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무거운 한국문학. 가벼운 일본문학

..... 조회수 : 3,242
작성일 : 2011-10-18 11:16:20

 

 

저는 그냥 책만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과거엔 워낙 책을 안 읽어 버릇해서 간단한 소설책 하나도 몇일씩 걸렸는데..

요즘엔 그냥 딱 마음먹고 한권 집으면 하루동안에는 다 보는것 같아요.

 

ㅎㅎ 제 글보고 웃으시는 분들 많으실것 같네요.

책 빨리 읽는게 무슨 자랑도 아니고..

다독하는 사람들에 비해 하루한권이 그리 빠른 속도도 아닐것이요...

또 한권, 두권, 백권, 만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내공에 따라, 그 내용들을 어떠한 시각으로..깊이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등등도 중요할테니 말이죠.

 

사실은.. 제가 자꾸 책을 찾는 이유가..

나름대론 세상살이가 좀 복잡하다보니..

저 자신도 모르는 새 도피하는 심정으로 몰입할 대상으로 정한 것이 책인것도 같은데요.

이건뭐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의 고민을 잊고 잠시나마 흠뻑 그 세계에 빠져드는 수단이 되는게 아니라

(어찌어찌해서 책을 잘 못 고르는 날이면..) 되려 가슴속이 답답해지고..마음속 고뇌만 더 깊어진달까요. ^^;;;

 

지난 일요일엔 아침 10시에 일어나 천명관의 '고래' 라는 책을 들고 스타벅스에서 하루종일 읽었는데요.

다 보고나니.. 어찌그리 마음만 더 우중충해져 오는겐지.. ㅜ.ㅜ

' 인간 군상들 꼬라지 참.. 엿같다 '  ㅡ.ㅡ

' 저렇게나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잘났니.. 못났니.. 아웅다웅 살아봤자... 결국은 그냥 -끝- '

' 짐승같은 인생사 '

' 저런 삶들을 보며.. 나는 그나마 낫지..라는 천박한 동정심으로 싸구려 자기 위로나 해야하나 '

기타등등 with.. 거기에 곁들인 여러가지 내 인생에 관한 씁쓸한 고찰..

암튼 여러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오히려 흐릿해져오더라구요. ^^;;;;

 

 

그래서 전 한국문학이 너무나도.. 정말로... 좋지만..

때로 (같은 한국인으로써)우리의 정서를 너무 속속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불편한 경우도 있더라구요..

특히 그것이, 어두운 면에서의 내 심정을 자극한다면.. 그것만은 좀 피해가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근데 일본소설.. 특히 일본문학들은 참 가볍거든요.

박경리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일본문학엔 깊이감과 무게감이 없어요.

전 정말 그 말씀이 딱인것 같아요

' 그들은 사랑이 무엇인질 모르는 민족..'

또  '그들 최고의 선은 오직 '죽음(자살) " 이라는 박경리 선생님 말씀이 무슨뜻인지 알듯도 하더라구요.

 

반면,..

좋게 말해서 그들의 문학은 '라이트' 하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잖아요.

저처럼 가끔씩 우울함을 처절히 겪는 종자라면..

너무 한 인간의 생 자체를 처절하면서도, 깊..이.. 또는 폐부를 찌르듯 철저히 파헤쳐놓은 소설

혹은 에세이.. 특히 생활여행자..여행생활자..다방기행문.. 의 유성룡 같은 사람들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많이 힘들어질 분도 계시겠구나 싶었어요.

제가 박경리 선생님도 언급했는데..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 ^^;;;

네 저는 그래요. 현실을 똑바로보고 맞설 자신이 지금은 없어요.

시간이 가고.. 제 상황이 바뀌어, 삶에 또 다른 변화가 오면 달라질수도 있겠죠..

그러나 최근만큼은 저와 비슷한 한국인이 쓴.. 그 정서를 담은 책들을 읽는게 조금은 힘이 들어요.

 

일본소설은 참 라이트하다는게(나쁘게 말하면 가볍구요).

아무래도 외국인의 정서로 쓴 글들이다 보니, 너무 깊이 들어가질 않는것 같아서 전  그게 더 마음 편한것 같아요.

