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이 이제 막 32개월 찍었습니다.
말 안듣죠.. 말 귀 다 알아들으면서 일부러 안듣기도 하니
저도 덩달아 32개월 정신연령으로 내려가 애랑 같이 싸우기도 합니다.. -_-
아 물론 저도 좋은 엄마 되고 싶고, 아니 좋은 엄마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쁜 엄마 타이틀만이라도 간신히 벗어났으면 좋겠는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빠가 많~이 사랑해주니
주로 야단치는 역할은 제가 맡아서 저희 딸은 맨날 엄마가 무섭답니다 ;;
내 배 아파서 낳은 딸한테 엄마 무서워 엄마 화내 엄마 소리지르지 마.. 소리 들으니 참 슬프지만,
오늘 아침에도 또 밥 먹다가 기어이 한바탕 뒤집어 졌습니다.
제가 요즘 32개월 따님에게 과도하게 화를 내는 경우는 다음과 같아요.
1. 늘 그러는건 아니지만 기분이 좀 나쁘기 시작하면
자기 물건이라고 손도 못대게 하고 굉장한 소유욕을 뿜어냅니다.
이건 지난 봄에 동생이 태어난 후로 시작되어서 아주 나날이 일취월장하고 있지요.
자기 침대 이불 아빠가 정리해 줘도 난리나고 자기 앉던 소파에 동생 잠깐이나마 눕혀놓으면 뒤집어지지요.
2. 왜 그리 다리와 허리에 힘을 주지 않는지..
제 딴에는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서 있다가 다리에 힘을 풀고 픽 뒤로 쓰러지는데
주로 제가 뒤에 앉아있을 때 봐서 그렇기는 하지만 의자에서도 서서 그러다가 떨어지길 서너번 그렇습니다.
넘어지거나 의자에서 떨어져서 아프면 다음에 덜 할 법도 한데.. 여전히 그 재미를 못 버리나 봅니다.
애가 또래보다 몸무게도 나가고 키도 좀 커서, 키도 또래보다 늘 작았고 몸무게도 미달이었던 저는
따님 넘어질 때 받아주기가 버거울 때가.. 네, 진심으로 버거울 때가 있어요.
어디 넘어져서 한번 아파보라고 일부러 살짝 비켜 앉기도 하구요.
그런데 애가 집에서 뿐만이 아니고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도 스르륵 뒤로 일부러 넘어지고
흐느적 흐느적 매달려서 그럴 땐 참 화가 납니다.
얘가 영양소가 부족한가 싶어 며칠 관찰도 해 보았지만 그런건 아니고
그저 뒤로 넘어가고 다리에 힘 풀고 있는 재미로 그러는거 같은데
이거이거 언제까지 이럴런지요.
3. 배 깔고 눕는거 완전 좋아합니다.
날이 추워져서 거실에 전기장판류의 매트를 깔아놨더니
통 그렇게 엎드리지 않던 애가 배 깔고 누웠다가 따뜻했던게 좋았던지
이건 뭐.. 매트 위 아니라도 시도 때도 없이 그렇게 엎드려서 뒹굴어요.
이거 역시 집에서만 그런다면 모를까 밖에 나가서도 엎드려서 턱 괴고 노네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이제 곧 어린이집에도 가야하는데
이렇게 자기 맘대로 눕고 싶을 때 눕고 말도 안듣고 흐느적 거리고 그러다가
선생님한테 미움이라도 타면 어쩌나 싶은 노파심에 꼭 그럴 때 일어나 바르게 앉으라고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4. 밥을 왜 안씹고 입에 물고 있는건가요!!!!!!!!!!!!!!!!!!!
먹기는 잘 먹는 아이인데
그러던 애가 종종 밥을 입에 물고 빨고만 있으니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답니다.
지도 사람이니 입맛이 없을 때도 있고 씹기 싫을 때도 있겠건만
어쨌든 그 순간에는 너무 화가 나서, 처음엔 물론 좋게 꼭꼭 씹으라고 타이르다가
그래도 말을 안 들으니 결국엔 버럭버럭 화를 내고 애는 울고 억지로 씹어 삼키지요.
네.. 알지요. 32개월이면 아직도 까마득한 애기에요.
그 나이 때 그럴 수 있고 그러는게 당연하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매일 24시간 풀가동 육아를 하다보니 그런 일상이 종종 바늘처럼 저를 콕콕 찔러요.
이렇게 정리해서 적어보면서 다른 애들도 그런가, 이러는게 정상이겠지, 뭐 그런 마음 정리도 해 보는데..
아휴.. 애가 크면 크는대로 손길 필요한게 다르고 힘든 부분이 다를테지만..
어쨌든 요즈음 같아선 자꾸 애한테 잔소리만 퍼붓게 되니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