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아들을 놀이학교에 1년 보내는 중이에요.
원장이 학부모 간담회한다고 오라고 하여 갔지요.
저는 일하는 사람이고 2시에 애가 집에 오면 그 뒤로는 애기봐주시는 이모님이 봐주시고 있어요.
이런 저런 학습교구와 내년 프로그램을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사실 제가 듣기에는 전혀 근거없는 얘기를
자꾸 영어단어 섞어 가면서 설명을 한시간 하더라구요.
요지는,,
11월에 다른 유치원 놀이학교 영어유치원등이 입학설명회 시즌이라서 이리저리
엄마들이 딴데로 갈아타볼까 고민들 할테지만
내년에 우리는 이렇게 이런 프로그램으로 하니까
그냥 여기 다녀라..이리저리 바꿔봤자 별거 없다..우리 원이 시스템이 제일 좋다.
뭐 그런거였어요.
근데.뭐 다 좋아요. 어차피 4살 5살짜리가 뭘 공부하겠어요.
그런건 바라지도 않고..근데
제가 통번역을 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원에 보내놓고 영어를 뭐 배울 거라 기대도 안했지만
원어민 선생님이 있는 것 치고 애 발음이 너무 엉망인 거에요.
그리고.
원장선생님, 한국인 영어 선생님
솔직히 제가 듣기에 발음도, 뭐도 그냥 별로였어요.
제가 원하는 건
어차피 영어 유치원도 아닌데...애 정서랑 운동같은 거나 케어해주면 좋겠다 이 수준이에요.
한달에 90씩 내며 보내는데
되도않게 자꾸 영어 쓰면서...창의력 계발이니 자기주도형 학습이니 이런 소릴 하는데
제가 그냥 꾹 참고 그들의 세일즈 스피치를 듣다가
질문할 사람 질문하래서..
1. 우리 애 발음이 참 이상한 것 같다. 왜 그런거냐.
2. 요즘 원에 가끔 가기 싫다고 하는데...아직 4살도 기관에 가기에는 너무 어린 것이 아닌가 싶은
회의가 쫌 든다...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이랬더니 원장말.
1. 우리반 애들 발음 다 좋다. 이동할때 차에서 테이프좀 틀어주면서 따라해주라
그리고 요즘 애들 영어 그렇게 엄마때처럼 안배운다. full sentence를 자꾸 노출해줘야 한다.
(아니 누가 그걸 몰라요?)
동시통역사 엄마도 한명 작년에 있었는데 자기가 잘하니까 애를 잡더라...질문하신 엄마도
그냥 자기 전문 분야는 사람쓰시라. 자기가 가르치면 애랑 관계 나빠진다.
(네 저도 통역도 하고 그래요. 제가 궁금했던 건 애가 영어를 잘하길 바라는게 아니라
기본발음도 안 정확한 것 같은데 대체 뭔 근거로 우리반 애들이 다 발음이 좋다고 얘기하시는 거냐..)
2. 요즘 4살에 집에 있는 애들 없다.
(정말 그런 것인지...4살부터 사회생활을 이렇게 해야 하는건지..저는 혼란스럽네요)
그리고마지막 덧붙인 말이 압권이었어요.
**엄마는(저에요) 영어신경쓰지 말고 **데리고 산으로 들로 좀 운동좀 시키시고 애 살좀 빼시라.
애가 맨날 넘어진다. 운동신경과 균형감각이 또래보다 떨어진다. 그게 움직이질 않아서 그렇다..
그리고 일하시는 분이니까 직접 케어가 안되시는 면이 있으니까
그렇게 같이 운동을 좀 시켜주는 거나 신경써라.
저 어제 너무 충격받았어요.
영어 따위 못해도 되도 안해도 됩니다.
근데..저희애가 좀 넘어지기도 하고 얌전한 아이긴 하지만
운동신경이 떨어지고 균형감각이 또래보다 떨어진다는게 참..
제가 일하는 엄마지만
아침밥은 꼭 제가 챙겨먹이고 씻기고 옷입혀서 놀이학교 가는 버스까지 태워서
갈때 환하게 웃으며 보내주고 출근합니다.
저녁 약속 애 낳고 나서 별로 한 적 없이 어지간하면 7시안에 들어가서 애하고
책읽고 보내주었구요.
이 원장말을 제가 귀담아 듣고 애랑 어디 일주일 세번 헬스라도 끊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내년에도 계속 자기 원을 다니게 하려는 세일즈 스피치로 알아듣고
그냥 그런갑다...해야 할까요.
간담회 갔다온후 일이 손에 안 잡히네요.
저는 그냥 하루종일 도우미 할머니한테 맡기고 원에 안 보내고
일주일에 3-4번 운동하고, 무슨 문화 센터나 데리고 다니시라고 할까..
이 생각도 드네요.
제 나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머리가 멍합니다.
많은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