특히나 여러분들이 욕하시는 에쿠니가오리..(전 좋아요.. 속된말로 그 '가오'잡는 가벼운 문체가 좋아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종종 '자살' '시대의 우울' 어쩌고 운운하면서

죽음을 연상시키는 언급을 해도.. 사실 전 일본인의 그런 병적인 정서들이 제대로 공감이 가지도 않고요.

또 그 책보고 자살충동 같은건 생기지도 않아요 ^^

 

 

우리나란 우리나라대로 깊은 무게감이 있어 좋고..

일본은 일본대로 그 가벼움이 좋은것 같아요.(또 모르죠.. 일본인들 입장에선 굉장한 중력이 전해지는건진..ㅡ.ㅡ)

 

 

암튼 뻘글만 잔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마음 우울할땐 한국문학 잘못 고르면 고뇌만 더욱 커진다능~

 

 

저 한국인 맞습니다.. 맞고요 ^^;;;

뻘글 썼다며 이상한(일본인) 사람으로 오해 마셨으면 좋겠어요

 

 

 

 

IP : 220.117.xxx.9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18 11:21 AM (183.107.xxx.18)

    전 천명관의 고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서사(내러티브)가 살아있고 그야말로 픽션이 뭔지 보여준 작품이랄까요?
    일본소설 가벼움도 느껴지지만 묵직한 소설도 제법 있으니..
    우리나라 소설도 마찬가지고요..

  • 2. 1004
    '11.10.18 11:22 AM (116.37.xxx.130)

    일본책 추천좀 해주세요 도서관가서 빌려올려구요
    올여름 집에서 하루종일 일본 추리소설만 읽었어요 요즘 것도 질리네요 ...지금은 하루끼에 언더그라운드 읽고있는데 안좋은일 당한 사람들 예기라 기분만 다운되네요

  • ..
    '11.10.18 11:27 AM (183.107.xxx.18)

    가벼우면서도 진지한걸 원하시면
    나쓰메 소세끼 하지만 20세기 초반작가라는 걸 명심하시고요.
    좀 무거운거라면
    오에 겐자부로 그중 만년원년의 풋볼
    여기서도 많이 추천하시던데
    영원의 아이

  • 3. 1004
    '11.10.18 11:32 AM (116.37.xxx.130)

    소세끼는 위트가 있어서 재미있던데요 도련님 쓴 작가잖아요 우리4학년딸이 일본돈 천원에 소세끼 사진이있다더군요 유명한가봐요

  • 4. 그래서
    '11.10.18 11:34 AM (59.4.xxx.129)

    저도 도서관 가면 일본소설을 잘 빌려요.
    무거운 책 한 권,가벼운 일본소설 한 권.이런 식으로다가.
    요즘같은 세상에 책도 무거운 것만 읽고 있는 건 정신건강에 안 좋다 생각하는 고로.

    님 글 보니 저도 항상 궁금해하던 게 일본소설은 폼은 잡는데,또한 재미도 있는데
    생각할 꺼리도 주는데 왜 깊이가 없을까,사람 마음을 겉만 살짝 건드리고
    정말 해야 할 이야기는 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박경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군요.
    정말 이해가 갑니다.

  • 5. 동감
    '11.10.18 11:40 AM (122.37.xxx.211)

    저도 한국소설 특유의 내면으로 파고드는 심리묘사에 사실 지치지만..
    열심히 쓰지만 전업작가들은 먹고 살기힘들겟다...란 생각이 절로 들구요..
    영화하시는 분이 한국소설작가들은 생계를 위해 뛰어 본 적이 없거나 경험이 거의 없어서 영화화 하기 힘든 내용이 많다고..
    반면 일본 소설이나 영화는 젊은 감각에 맞다거나 그냥 허세같아서 낯설거나 몰입이 힘들어요..

  • 6. ...
    '11.10.18 12:02 PM (118.216.xxx.17)

    저도 일본소설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천명관도 좋아하고...김영하 책도 아주 재미있어요.
    한번 읽어 보세요~^^

  • 7. 이플
    '11.10.18 12:55 PM (115.126.xxx.146)

    일본소설이 단순 가볍다기보다는
    소소한 것, 사소한 일상적인 것에 의미를 두는 편이라
    더 쉽고 편하게 독자한테 다가오는...

