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을 보다가 우연히 옛동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치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혈색없는 낯빛과 행동거지가 참 마음에 걸렸어요.
그 분은 사십대 초반이고 남편분과 딸아이도 함께 있더라구요.
가족 모두 혈색이 좋지 않고 남편분은 건들거리는 걸음걸이로 매장을 혼자 거닐고 계시더군요.
마침 장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건들거리며 다니는 남자가 평범치는 않아보였구요.
옛동료는 남편분이 자주 직장을 옮기기도 하고 실직도 한다고 하소연을 늘 했었어요.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남의 일에 관심도 많고 자책도 심하고 스트레스가 항상 많아 보였구요.
그런 사람이었어요. 제 기억엔요..
어제 그 가족 모두에게서 너무 암울하고 가난한 기색이 감돌아서 놀랐습니다.
정말 가난한가 하면 그건 잘 모를 일이지요. 서울에 집 한 채 있고, 많지는 않아도 동료되는 분이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
물론 서울에서 여자 혼자 벌어서 살림 살이 하기가 어렵다는 거 잘 알고 있는데
그래도 부정적인 기운이 불행한 가족을 만드는가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려운 형편에도 항상 밝은 사람들도 있잖아요.
제가 아는 또다른 지인은 아마 어제 그 분들보다 형편이 더 좋지는 않을텐데도
아이들도 건강하고 밝고, 가족들 모두 씩씩한 기운이 풍기거든요.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가난한 상(빈상)이라는 게 있는가?
인상이 좋다는 건 어떤 기운이 도는 걸 말하는가?
더불어 타인의 고통으로 나의 위안을 삼아서는 안되겠다는 메시지도 얻었답니다.
여하간 좋은 인상이란 어떤 걸까요?
저는 눈빛을 보는데, 어디를 봐야 하는 거지요?
어떻게 좋은 인상을 만드는 건지도 궁금하고, 빈상은 정말 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