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으로 커서 엄마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여자 아이에요
좋게 말하면 구김살 없이 컸고 나쁘게 보자면 좀 응석받이인 면이 없잖아 있어요
생일이 많이 늦어서 (11월 말) 올해 초 유치원에 보낼 때만 해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적응 잘하고 다니는 것 같아서 안심하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여름방학 지나고 나서 감기로 일주일 가량을 더 쉬고 나더니
부쩍 유치원 가기를 싫어하더라구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잘 설득해서 보냈는데 요새 들어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아침에 눈을 뜨면 "유치원 가는 날이야, 안 가는 날이야?" 부터 물어요
그리고 가는 날이라고 말하면 두 손을 모으고
"엄마, 유치원 안 가는 날이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이러고 있어요 ㅠㅠ
유치원에 가기 싫고 집에서 엄마랑 같이 놀고 싶대요 ㅠㅠ
오늘은 뭐했니, 친구 누구랑 놀았니, 물어보면 나오는 이름이 한 두명 정도,
그나마도 요새는 한명만 얘기하면서 그 친구만 자기를 좋아하고
다른 친구들은 자기를 안 좋아한대요
뭐하고 놀았냐고 하면 혼자 놀았다고 대답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그 작은 얼굴을 푹 숙이면서 "친구들이 다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더라구요
하도 혼자 놀았다고 말하길래 선생님이랑 상담을 해봤는데
소꿉놀이나 인형놀이같이 정적인 놀이를 하다가
친구들이 다른 놀이를 하러 가면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잡지 못하고
그냥 앉아서 혼자 하던 놀이를 하고 있대요
동네 놀이터나 키즈 카페 같은 곳에 가보면 처음 보는 아이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낯가림이 없이 활발한 아이인데 왜 유치원에서만 이러는건지 모르겠어요
자기 전에 항상 "오늘 언제가 제일 즐거웠어?"라고 묻는데
엊그제는 소풍을 다녀왔길래 소풍 갔을 때라고 대답하길 기대했는데
해맑게 웃으면서 "엄마랑 목욕했을 때!"라고 대답하네요 ㅠㅠ
사실 지금 다니는 유치원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유치원 친구들하고는 활발한 교류가 없는 편이에요
동네 친구들이 다니는 유치원에 가고 싶다는데 가까운 유치원으로 옮겨야 할까요?
그 곳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