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비교적 착한 편이기는 한데 저와 항상 툭닥댑니다.
뭐 제 남편 이런거 알고 결혼했는데 살면 살수록 적응이 점점 안돼요.
남편의 좋은점은 결혼후에 정말 더 좋은데, 싫은점은 더 커져요.
예를 들면, 오늘 친구부부와 나들이를 갔습니다. 거기가서 남편이 저보고 손과 발이 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친구 남편에게 발 사이즈 어떻게 돼시는지 묻고, 275라고 하시길래 제 남편은 발이
255인데 235인 나보고 맨날 발크다고 한다, 그랬더니 제 친구가 크게 웃으면서 자기 발이 250이라고,
여자발 235면 작아서 어떤 브랜드는 원하는 디자인이 그 사이즈로도 안나온다고, 진짜 작은거라고
그랬더니 제 남편왈 키가 작아서 별로 작은게 아니다. 사사오입해서 간신히 160이다. 아니 사사오입하면
160되는거 맞나? 이러는데 순간 욱하더라구요. 친구부부 앞에서 뭐하는건지.
좀 이런식이에요. 농담식으로 하면서 그 안에 공격성이 묻어있고,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만듭니다.
이 사람의 이런면을 차라리 더 농담으로 놀리면서 이겨버리거나, 아니면 신경안쓰거나 하는 사람이라면
잘 어울리겠지만 저는 속으로 기분나쁘고 발끈하거든요.
이것뿐이겠습니까. 오늘 하루종일 아이들이랑 함께 쏘다니느라 애들 낮잠도 못자고 힘들어하는데
자꾸 어떤 식당가자. 갑자기 근처 친정부모님도 나오시라고하셔서 같이 식사하자.
(중간에 장모님께 전화한통 받았음. 손녀딸 보고싶은데 뭐 하나고, 그래서 친구부부와
나들이 나왔다고 말씀드렸음)
아니 친구부부하고 안면식도 없고, 그사람들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 혼자 부모님모시고 세 부부가
같이 식사하잡니다. 내가 말도 안된다 라고 하고, 친구부부도 황당한 얼굴로 불편해하는게 역력한데
지 혼자 계속 주절주절 우겨대서 결국 제가 '아 , 좀!!' 하고 한마디 버럭 했습니다. 근데 남편은
"왜, 그게 잘못된거야? 같이 식사하면 불편해? 왜?"
이건 센스와 눈치가 없는걸 넘어서 대체 뭐라고 해야할지..-_-;;
친구와 제가 애들떄문에 힘들고, 오전에 만났는데 5시 넘어서까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식당에서
밥먹이는데 진빼고, 나는 애 시중드느라 밥도 못먹고 있는데 그 집 남편보고 2차 가잡니다. 회에 소주한잔 꺾자는데
그 집 남편은 술 좋아라해서 솔깃해하지만 아내 눈치를 보고, 내 친구를 보자니 하루종일 애 안고
징징대는거 다 받아주고, 애기때해서 재우고 하느라 얼굴에 피곤이 가득해서 이제 그만 집에
가고싶어라하는게 눈에 보이는데,게다가 내일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분위기파악 못하고
계속 횟집! 횟집!!~
내가 말리고 안되는 이유를 조근조근 말하면서 오늘 말고 다른떄 다시 자리를 잡자고해도
요지부동 열몇번씩 계속 지 말만 하고 있었답니다.
"이러저러한데 내 친구가 편하겠냐~" "아, 그게 왜 어때서? 그게 왜 불편해? 그냥 가면 돼지!!"
이러는데 결국 내 친구가 " 불편하죠!! 불편하다구요!!" 라고 버럭해서 결국 일단락되었답니다.
내 친구가 버럭하기까지 저런 장면이 수없이 반복된거죠.
오는길에 남편이 쪽팔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 친구나 친구남편은 점잖고 아기엄마들 배려해주고
본인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필요하다면 자기의견을 말하고하는데
내 남편은 분위기파악, 남 배려없이 그저 자기가 하고싶은것만 내세우면서 지 말만 하니깐요.
그런 사람이라는거 모르고 결혼한건 아닌데, 결혼하고나니깐
일상에서 늘 부대껴서 그런지 점점 안좋은 부분은 크게 부각되어보입니다. 장점도 물론 부각이 되지만요.
그런데 일상에서 남 배려없이 자기주장만 하고, 상대방이 감정을 강하게 싫어서 NO라고 하지 않는이상
그게 거부의사라는 것도 파악이 안되는 사람하고 사니 힘듭니다.
저도 한성질하는데 내 남편은 더 강성인가봅니다.
이런사람하고 어떻게 살아야 서로 마찰을 덜 빚을까요?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남편이 너무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배려없이 행동하는거
좀 나아질까요?
한 사람의 타고난 성정이나 개성을 내 마음대로 바꾸고싶다는게 말이 안되기는 하지만
우리남편같은경우에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도 좀 바뀌어야될 것 같애요.
제 친구가 이제 내 남편끼고는 모임 안갖겠다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미리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