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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민철이와 희수가 싸웠어요

| 조회수 : 1,962 | 추천수 : 22
작성일 : 2011-04-27 18:14:17
4월 27일 -첫번째 이야기
오후 3시 30분 .
학생들이 등원하여 원내가  살아 움직이는 시간이다. 선생님께서 민철이를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긴장을 한 모습이다.
민철이와 희수가 싸웠단다.
목덜미가 손톱으로 글켜 약간 생채기가 났다. 민철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누구와요? 샘"
"희수"
3학년에서 가장 말썽을 부리는 민철이와 희수가 실랑이를 벌인 것이다.
급히 구급상자를 열어 소독을 하고 머큐롬을 바르고 후시딘을 발라 주었다.
그리고 희수를 사무실로 보내달라 했다.
희수는 겁을 먹었는지 약을 바르고 있는 나와 민철이를 번갈아 보면서 눈만 멀뚱거린다.
"누가 더 잘못했다고 생각해"
서로 이유를 대면서 상대방이 잘못했단다.
굳이 왜 싸웠는지는  이유가 중요치 않다. 사소한 것.
그것이 요즘 아이들의 싸움거리인 것이다.
"화해할거야?"
그런단다. 둘이 악수하라니까  서로 미안하다며 악수를 한다.
"악수하면서 서로 껴안아주기"
그것까지는 싫다고 고개를 젓는다.
분명히 자기가 잘못한 것을 인정도 하고, 미안하다고는 하는 두 아이에게 강요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소한 싸움을 보면서
자기의 의견이 분명한 것을 볼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우리의 자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사회적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관심있게 돌봐야할 것 같다.
혹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지....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년공원
    '11.4.28 3:36 AM

    글쎄요...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보다 어린 연령의 아이들의 싸움에서는 그 이유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른이 보기엔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이 그 싸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심각한 이유였으니까요.
    물론 부모나 교사가 포청천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되지만 - 잘잘못은 아이들이 스스로 가려내게 하는 것이 교육이니까요 - 일의 전후 사정을 양쪽으로부터 찬찬히 다 들어주는 것이 곧 민주주의 사회교육이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저희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엠 쏘리" 라고 말하게 시키지를 않아요. 그 이유가 첫째,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진심으로 뉘우치는 마음없이) 그냥 "쏘리" 한 마디면 다 용서된다 하는 그릇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구요, 둘째, 아이가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사과를 하도록 시키는 것은 아이의 인격과 사고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에, 친구를 다치거나 속상하게 했을 때는 반드시 "아유 오케이?" 하고 물어보도록 시킨다고 해요. 네가 저지른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확인하도록 하는 의미도 있고,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이 피해를 입었지만 저쪽이 먼저 원인제공을 했던 경우라도, 자존심 상하거나 억울한 마음없이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거든요. 물론 "아유 오케이?" 하고 물은 다음에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끼면 "아이엠 쏘리"라고 자발적으로 말하는 것은 대환영이지요.

  • 2. 나무
    '11.4.28 11:14 PM

    어른인 부부들도 사소한 걸로 싸우잖아요.
    나중에 싸운 이유는 다 까먹고 싸웠다는 것만 기억하고요.
    사실 큰 일로는 잘 안싸웁니다. 큰일이 나면 오히려 뭉치게 되지요. ^^

    소년공원님의 쏘리 이야기에 아~~ 그렇구나 했습니다.
    애들끼리 싸울 때 특히나 한 애가 일방적으로 장난쳐서 다른 애 기분을 상하게 할 때
    사과하라고 미안하다고 말하게 했어요.
    그러면 정말 소년공원님이 말씀하신대로 그릇된 상황이 가끔 벌어집니다.
    먼저 장난친 아이는 미안해... 라고 얼른 말하면서 면죄부가 씌어졌고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여전히 기분이 나쁘지만 괜찮아라고 답합니다. 안그러면 혼나니까요.

    사과 받는 아이가 어떤 경우에는 잘못 해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다야?
    난 미안해 소리 못받아들이겠어 라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애보다 피해를 당한 아이가 더 혼나게 됩니다.
    너는 왜 그리 속이 좁냐 하면서요.
    ...
    지금까지 억지로 사과를 시켜왔고 또 사과 한마디면 다 용서된다는 우스꽝스런 상황을 만들어왔네요.

    근데... 아유 오케이?는 아직 완전히 이해가 안되고 있어요.
    만약 가만히 책 보고 있는 형한테 동생이 장난을 걸었어요.
    그 바람에 보던 책장이 넘겨져버렸고 형은 화를 내고 둘은 싸우게 됐을 때
    동생이 형한테 아유 오케이? 이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닌 거 같애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라고 해야 하나요?

  • 3. 소년공원
    '11.4.29 4:25 AM

    부부가 사소한 일로 싸운다, 큰 일이 있으면 오히려 뭉친다, 이거 정말 공감하는 말이예요.
    사람이 사소한 일에 상처받고 기분 나쁘고, 또 사소한 일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죠?

