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매우 교훈적인 지하철 시

시인지망생 조회수 : 2,425
작성일 : 2011-11-03 06:46:29

지하철

 

28번역에서 2번역까지는 너무 멀다

술취한 아줌마에게

어깨를 빌려주기는 쉬우나

아줌마 눈뜨자마자

‘웨얼아유 후럼?’

여긴 한국이다.

난 한국사람이란 말이다.

‘아.임.후.럼 코.리.아’

또박또박 말한다.

아련한 웃음소리들을 뒤로하고

옆 칸으로 간다.

 

절인 배추같이 생긴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건다

‘마, 이 시키가...요 온나 다 까삘라마....’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다.

한국이다.

그는 아마 술취한 외국관광객.

   

다시 앞칸으로 간다.

운전석으로 들어가는 창에 기대 선다.

창밖으로 광고들이 지나간다.

사람들이 섰다가 지난 자리에는

외로움의 냄새가 났다.

 

고독과 지친 한 숨들을 남겨둔 채

각자의 둥지로 돌아간다.

11시 58분 마지막 지하철은

그렇게

무거운 삶의 짐들을

종착역에 내려놓는다.

 

글 쓴다고 폼나게 앉아있지만

사실 폼잡다가

무심결에 종점까지 온 거다.

한 코스를 걸어가야 한다.

이래서 지하철은

끝까지 교훈적이다.

IP : 115.166.xxx.13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즘에
    '11.11.3 6:58 AM (175.193.xxx.148)

    지하철에 보니까 시가 많더군요.
    원래 많았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하면 시는 지루해서 못읽겠어요.
    시집 읽는사람들이 신기.

  • 아 정확히는
    '11.11.3 7:00 AM (175.193.xxx.148)

    지하철이 아니라, 지하철역, 승강장.

  • 2.
    '11.11.3 7:37 AM (211.207.xxx.24)

    재밌는데요. 왠지 외롭기도하고...

    ^^ 마지막 고백 유쾌하면서도 서글프네요. 폼잡다가 한정거징 놓쳐 걸어간다고...
    막차가 아니었다며뉴거꾸로 한정거징 다시 가도 요금 더 안내는게 지하철인데 말이죠...

    저는 지하철역에 이래저래 읽을거리가 있음 좋던데....

  • 3. 와~우
    '11.11.3 9:22 AM (125.189.xxx.63)

    억쑤로 시쓰는거에 빠졌는가봐예
    지하철에서 막 시쓸꺼 떠올리고 했나봐예
    막차타서 늦게 잤을낀데 아침 일찌기 시 올렸네예
    쭈~욱 이어주이소
    날씨가 변덕이 심해 오늘은 꾸무리한데 아침부터 따끈따끈한 시 한편 감상하고
    오늘도 열심히 살라구예^^

  • 4. 쓸개코
    '11.11.3 11:41 AM (122.36.xxx.13)

    오~ 원글님 좀더 발전한 느낌인데요?^^
    부분부분 표현이 재밌고 사실적이에요 ㅎㅎㅎ
    앞으로 가끔 올려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731 뉴발란스 사이즈 좀 3 신발 2011/11/06 2,979
34730 가격대비 괜찮은 컴팩트 디카 추천해주세요. 5 디카 2011/11/06 2,134
34729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 현장 둘러보는 박원순 시장 12 세우실 2011/11/06 2,644
34728 에밀앙리 그릇쓰시는분 알려주세요... 4 살빼자^^ 2011/11/06 2,945
34727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생포작전 6 으엌 ㅋㅋㅋ.. 2011/11/06 4,062
34726 3M 필트릿 정수기 어떨까요?? 2 ㅇㅇ 2011/11/06 2,792
34725 [단독] 45 차례 박수 연출한 MB의 美 의회 연설은 13 밝은태양 2011/11/06 2,560
34724 수학 응용보다 심화를 더 잘하는 아이 8 가르쳐주세요.. 2011/11/06 2,710
34723 여성 피임수술 추천좀 부탁드려요 1 의문 2011/11/06 5,657
34722 나가수 장혜진씨 오늘은 되게 사랑스럽게 잘 했네요 7 심심한 나가.. 2011/11/06 3,592
34721 정부 가스요금 억제·공항 운영계약 해지도 제소당해 26 베리떼 2011/11/06 1,960
34720 나꼼수 새벽 두시쯤 올라온대요 26 함엔따 2011/11/06 3,300
34719 진짜 전업주부가 부러워요, 너무 우울해요 38 ........ 2011/11/06 14,613
34718 유근피 환에도 비염약이 들었는가? 4 유근피 2011/11/06 2,924
34717 분당 서현동 포스파크는 어느 초등학교? winy 2011/11/06 2,127
34716 어떻게 사세요? 무기력증인가요 이런게? 5 ... 2011/11/06 2,920
34715 택시 운전사들 왜 그럽니까? (모든 분들을 말하는 건 아니고 1.. 9 robin 2011/11/06 2,246
34714 내일 아이폰 살껀데 뭐부터 해야할까요? 2 === 2011/11/06 1,599
34713 가방 골라주세요^^ 5 부탁해욤~ 2011/11/06 2,893
34712 아웃룩 메일이 뭔가요? 1 ... 2011/11/06 3,523
34711 아이한테 초유 플러스 먹이고 있어요. 3 초유 2011/11/06 1,932
34710 오늘 홍준표와 놀고 왔어요~ 13 오직 2011/11/06 2,877
34709 오늘 나가수 무대는... 16 하늘빛 2011/11/06 7,180
34708 거미 노래 듣고 눈물흘린 나 3 거미조아 2011/11/06 2,587
34707 캐논 디카 익서스 300hs 사용하는데 예전디카800is보다 화.. 자유나라 2011/11/06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