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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 대신

아리송한며느리 조회수 : 4,356
작성일 : 2011-10-19 14:57:02

10월초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한달만에

이렇게 일찍 저희들 곁을 떠날줄 몰랐습니다

 

 

 

시댁에서 제일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셨던 어른이십니다

 

 

맞벌이 부부이지만 시어머니께서 아버님 돌아가신후 제사 지낼래? 하실때

 

두번 생각하지않고 저희 집에서 지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어머님 연세는 67이십니다.

 

저희 신랑이 돌아가신 날부터 해서 계속 시댁에서 지냅니다 (시골)

출퇴근을 거기서 합니다.

항상 남을 잘 챙기고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

처가집에도 잘 하고 제 동생들하고도 돈독하게 지내는 사람인지라

혼자 계실 어머니 걱정이 태산인걸 알기에

제가 가방 챙겨서 시댁에 보냈답니다

 

 

중간에 딱 하룻밤(그것도 시동생이 어머님 집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은후) 집에서 자고 가고

그다음날 오후에 바로 시댁으로 내려갔습니다

 

어머니 걱정이 되고

아버님께 못다한 한으로 더욱 어머니 곁을 지켜주고 싶은건 이해가 되는데

왜 저는  시간이 갈수록 우울해지는걸까요?

 

저는 나쁜 여자이고 아내일까요?

갈수록 신랑이 미워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짜증이 납니다

 

 

하루에 딱 두번 전화가 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저녁에 퇴근하면서

 

 

전화도 제가 퉁명스럽게 받게 됩니다.

 

제가 왜이럴까요?

 

마음은 이해가 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시댁에서 지낼 생각인지

언제까지 저는 혼자서 지내야하는건지

 

 

아직 한달도 되지않았는데

저는 왜 이렇까요? ㅠㅠ

 

삼형제 모두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는데

왜 맏이라고 우리 신랑만 이렇게 시댁에서 어머니 걱정으로 지내야하는건지

 

 

엄마가 우울증 걸릴까봐 걱정 걱정인 우리 신랑은

죽었다깨나도 제가 우울증 걸릴수도 있다는걸 모를겁니다

 

 

이 글 올리면서도 뭔가 내키지않고 부끄러울만큼

제가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40대 중반입니다

아이들은 기숙사에 있기때문에

집에는 저 혼자 있습니다.

 

 

악플이 달릴까봐 걱정은 되지만

속풀이라도 하고싶어서 올립니다

 

 

 

 

 

 

 

 

IP : 210.99.xxx.3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울컥하시는게 정상
    '11.10.19 3:06 PM (112.148.xxx.151)

    남편분은 결혼전으로 돌아가셨나봐요.
    원글님과 결혼했는데 잊으신듯??

    한마디 하셔요,,, 안올거면 아예 거기서 살라고!!

  • 그건
    '11.10.19 8:32 PM (203.130.xxx.198)

    너무하시는 거예요..
    제 어머니가 그렇게 혼자 계신데 남편이 이렇게 나온다면 저는 다신 남편 얼굴 안 볼 겁니다.

    남편분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이해해 주어야 할 시기입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가 지금 어떤 심정일지 남편분 마음이 마음이 아닐 건데
    제발 그 마음 감추시고 이해해 주세요.

  • 2. 당분간
    '11.10.19 3:15 PM (211.57.xxx.106)

    봐주세요.
    저도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아버지 혼자 계신데
    오빠가 아버지 집에 들어갔어요.
    한동안은 외로와서 힘드실거에요.
    맘 넓게 이해해주세요.

  • 3. ...
    '11.10.19 3:23 PM (122.42.xxx.109)

    혼자 되신 어머님도 걱정이지만, 남편분입장에서도 아버지가 병원 입원 한달만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시거거든요? 친정에도 잘 하는 남편분인데 본인 부모님에게 지극정성인 거야 당연한거죠. 게다가 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연락 하신다면서요.
    입장 바꿔서 내 아버지 돌아신지 한 달도 안되어, 남편이 저리 퉁명스럽게 전화 받고 저 위 댓글처럼 아예 거기서 살라고 연락 온다면.. 전 배우자에 대해 정 떨어져서 마음 닫습니다.

  • 4. ...
    '11.10.19 3:27 PM (211.199.xxx.32)

    한달밖에 안되었다면서요...만약 시어머니께서 원글님 집에 와서 지낸다고 생각해보세요.그것보단 낫잖아요.그리고 원글님보고 하라는것도 아니고 본인이 어머니 걱정되어서 내려가 있는건데요..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자리로 돌아올 거에요..저도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남편에게 큰소리 치기시작한건 2년이나 지나서에요..어머니 걱정된다는건 핑계이고 본인도 아버지 돌아가신거에 대해 충격도 받고 맘도 아프고 하니 엄마옆에라도 있고 싶은 마음도 들거에요..

  • 5. ,,
    '11.10.19 3:30 PM (121.160.xxx.196)

    같이 가자고 하지않은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남편께서 출퇴근 가능한 시골인거보니 님도 가능해서 같이 가자고 충분히 할 만한 상황이네요.

  • 6. ...
    '11.10.19 3:49 PM (175.208.xxx.68)

    오우 저라면 자유를 만끽하면 즐겁게 지낼거 같은데요...
    죄송해요. 한달은 봐주심이..