    "아유 오케이?"
    요건 분쟁을 해결하는 도입 부분이지, 그렇게 한 마디 물어보았다고해서 그 자리에서 해결이 되는 건 아닌데요... 원래 글의 논지를 벗어날까봐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더랬어요.
    그리고 우리 문화와 미국 문화의 차이점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된 방식이라, 딱히 이것이 항상 옳다! 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암튼, 코난군과 겐타군이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겐타군은 순전히 놀이로 스파이더맨 흉내를 냈을 뿐인데, 아직 서투른 근육조절 때문에 그만 코난군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고 말았어요.
    화가 난 코난군이 두 손으로 겐타군의 얼굴을 꼬집었고, 겐타군은 꼬집힌 얼굴이 아프기도 하고, 일부러 저지른 잘못이 아닌데, 그 때문에 화를 내는 친구가 서운해서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 선생님은 위의 과정은 보지 못했고, 겐타군의 울음 소리와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두 아이를 불렀어요.

    일단 선생님이 해야할 일은 두 아이 모두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들어주어야 합니다.
    코난군의 이야기와 겐타군의 이야기가 다른 버전일 것이 분명하지요?
    이야기를 들어줄 때는 아직까지 잘잘못을 가리는 판단적인 코멘트는 하지 말아야 해요. 매우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참, 다친 아이의 상처를 살피고 약을 바르는 등의 응급처치가 가장 먼저 되어야 하구요.

    그 다음에, 코난군에게 겐타군이 괜찮은지 살피라고 합니다. 이 때가 "아유 오케이?" 를 하는 때죠.
    겐타군이 "오케이" 라고 하면 상황 종료이지만, 아직도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이 풀어지지 않았다면 겐타군은 선생님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안고 눈물을 닦아주거나 등을 토닥여주는 것이죠.
    그리고 코난군은 선생님과 함께 어린이집 놀이규칙을 복습합니다.
    -친구에게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말로 할 것
    -말로 안풀리는 어려움은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할 것
    등등, 미리 정해두고 모든 어린이가 지키고 있는 규칙을 상기시킵니다.
    코난군이 어떤 규칙을 어겼는지 스스로 알게 하고, 다음 번에는 잊어버리지 않을 것을 다짐받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코난군은 분한 마음이 가라앉거나 지나치게 흥분된 감정이 풀어질 때까지 놀이를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있게 합니다. 이걸 혹자는 "타임아웃" 이라고 하는데, 그건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있는 말이고, 그냥 "캄 다운" 하는 것이라고 이름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모나 교사가 "누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가려주는 것은 아이들의 도덕성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양심으로부터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하고, 그에 따른 댓가를 치루는 과정이 공명정대해야만 아이가 세상이나 타인을 탓하지 않고, 양심과 도덕에 의지하게 됩니다.

    아이고... 지금 나가봐야해서 글이 길기만 하고 잘 설명이 안되는 횡설수설이었습니다.
    죄송하구요...
    제가 다음에 시간이 날 때 따로 글로 써서 올리겠습니다.

  • 4. 허브
    '11.4.29 1:23 PM

    제가 요즘 의문을 가지던 내용을 소년공원님이 알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아이가 자갈수록 엄마가 열심히 찾아보고 알아 초보탈출을위해 노력해야함을 느끼고있습니다

  • 5. 나무
    '11.4.30 10:19 AM

    결혼해서 첫 아이를 낳고 있을 때 미혼인 후배가 놀러를 왔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나중에 애들끼리 싸워서 혼내킬 때 꼭 이유를 물어보고
    혼내라고 후배가 그러더군요.
    자기가 어렸을 때 언니랑 오빠랑 싸우면 엄마는 절대 이유 같은 것은 안물어보고
    싸운 사람 모두를 벌 줬대요.
    자기는 벌을 받더래도 왜 싸웠는지 엄마가 최소한 그거는 물어봐주기를 바랐는데
    엄마는 절대 물어봐주지 않았대요.
    억울할 때도 심지어 자기가 싸움을 건 상황일 때도 엄마가 물어봤으면 했는데
    그런 적이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자기는 나중에 애들이 싸우면 꼭 물어볼 거라고 어렸을 때부터 결심을 했다나요...
    소년공원님 말씀 들으니까 그 후배 생각이 나네요.

    요즘 양심과 도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글들을 접하면서 가슴이 철렁합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싶어서요.
    공부를 잘 못해서 성공을 크게 못한다고 해도 행복하게 살 수는 있을 거 같애요.
    하지만 양심과 도덕이 바르지 않으면 그 인생,
    한번에 무너지는 건 일도 아닐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아이들 정말 잘 키워야지 하게 되네요.

    소년공원님의 양심과 도덕에 관한 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6. 한샘
    '11.5.4 4:33 PM

    저는 현장에서 아이를 지도하는 일을 합니다.
    소년공워님의 글을 읽고 느낀바가 많습니다.
    아이들을 지도 하면서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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