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한달만에
이렇게 일찍 저희들 곁을 떠날줄 몰랐습니다
시댁에서 제일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셨던 어른이십니다
맞벌이 부부이지만 시어머니께서 아버님 돌아가신후 제사 지낼래? 하실때
두번 생각하지않고 저희 집에서 지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님 연세는 67이십니다.
저희 신랑이 돌아가신 날부터 해서 계속 시댁에서 지냅니다 (시골)
출퇴근을 거기서 합니다.
항상 남을 잘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처가집에도 잘 하고 제 동생들하고도 돈독하게 지내는 사람인지라
혼자 계실 어머니 걱정이 태산인걸 알기에
제가 가방 챙겨서 시댁에 보냈답니다
중간에 딱 하룻밤(그것도 시동생이 어머님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은후) 집에서 자고 가고
그다음날 오후에 바로 시댁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머니 걱정이 되고
아버님께 못다한 한으로 더욱 어머니 곁을 지켜주고 싶은건 이해가 되는데
왜 저는 시간이 갈수록 우울해지는걸까요?
저는 나쁜 여자이고 아내일까요?
갈수록 신랑이 미워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짜증이 납니다
하루에 딱 두번 전화가 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저녁에 퇴근하면서
전화도 제가 퉁명스럽게 받게 됩니다.
제가 왜이럴까요?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시댁에서 지낼 생각인지
언제까지 저는 혼자서 지내야하는건지
아직 한달도 되지않았는데
저는 왜 이렇까요? ㅠㅠ
삼형제 모두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는데
왜 맏이라고 우리 신랑만 이렇게 시댁에서 어머니 걱정으로 지내야하는건지
엄마가 우울증 걸릴까봐 걱정 걱정인 우리 신랑은
죽었다깨나도 제가 우울증 걸릴수도 있다는걸 모를겁니다
이 글 올리면서도 뭔가 내키지않고 부끄러울만큼
제가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40대 중반입니다
아이들은 기숙사에 있기때문에
집에는 저 혼자 있습니다.
악플이 달릴까봐 걱정은 되지만
속풀이라도 하고싶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