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냥 책만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과거엔 워낙 책을 안 읽어 버릇해서 간단한 소설책 하나도 몇일씩 걸렸는데..
요즘엔 그냥 딱 마음먹고 한권 집으면 하루동안에는 다 보는것 같아요.
ㅎㅎ 제 글보고 웃으시는 분들 많으실것 같네요.
책 빨리 읽는게 무슨 자랑도 아니고..
다독하는 사람들에 비해 하루한권이 그리 빠른 속도도 아닐것이요...
또 한권, 두권, 백권, 만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내공에 따라, 그 내용들을 어떠한 시각으로..깊이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등등도 중요할테니 말이죠.
사실은.. 제가 자꾸 책을 찾는 이유가..
나름대론 세상살이가 좀 복잡하다보니..
저 자신도 모르는 새 도피하는 심정으로 몰입할 대상으로 정한 것이 책인것도 같은데요.
이건뭐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의 고민을 잊고 잠시나마 흠뻑 그 세계에 빠져드는 수단이 되는게 아니라
(어찌어찌해서 책을 잘 못 고르는 날이면..) 되려 가슴속이 답답해지고..마음속 고뇌만 더 깊어진달까요. ^^;;;
지난 일요일엔 아침 10시에 일어나 천명관의 '고래' 라는 책을 들고 스타벅스에서 하루종일 읽었는데요.
다 보고나니.. 어찌그리 마음만 더 우중충해져 오는겐지.. ㅜ.ㅜ
' 인간 군상들 꼬라지 참.. 엿같다 ' ㅡ.ㅡ
' 저렇게나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잘났니.. 못났니.. 아웅다웅 살아봤자... 결국은 그냥 -끝- '
' 짐승같은 인생사 '
' 저런 삶들을 보며.. 나는 그나마 낫지..라는 천박한 동정심으로 싸구려 자기 위로나 해야하나 '
기타등등 with.. 거기에 곁들인 여러가지 내 인생에 관한 씁쓸한 고찰..
암튼 여러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오히려 흐릿해져오더라구요. ^^;;;;
그래서 전 한국문학이 너무나도.. 정말로... 좋지만..
때로 (같은 한국인으로써)우리의 정서를 너무 속속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불편한 경우도 있더라구요..
특히 그것이, 어두운 면에서의 내 심정을 자극한다면.. 그것만은 좀 피해가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근데 일본소설.. 특히 일본문학들은 참 가볍거든요.
박경리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일본문학엔 깊이감과 무게감이 없어요.
전 정말 그 말씀이 딱인것 같아요
' 그들은 사랑이 무엇인질 모르는 민족..'
또 '그들 최고의 선은 오직 '죽음(자살) " 이라는 박경리 선생님 말씀이 무슨뜻인지 알듯도 하더라구요.
반면,..
좋게 말해서 그들의 문학은 '라이트' 하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잖아요.
저처럼 가끔씩 우울함을 처절히 겪는 종자라면..
너무 한 인간의 생 자체를 처절하면서도, 깊..이.. 또는 폐부를 찌르듯 철저히 파헤쳐놓은 소설
혹은 에세이.. 특히 생활여행자..여행생활자..다방기행문.. 의 유성룡 같은 사람들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많이 힘들어질 분도 계시겠구나 싶었어요.
제가 박경리 선생님도 언급했는데..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또한 힘들기는 마찬가지 ^^;;;
네 저는 그래요. 현실을 똑바로보고 맞설 자신이 지금은 없어요.
시간이 가고.. 제 상황이 바뀌어, 삶에 또 다른 변화가 오면 달라질수도 있겠죠..
그러나 최근만큼은 저와 비슷한 한국인이 쓴.. 그 정서를 담은 책들을 읽는게 조금은 힘이 들어요.
일본소설은 참 라이트하다는게(나쁘게 말하면 가볍구요).
아무래도 외국인의 정서로 쓴 글들이다 보니, 너무 깊이 들어가질 않는것 같아서 전 그게 더 마음 편한것 같아요.
특히나 여러분들이 욕하시는 에쿠니가오리..(전 좋아요.. 속된말로 그 '가오'잡는 가벼운 문체가 좋아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종종 '자살' '시대의 우울' 어쩌고 운운하면서
죽음을 연상시키는 언급을 해도.. 사실 전 일본인의 그런 병적인 정서들이 제대로 공감이 가지도 않고요.
또 그 책보고 자살충동 같은건 생기지도 않아요 ^^
우리나란 우리나라대로 깊은 무게감이 있어 좋고..
일본은 일본대로 그 가벼움이 좋은것 같아요.(또 모르죠.. 일본인들 입장에선 굉장한 중력이 전해지는건진..ㅡ.ㅡ)
암튼 뻘글만 잔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마음 우울할땐 한국문학 잘못 고르면 고뇌만 더욱 커진다능~
저 한국인 맞습니다.. 맞고요 ^^;;;
뻘글 썼다며 이상한(일본인) 사람으로 오해 마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