줄 아셨다.

공부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라며

눈물이 글썽이는 아빠의 얼굴로 트림을 하는 순간!

‘이 가족회원분은 제명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호적에서 이름이 파이진 않았지만

가족들에게 멍석말이를 당하고

엄마로부터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반찬과 무말랭이에 접근 금지령

그리고

야자 끝나면 바로 귀가와 함께

용돈 회수.

 

2011년의 하단오거리,

늦은 퇴근 길

포장마차 안으로 사람들이 접힌다.

고얀 술냄새 위로

아빠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가

하늘 위로 사라진다

하아......

가시던 길을 가시는가

헤헤.....아빠!

사는 게 그렇지 뭐.

IP : 115.166.xxx.139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4 8:56 PM (222.101.xxx.249)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좋네요.

  • 시인지망생
    '11.11.4 9:20 PM (115.166.xxx.139)

    저도 좋아요~~~ㅋㅋㅋ 님이~~

  • 2. ..
    '11.11.4 9:01 PM (59.5.xxx.225)

    수필 같기도 하고.. 참 쉬운 시에요..
    그림이 그려지네요 ^^

  • 시인지망생
    '11.11.4 9:20 PM (115.166.xxx.139)

    쉽다니.......쉽다니........정말 다행입니다. ㅋ ^^

  • 3. ㅎㅎ
    '11.11.4 9:01 PM (175.117.xxx.132)

    천만원만 입금하시면 등단시켜드립니다. 연락처.... ****-****-***

  • 시인지망생
    '11.11.4 9:20 PM (115.166.xxx.139)

    콜!!!!!!!! ㅎㅎㅎㅎㅎㅎ

  • 4. 쓸개코
    '11.11.4 9:07 PM (122.36.xxx.13)

    이번시는 소박하네요~^^
    첨 회사 들어가 회식에서 소주 마셨던 기억이 나요..
    상사 비싼 무스탕위에 한됫박 쏟았어요.. 제옷에도 쏟고요..^^;
    원글님 자게에 시 쌓이면 시집내시는거 아니에요?ㅋㅋㅋ
    '나는 시인이다'

  • 시인지망생
    '11.11.4 9:21 PM (115.166.xxx.139)

    나꼼시????

    깔때기 댈 사람 3명 더 모아야겠군요.ㅋㅋㅋ
    그나저나....비싼 무스탕 워쨋대요????

  • 5. ...
    '11.11.4 9:10 PM (124.5.xxx.88)

    소질 있습니다.

    시 많이 쓰셔서 여기에 올려 주십시오.

    빠짐 없이 읽어 드리겠습니다.

    등단해야만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홀로 시인도 시인입니다.

  • 시인지망생
    '11.11.4 9:22 PM (115.166.xxx.139)

    소질이 있다니 다행입니다.
    ^^
    나홀로가 아니라 여기 자게와 함께 하고 싶어요~~~ㅋ

  • 6. lastsummer
    '11.11.4 9:21 PM (121.162.xxx.51)

    아빠 생각나서 시큰해지네요....

    근데 마지막 문단은.음 아빠가 지금은 세상을 뜨셨다는 의미일까요?
    궁금해서..

  • 시인지망생
    '11.11.4 9:26 PM (115.166.xxx.139)

    그것은...ㅋㅋ....ㅠㅠ
    문학적 감수성으로다가 접근해주셨음 좋겠어요 ^^
    문학에 빨간펜 선생님은 ^^ 어울리지 안사와요~~~^^

  • 7. 아놔~
    '11.11.4 9:27 PM (125.132.xxx.221)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ㅋㅋ 지금 첫 작품부터 찾아서 읽어봤어요~ㅎㅎ
    완전 팬 될 것 같아요~ㅎ 지하철 시도 님이 직접 쓴거에요??

  • 시인지망생
    '11.11.4 9:37 PM (115.166.xxx.139)

    네. 지하철이라고 쓰니까..ㅋㅋㅋ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긁어 온 건 줄 아나봐요.
    딱 봐도 내꺼잖아효~~ ㅋㅋㅋ ^^

  • 8. ㅎㅎ
    '11.11.4 9:42 PM (115.143.xxx.25)

    남편이랑 재밌게 읽었어요
    시가 잘 읽혀져요. 계속 올려주세요 ㅎㅎ

  • 시인지망생
    '11.11.4 9:44 PM (115.166.xxx.139)

    쿠오오오오~~~(전투력 상승하는 소리~~)
    이렇게 호응을 해주시니
    오늘 밤엔 정말 멋진 작품을 쓰고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막 시상이 떠오르는 것 같음. ^^

  • 9. 원글님
    '11.11.4 9:46 PM (115.143.xxx.25)

    저도 윗님처럼 시 다 찾아서 읽었어요.
    지하철시는 선명해서 좋구요
    처녀작 시에서
    ---프랑스 지라드 풍자크 2세도
    이런 옷을 입고 있었으니까 뭐....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봤으나
    누가봐도 이건 변태 돼지 백조다
    --- 저 이런 표현 아주 좋아합니다.

  • 시인지망생
    '11.11.4 10:07 PM (115.166.xxx.139)

    ^^ 그림을 못 그려서요. 집안에 미대출신이 두명이나 있는데
    저만 그 재능을 못 이어받고....ㅠㅠ....
    발그림을 그리다가 딴 길(?)로 샛나봐요. 크하하하하~~^^

  • 10. aranio
    '11.11.4 10:18 PM (203.226.xxx.254)

    저는 1회부터 팬이었사와요^^

    계속 좋은 시 자주 올려주세요


    오늘 시는 시인지망생님의 소탈함이 눈에 그려진듯 해서
    더 좋았어요^^

  • 시인지망생
    '11.11.4 10:47 PM (115.166.xxx.139)

    ^^ 저도 댓글님 팬할래요! ㅋㅋㅋ

  • 11. 콩나물
    '11.11.4 10:28 PM (61.43.xxx.45)

    첨 봤어요~
    사람 냄새나서 좋아요

    저희아빠도 진짜 최고셨는데...
    그걸 아이 키우면서 알게되네요
    아빠 고마워 보고싶고... 철없던 딸이라 미안해

    지금은 안 계세요

  • 시인지망생
    '11.11.4 10:50 PM (115.166.xxx.139)

    크으~~~
    사람냄새~~~
    서투르고 부족한 점이 많아서
    늘 그늘이 되어주던
    그런 사람의 냄새가~~~그립죠. ㅜㅜ

  • 12. 열매
    '11.11.4 11:38 PM (112.133.xxx.91)

    또 다른 열혈팬이요. 이렇게 자주 올려주시니 시상이 어디서 그렇게 콸콸... 대단하신 감수성이옵니다.

    ㅋ, 이 가을에 내가 시를 읽는 여인이 되었슴다.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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