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작은 수학전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친지도 그럭저럭 25년이 되었네요.
제가 사는데 바빠서 시간에 많이 쫓기다 보니 이곳에는 어쩌다 한 번 씩 들어옵니다.
주로 혼자 밥먹을 때 ... ㅋㅋ
요즘 수학에 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주옥같은 말씀 해 주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아이들 키우면서 몸소 경험한 정보들 아낌없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보기 참 좋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간 날 때마다 뭔가 정보가 될 만한 것들을 좀 올려 보려구요.
그동안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어머님들께 하고 싶었던 이야기, 터득한 노하우, 만났던 아이들이야기, 배우고 느꼈던 것들.... 가급적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올려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초,중,고 다 가르쳐봤고, 지금 중,고등은 선생님들께 맡기고 초등 아이들 수업만 들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글들이 초등수학에 도움이 되는 글일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초등수학관련 글에 달린 댓글에 '초등수학 뭐 할거 있어요?"라는 댓글 보고 저 상처 받았습니다. ^^
초등 수학은 아이들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배웁니다.
물론 중등, 고등 수학의 초석이 되어 좋은 대학을 가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죠.
그러나 많은 분들이 초등 수학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 꼭 경험해야 할 것들, 지켜야 할 것들을 못보고 지식적인 것에만 포커스를 맞춥니다.
저는 그런 빈 공간들을 채우는 글들을 올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많이 접하게 되는 '수학 잘하는 비결'에 관한 글들은 결국 수학을 잘하거나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들이 대부분이예요.
그보다 훨~씬 많은 '아주 평범한 아이들' 을 위한 글은 별로 못봤습니다.
제 글이 '아주 평범한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은 제가 여기 자주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달다주시는 댓글이나 보내 주시는 쪽지에 일일이 답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점은 많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더 부탁드리면 제 글은 학원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오늘 올릴 글은 '초등 3학년에 시작해요--서술형'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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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은 보통 집에서 어머님들이 수학을 봐 주십니다.
대부분 방학때 한 학기 내용 한 번 가볍게 공부하고 학기 중에는 한 권 혹은 두 권 정도의 문제집을 풀게 합니다.
3학년 내용이 중요하지 않은것은 아니나 내용 자체가 많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한 달동안 한학기 선행이 그다지 힘든일은 아닙니다.
다만 개념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고학년에 가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기본개념을 중요시해야 하는데 가정에서 지도를 하다보면 이 부분이 많이 허술해 집니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은 다음에 이야기 하도록 하고 오늘은 딱~ 3학년에 시작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서술형 문제' 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희 학원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서술형' 과 '풀이노트 쓰기' 입니다.
이 중 서술형은 '서술형 전문교재'로 수업 시간마다 2, 3문제 씩 꾸준히 풀게 합니다.
3학년 정도 되면 수업 내용으로도, 아이들 연령으로도 서술형 문제를 접할 수 있는 연령이기 때문입니다.
즉, 서술형 문제를 만드는 입장에서도 문제로 만들기 적당한 난이도가 되고, 풀이에도 좀 쓸 내용들이 생기지요.
수학은 "쓰기 싫어하면 절대 잘할 수 없는' 과목입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점점 글씨 쓸 일이 없어진다지만 수학만은 아직까지 아날로그 식으로 직접 손으로 써서 풀어야만 내 실력이 되거든요.
'서술형 문제'는 단순히 푸는 과정만을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 개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저희 학원 3학년 원생들의 쓰고있는 서술형 교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군데 군데 빨간 글씨는 저희 학원의 교사들이 첨삭해 준 부분입니다.
세자릿수 계산 방법을 글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두자릿수 곱하기 한자릿수의 개념을 두 가지로 잘 설명 해 놓았지요.
훈련이 안된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런 문제를 보면 당황하지요
문제에서 꼭 써야할 문장을 선생님께서 첨삭해 주었습니다.
공간이 모자라 포스트 잇 까지 붙여 가면서 열심히 썼지요? 보통 서술형은 글씨 쓰기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잘 할거라고 생각하시지만 아래 사진은 남학생 책 입니다.
쓰기가 싫지 않고 쓰는 것이 두렵지 않아야, 고지식하게 쓰는 습관이 되어 있어야 이렇게 꼼꼼한 서술이 가능합니다.
이런 서술형 문제를 잘 풀게하기 위해서는 3학년 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배워야 할 내용의 난이도가 높지 않고, 아직은 수학이 웬수같이 느껴지지 않아서 시키는 대로 말 잘듣는 시기이기도 하고, 손힘이 적당히 생겨서 쓰기가 힘들지 않은 연령이지요.
서술형을 고학년되어서 갑자기 잡으려고 하면 잘 안됩니다. 아니, 잘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안잡힙니다.
6학년 정도 되면요,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발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술형 문제를 푸는 방법도 모르지만 가르쳐 줘도 쓰는 습관이 손에 배어있지 않기 때문에 개선이 안됩니다.
내원한지 6개월이 넘도록 지도한 6학년 여학생입니다.
딱~ 문제 푸는데 필요한 식만 달~랑 써 놓았습니다.
이것이 모범답안입니다. 위의 학생은 정답은 맞았지만 서술형 채점기준으로는 감점대상이지요.
때문에 서술형 문제를 초등 3학년 혹은 4학년 부터 시작하면 습관잡기가 정말 좋습니다.
저희 학원에서 현재 쓰고 있는 교재입니다.
2학기 부터 새로 쓰게되는 교재입니다. 스토리텔링 문제가 잘 되어 있어서 이 교재로 바꿀 예정입니다.
두 가지 책이 모두 서술형문제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저 책홍보하러 나온거 아닙니다. ^^
가정에서 아이들을 지도하실 때, 어느 책을 쓰셔도 무방합니다만 한 가지 명심하셔야 할 것은
'절대로 지겨울 만큼의 분량을 내주지 마시라'는 것 입니다.
매일 시키실 때는 하루에 한 문제, 일주일에 5문제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해야할 분량이 많아지면 쓰기가 싫어지고 , 쓰기가 싫어지니까 풀이과정을 짧게 서술하고 끝내버리게 됩니다.
결국 '습관잡기'는 실패하게 되지요.
서술형은 아주 오랫동안 습관을 들여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두 교재가 본 문제를 풀기 전에 유사한 문제를 칸넣기 형식으로 먼저 풀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서술형에
적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채점을 해 주실 때는 정답만 확인하지 마시고 가급적 풀이에 있는 내용을 읽어 보시고 채점을 해 주세요.
풀이에는 채점 요령과 꼭 들어가야할 중요 내용들이 있으니까 참조하세요.
서술형이 부족하다 싶은 아이들은 풀이를 보고 그대로 한 번 더 베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야 어떻게 써야할지 감 잡기가 쉬워지니까요.
가끔 보면 초등 수학 뭐 할거있어?라고 하시는 어머님들 있는데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정말 초등수학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비단 지식적인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술형 문제에 대한 훈련도 있지만 식쓰기, 식에서 필요없는 계산 과정 줄이기, 단위가 붙고 안붙고의 의미차이, 문장제 이해하기... 등등 초등 수학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수학은 누적과목입니다.
저학년에서 못하면 고학년에서 잘 할 수 없고 초등수학이 허술하면 중등수학을 절대로 잘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제 잔소리는 여기까지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