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에 유소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학교를 설립하거나 개축하는데 힘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골 학교에서도 형, 동생 할 것 없이 팔을 걷어 부치고 구슬땀을 흘리곤 했다.
특히 안팎으로 흰색 페인트로 깔끔이 칠한 새 학교는, 주변의 허름한 농가에 비해 훨씬 좋아 보여
새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마음 설렌 적이 있었다.
교실에 들어가면 페인트와 니스냄새가 진동했지만, 이 냄새는 새로운 것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눈이 따가 워도 누구하나 불평한 적이 없었다.
겨울철 수업 시간엔 10여 평도 안 되는 교실에서 50~60명 정도의 아이들이 창문을 닫고
석탄난로 를 때우며 선생님 말씀을 들었다. 그런데 왜 그리도 졸리었던지….
깜박 졸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선생님의 분필은 정확히 내 머리로 와서 꽂이고 만다.
집에 가면, 어떤 친구 한데 옮았는지 머리에 이가 많다.
이를 잡기 위해 시골 할머니들께서 손주의 머리에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화학약품 DDT(농약-30년 전쯤 생산중단)를 머리에 뿌려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끔직한 일이지만 어쨌든 우리 시대의 아버지 세대나
시골 출신의 30~40대들은 한번쯤은 겪어본 일들이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간직한 소중한 추억을 추억이 아니라 조금만 더 과학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건강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졸면 분필을 던지거나 회초리를 들으셨다.
물론 잠이 많아서, 피곤해서, 공부하기 싫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졸린
이유는 교실의 실내공기오염 때문이기도 하다.
10여 평이 되지 않는 교실서 난로를 피우고 50여명이 모여 있으면,
당연히 산소는 부족하게 되고 이산화탄소는 많아진다.
심하게 표현하면 아이들이 질식되는 것이다.
아마, 요즘 좁은 학교 교실에 5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수업하면 조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환기가 잘 안되는 버스에서 40여명이 탑승하면 졸린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하거나 피부병을 앓는 것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교실과 복도에 칠하는 페인트 성분이나 접착제 등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VOCs(Volatile Organization Compounds-휘발성유기화합물)라고 불리 우는데,
페인트나 접착제 성분에 신경독성물질인 톨루엔이나 중추신경계 영향물질인 스티렌, 발암물질인 벤젠 같은
휘발성 인체 유해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폐에서 걸러지지 않는 미세먼지(PM10)가 실내공간에 많이 떠다니면서
아토피 피부염이나 기관지염이 옛날 학교에서도 빈번히 발생하였다.
다만, 예전엔 산에 나무도 많고, 도로에 자동차도 적고, 연료를 많이 태우지않아
일반 대기 중의 공기가 매우 깨끗했었기 때문에 이러한 화학물질 과민증이 쉽게 해소 되었지만,
지금은 학교나 집, 바깥 공기 할 것 없이 오염되어 있어 한번 병이 발생하면 쉽게 낫지가 않는다.
2004년부터 학교와 집,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는 실내공간에서 오염물질이 발생되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전 국민적으로 알려졌다.
이른 바‘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라 불려진 이 병은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실내공간에서 생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활하는 집이나 사무실, 학교, 유치원, 문화시설, 백화점, 지하역사 등에서
인체 유해물질이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 5월 30일, 환경부에서 발의한‘다중이용시설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이하 실내공기법)이
시행되게 된 것이다. 아파트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실내공기질을 조사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하고, 그 기준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벌금을 물게 된다.
때문에 요즘 건물은 예전처럼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하지 못한다.
물론, 아무리 법 정비가 잘 되어 있다하더라도 실내공기질 측정자의 양심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여전히 제도적 보완점은 남아 있는 상태이다.
학교와 집은 우리들의 평안한 안식처이자 배움의 장이다.
이러한 학교와 집이 아이들을 공격하고 있다.
신선한 공기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우리 도시의 아이들, 조금만 추워도 감기에 걸리고,
면역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학교와 집은 아이들을위한 안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돈이 없어도 실내공기를 개선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있다.
새집이든 오래된 집이든 다음의 10가지 방법만 실천하면 어느 정도 실내공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새집증후군 10가지 예방법
1. 실내에서 흡연안하기
2. 냉난방할 때 환기 잘 하기
3. 포르말린을 사용하지 않은 목재가구 구입하기
4. 청소 자주하기
5. 천연소재로 만든 페인트 사용하기
6. 새집에 들어가기 전 난방하면서 환기하기
7. 화학물질이 함유된 방향제 사용안하기
8. 공기청정 식물 키우기, 제올라이트 놓아두기
9. 잠자는 방에 새 가구 새 책 두지 않기
10. 집안에 휘발성물질 두지 않기
건 강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정보와 질문의 장
학교와 집이 아이들을 아프게 해요!
지혜녀 |
조회수 : 980 |
추천수 : 49
작성일 : 2008-11-25 14:21:09
회원정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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