  • 8. 흠,,
    '11.10.18 8:53 PM (112.169.xxx.27)

    요즘 나오는 일본소설은 가볍지요,근데 그걸 또 그대로 따라하는 한국소설도 너무 많아요
    일본문학도 무거운거 얼마든지 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에서도 대중소설로 분류되는 작가들이구요,
    진짜 중후한 작가들 얼마든지 있어요,다만 시장성이 떨어져서 번역이 잘 안되서 그렇지요
    나츠메 소오세키나 오오에 겐자부로 ..은 좀 옛날 사람이고.
    마루야마 겐지나 아베고보는 가볍지 않고 읽기도 쉽습니다
    좀 다른 취향이시라면 다니자키 준이치로도 아주 좋구요

  • .....
    '11.10.19 9:16 AM (220.117.xxx.93)

    아 나츠메 소오세키요. 그 표절작가 말씀하시는 거지요?

  • 9. 아메리카노
    '12.3.16 5:06 PM (121.88.xxx.171)

    담아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713 25개월 아기.. 팼어요ㅠㅠ 24 ㅠㅠ 2011/11/25 23,750
40712 미역국 끓일때 쓰는 고기 어떤게 맛있나요? 11 .. 2011/11/25 1,973
40711 절임배추 40킬로에 생새우는? 1 고민맘 2011/11/25 1,809
40710 초등학교 방과후 조선일보NIE 2 2011/11/25 1,986
40709 26일 서울광장 100만 한미FTA집회및 명박퇴진 비준무효 검색.. 8 ffta반대.. 2011/11/25 1,486
40708 서초구에 있는 고등학교 추천해 주세요.(남학생) 5 sugerl.. 2011/11/25 1,805
40707 줄기세포 주사 혹시 아시나요? 3 큰 맘 먹은.. 2011/11/25 2,196
40706 민주당 중앙위 통합 결의 무산에 대한 성명서를 냈네요 국민의명령 2011/11/25 780
40705 신랑이 회사생활에 안 맞는 것 같아요 T.T 7 신랑이 아들.. 2011/11/25 2,203
40704 목이 쏴하고, 재채기.. 감기 2011/11/25 750
40703 김치찌게에서 애벌레가 나왔어요.ㅠㅠㅠㅠ 23 ㅇㅇ 2011/11/25 8,211
40702 한,미FTA에 관심없는분들께.. 9 김현정 2011/11/25 1,394
40701 여중생들 겨울에 교복위에 뭐 입나요? 6 연아짱 2011/11/25 2,689
40700 너꼼수 1회 결국 14시간만에 접다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36 세우실 2011/11/25 5,688
40699 마트에서 어그부츠 구입하신분들 여쭐께요 8 어그부츠 2011/11/25 2,517
40698 낼 에버랜드 가도 될까요? 고민고민 2011/11/25 991
40697 경찰대학교 동문들 집단행동한다 27 jdelor.. 2011/11/25 3,586
40696 2030젊은그들이 나서다....일났습니다. 5 .. 2011/11/25 2,230
40695 .....나꼼수 맥쿼리 송경순이 백지연씨 전 남편이었네요...... 10 꼼수 가카 2011/11/25 17,772
40694 이 패딩 어떤가요? 4 궁금이 2011/11/25 2,959
40693 코트 사려면 아울렛이 제일 나은가요? 8 애엄마 2011/11/25 3,469
40692 달려라정봉주 읽으며 빵빵 터지네요 ㅎㅎㅎ 6 두분이 그리.. 2011/11/25 3,047
40691 영업정지 저축은행 정리절차 마무리가 되었다는데요... 1 궁금 2011/11/25 1,305
40690 상호 지어줘서 지갑 보내시겠다고 하시더니~ 7 작명가 2011/11/25 2,089
40689 과메기를 집에서 만들수 있을까요? 4 과메기가 좋.. 2011/11/25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