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조언에 힘입어 경찰에 신고한지 3시간 반만에 자전거를 찾았어요.
사실 신고하면서도 마음속으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경찰분께서 cctv를 유심히 보시더니 집앞에서 친구와 배회하고 있던 그 녀석을 딱 찾으셨대요.
밤에 전화 받고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첨엔 그냥 신기하고 기쁜 마음에 한달음에 지구대로 달려갔는데
뭐 확인서 같은데 도장찍으려 지구대 안으로 들어갔다가 그 아이를 보게 되었어요.
우리 아들보다 한두살 많아 보이는데 밤 11시반이 됬는데 부모님도 없이 혼자 앉아있더군요.
무덤덤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는데
막상 집에 돌아와서 자꾸 그 아이가 맘에 걸려요.
첨에 신고할때 경찰아저씨가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경찰서로 넘어간다고..
요즘 아이들 자전거 절도 너무 흔한데 잘 모르고 저지른 행동으로
아이들이 범죄자 된다고 안타까워하셨거든요.
그래도 그땐 신고한다고 정말 그애가 잡힐까? 하는 맘이 커서 그냥 흘려들었어요.
진술서 쓸 때도 처벌란에 불러주신대로 법대로 처벌하겠다라고 썼구요.
자전거 찾은 거 너무 좋고 그 아이도 잘못한 만큼 벌 받고 진심 뉘우쳐 두번 다시 이런 일 없도록 바라지만
절도죄는 합의를 해도 사건이 무조건 경찰서로 넘어간다는데 제가 쓴 법대로 처벌하겠다는 내용으로
혹시라도 아직 어린 아이의 미래에 불이익이 가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참..자전거 잘 찾아 놓구선 왜 이리 제 맘이 무거운지 모르겠네요.
제 아이하고 비슷한 또래여서 맘이 약해졌나 봐요.
아무튼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경찰분들 참 친절하시고..
실력 정말 짱이시더군요.^^
조언 주신 분들 모두 고맙고 이번 일이 그 아이에게도 좋은 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