  • 7. 에구
    '11.10.19 3:51 PM (203.233.xxx.130)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정말 같이 가자고 하셨음 어쩔뻔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오래 걸리시지 않을겁니다.
    어머님도 갑자기 그렇게 혼자 되심 밤에 주무시는것도 당분간은 힘들거든요...
    남편분이 잘 하신다니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세요. 어머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너무 너무 고마운 아들일겁니다

  • 8. 음..
    '11.10.19 4:02 PM (121.88.xxx.168)

    효자 남편 둔 부인은 힘들어요. 저희 남편도 시어머니 편찮으시니까 아침저녁으로 문안, 포도다 복숭아다 미음 죽 끓여 바치더군요.
    시어머니 역할이 중요해요. 순간적으로 정신줄 놓으면 효자 아들한테 모든걸 의존하시더군요. 당신 아들한테 기대면 아들며느리 고생한단 생각보다 내 한몸 편해져서 그대로 지내세요. 대개 남편은 어머니가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 그러면서 자기 부인 우울한건 모르고 지 엄마 불쌍한것만 보네요.
    원글님은 아직 젊은 시어머니신데, 걱정되시겠어요. 물론 한동안 시아버지 계시던 집이 무서워서 그럴수도 있으니 원글님은 한두달은 기다리셔야 할거예요. 다만, 남편분이 혼자사는 시어머니 모시고 들어온단 소리만 안하시기를...

  • 9. ...
    '11.10.19 4:14 PM (211.187.xxx.223)

    힘들어도 조금 참으세요.

    제가 님의 남편 입장이었던 때가 있었어요.

    결혼한지 사년째 되던 해 친정오빠가 갑자기 하늘나라 갔어요.
    10개월된 큰 딸 데리고 친정에 가 있었는데, 한 달 조금 못 되었을때 남편이 좀 보자고 하더니..

    '도대체 장인 장모님은 생각이 있으신 분이신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거기서 지낼거냐..'
    하더라구요. 전 한 달이라도 채우고 오려고 했었구요.

    친정에 남동생이 지방근무중이었던때라 부모님 두 분만 계신 상황이었고,
    그나마 손녀 재롱 보면서 잠깐씩 웃으실때였거든요.

    그 때 남편의 그 말이 아직도 앙금으로 남아있어요.

    그 한달을 못 참아준 남편이 지금도 이해 안 됩니다.

    아무말씀 하시지 마시고, 조금 더 기다려 주세요.

  • 10. 기다려주세요
    '11.10.19 4:33 PM (119.70.xxx.218)

    저도 님 같은 상황을 겪어봐서 님 입장이 어떤 줄 충분히 이해하는데요...........
    향후 몇달간은 남편 뜻대로 하게 해주세요.
    몇달 후딱 갑니다.
    같이 살자고 안하는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 11. 세상에서,,
    '11.10.19 4:45 PM (121.134.xxx.52)

    배우자 잃는 슬픔도
    가장 큰 슬픔중의 하나잖아요?
    (자식 잃은 슬픔보다는 덜하겠지만..)

    더군다나,,
    시어머니 연세도 아직 60대이니,,
    창창한 나이에 홀로 되신겁니다.(요즘 80~90세 이상 사시는 분들이 하도 많아서,,60대면 젊은 연세가 되었답니다.)

    아들이 엄마 걱정하고 챙기는거
    놔 두세요.

    애들도 없는데,,
    같이 내려가자 할 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마누라 고생 시키려고는 안하는 남편인 것 같은데요..

    갑자기 배우자 잃고나면,,
    추스리는데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리 시어머니라도...
    이런 경우엔 안쓰러이 봐주셔야지요..

  • 12. ..
    '11.10.19 5:27 PM (180.66.xxx.54)

    조금만 더 봐 주세요
    저희 아빠 올봄에 가시고 엄마 우울증약 반년 넘게 드시는데 1년은 더 드셔야 한다고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감정의 저금통장에 플러스로 적금든다고 생각하세요
    나중에 언젠가는 보답받을날 올겁니다

  • 13. ...
    '11.10.19 5:45 PM (183.98.xxx.57)

    남편분은 원글님의 남편이면서 어머님의 아들이기도 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시기 않을까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돌아오실꺼니까 힘내세요.

  • 14. 저는
    '11.10.19 6:31 PM (36.39.xxx.240)

    시아버지돌아가셨을때 제가 시댁가서 한달 어머니랑 같이있다가 왔어요
    남편은 직장이 멀어서 집에서 혼자 출퇴근했고 아이들은 마침 여름방학이라 저랑 같이 있었어요
    방학하는날즘에 돌아가셨거든요
    어머니 혼자두고 올수가없어서 제가 자청해서 가있었어요
    원글님도 좀더 이해하고 기다리세요
    어머니혼자두고 남편분이 발이 떨어지겠어요?

  • 15. ok
    '11.10.19 9:09 PM (221.148.xxx.227)

    전 원글님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들도 기숙사에 있다니 혼자서 자유를 만끽하라고 하지만
    그것도 성격나름 쉽지않죠
    매일은 그렇고 일주일에 몇번..으로 절충했으면하네요
    효자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정신건강도 중요하죠.
    몇주가 지났는지 모르지만, 어머님도 서서히 혼자있는걸
    적응해야 하겠지요

  • 16. 까페디망야
    '11.10.19 10:58 PM (222.232.xxx.237)

    원글님 이해 가요.. 그치만 조금 참아주세요... 그냥 그러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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