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리네요. 저녁때쯤 김밥 썰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창밖을 보더니
불난 것 같다고 하는거예요. 동시에 남편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서는 옷 입으라고 하더군요.
네식구 급히 옷입고 나갔는데 세상에나! 8층에서 불이 베란다 밖으로 뱀 혓바닥마냥 나오면서 활활 타고 있는거예요.
소방차도 들이닥치고 근데 진짜 어이없는게 주차되어 있는 차땜에 소방차가 진입을 못하는거예요.
사이드브레이크 채워놓고 갔다면서 그제서야 연락하고 있는데 제생각에는 비상시라 유리창이라도 깨고
불부터 껐어야하는거 아닌가 싶거든요.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서 불이 윗층으로까지 번지려고 하고 있는데
아래에서는 태평하게까지 보이더군요. 불난 집 윗층 아주머니는 발을 동동 구르고 차만 여러대 왔지
정말 기가막히더군요. 복도쪽 현관으로 들어갔는지 불길이 잡히는데 베란다 창틀까지 다 탔더군요.
그런데 진짜 문 닫고 있으면 냄새로나 알지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있겠더라고요. 아들녀석이
아래층아주머니가 119에 신고하는 소리를 베란다 열어놓은 문쪽에서 들은거예요.
환기시킨다고 열어놓지 않았으면 몰랐을거예요.
전부 다 타버린거 같은데 그 사람들 날도 추운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윗집들도 다 그을렸던데
너무 무섭더군요.
불 난 집은 사람이 없었다나봐요. 불만 켜있고. 도대체 어찌된일인지...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 유치,초등) 이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아파트 주민들이 전부
밖으로 나오고 집이 타는걸 봤으니까요. 자나깨나 정말 불조심해야겠어요. 거금들여 가스제어기? 달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가스불 끄는 걸 자꾸 깜박깜박해서요.
오늘밤은 잠자기 싶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