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예요.
친한 편이었어요. 집에도 놀러가고 애정남이 정의해주듯 부모님들도 이름을 알고요.
대학을 다른 곳으로 가게 되서 가끔씩 안부묻고 몇달에 한번씩 만나고 그렇게 지냈어요.
그러다 제가 먼저 결혼하고 지방으로 내려온후 몇달뒤 그친구도 결혼하고..
아주 가끔 연락하고 그렇게 지냈는데..
대학때부터 연애했던 남자랑 결혼했던 그친구가 몇년후 이혼을 했어요.
이혼 직후 만나자고 해서 만났는데, 연애때도 그 남자얘길 잘 안했어요.
그런데 이혼과정 얘길 술술 털어놓더군요.
연애때부터 그남잔 유부남이었구 (친구가 상간녀였던거죠.) 남자가 속였기 때문에 몰랐다.
그러다 결혼했는데 시어머니가 어떻게 했구 시어머니 동거남이 어땠구,
남편이 바람난거 잡은 상황이며 상간녀가 집까지 와서 자기한테 어떻게 했으며..
그래서 간난쟁이 두고 이혼했다...
첨듣는 얘기에 너무 비상식적인 얘기에 전 정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정말? 정말? 만 해대며 들었어요.
근데 그 상황을 말하는 모습이 흥분도 눈물도 감정도 별로 없이 무슨 드라마 얘기해주듯
그렇게 말하더군요...좀 의아했어요.
.....
그렇게 헤어지고 몇달뒤 통화를 했는데,, 아이소리가 들리길래 무슨소리냐 했더니
아무렇지 않은듯 재결합 했다 하더군요.
아이가 있으니...
......
그렇게 또 몇달이 지나고 만났는데 자기 남편이며 아이 얘기며 자연스럽게 말하더군요.
근데 얘기중 느낌이 얘가 내가 자기 이혼했다 재결합한걸 모른다고 생각하나?
본인 입으로 그렇게 자세히 얘기해놓고 그걸 잊어버렸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 너무 자연스럽고 너무너무 아무렇지 않은듯 말을 하고
저를 대하는데....속으로 제가 더 당황스럽고 놀랍고 그렇더군요.
내가 그걸 안다고 말하기도 눈치채게 하는게 더 이상한 상황이 되는듯한 기분...
이런 기분 아실까요?
나 그거 안다고 하면 내가 더 이상한 사람이 될거 같은 기분..
모른척 해줘야 할거 같은 기분...
아픈 부분을 일부러 캐내서 건드리고 곱씹을 필요는 없겠지만
사실을 아는 사람으로서 좀 걱정스럽게 봐줄수도있고 본인도 걱정마라 잘 견디고 혹은
잘 지내고 있다고 한마디정도는 해줄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완전 쌩까는데 ..전 좀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좀 무섭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그뒤로 제가 그 친구랑 천천히 멀리 했어요.
무슨 얘기 한들 나중에 딴소리 할거같고, 마음을 줄수가 없고 맘편히 말할수가없고
말을 가리게 되고 그렇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