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가 예전에 이런 뒷통수도 쳤었군요. 이 사람에게 의리라는 말은 사전에 없나 봅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 홍상수 제작부에서 일하다 김민희 불륜 터진후 고전분투하던 와중
홍상수가 유급 휴가준다는 제안을 해서 인수인계 했더니 일방적으로 짤림.
이 뒷통수에 분노하는 김초희에게 정유미가 도움의 손길을 내밈.
인용) https://blog.naver.com/ohys83/224202279830
https://theqoo.net/square/4112469336
그게 홍상수 감독님 제작부였어요. 근데 돈을 안 준대요. 처음엔 거절했는데, 영화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컸죠. 사실 그 마음이 더 크고 급했어요. 돈을 안 준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프랑스 현장 총괄 부장을 찾아가서 물어봤습니다. “돈을 안 준다고 해서 포기한 사람인데, 당신도 돈 안 받냐. 나는 견습생이니까 돈을 안 받는 거냐”라고 물어봤는데, 자기도 돈을 받기로 했대요. 예산이 줄어들고, 영화가 엎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돈을 안 받기로 했대요. 그래서 그럼 전 하겠다고 했습니다.
32살이었는데, 23살부터 9년이 지나서야 영화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보는 현장에 갔으니 제 마음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고 설레고 좋았겠습니까. 제가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은 다 잊어버렸고요. 엄청난 희열을 느끼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 그 때 제 삶이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나게 일을 했었고요. 제 선택이 옳았습니다. 그 영화 만드는 현장은 제 길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행복했는데요.
홍상수 감독님이 저를 따로 불렀습니다. ‘한국에서 더 이상 영화투자를 받아 돈을 벌 수 없는 감독’이라는 낙인이 찍혔는데, 나만의 방식으로 독립영화를 제작하면서 만들어갈 예정이다. ‘영화사 살림을 해 나갈 사람을 찾고 있는데, 나랑 같이 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달콤한 제안이었죠.
너의 영화도 찍을 수 있다. 그러니까 저는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한국에 들어갈 참이었습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 한국에 돌아갔습니다. 파리에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제가 결혼할 남자친구도 있었거든요. 그 친구도 버리고 갔습니다(웃음). 그니까 소위 말해서 파투 낸 거죠. 감독님의 제안에 눈이 멀어서 보따리를 싼 뒤, 한국에 들어왔죠.
들어와서 저는 연출부가 아니라 제작실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이후에 PD를 답니다. 투자, 배급, 홍보가 영화의 시작부터 개봉까지의 과정인데요. 이걸 모두 제작사가 주관합니다.
제가 1부터 100까지 다 하는 제작사를 만드는 데 6년이 걸렸습니다. 당연히 첫 월급은 없었고요. 그 다음은 70만 원, 120만 원, 150만 원, 그리고 영화사가 안정될 때 마지막 월급이 200만 원이었습니다. 돈 생각 하지 않고, 확실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사가 안정되면 먹고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른바 ‘몰빵’했습니다.
그런데.. 인생이 참 아이러니한게요.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이제 밥 벌어먹고 살겠다’ 싶을 때 위기가 닥쳤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위기는 늘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더라고요. 제가 존경하고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님이 여배우와 사랑에 빠진 겁니다.
김민희 배우와요. 그게 왜 위기냐면, 그때 김민희 배우가 아가씨라는 영화의 주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CJ에서 날마다 전화가 왔고, 감독님 가족들을 포함해서 제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습니다. 감독님은 저를 앞세워서 뒤로 숨으신 분이거든요. ‘한 사람의 모자란 부분이 너무 크게 부각됐을 때 찾아오는 위기’이죠. 제가 그 때 감독님께 많이 실망했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기자들의 전화도 너무 많이 받았고요.
더 힘들었던 건, 영화 1편을 마치려면 엄청난 공정이 들어가는데요. 그 공정 하나하나마다 다 펑크가 났습니다. 업체 사람들에게 물어줘야 할 돈 뿐만 아니라 그 어려움이 저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했어요.
제가 그래서 초강수를 둡니다. 제가 ‘그만둔다’고 하면 정신을 차릴 줄 알고 “그만두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만둔다는 건 그 분이 영화를 못 만드는 거라고 착각했습니다.
처음엔 저를 붙잡으시더라고요. ‘1년간 유급휴가를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었습니다. 7년간 명절 없이 일만 했었거든요. 얼마 안 되는 월급이지만, 월급을 받으면서 1년간 휴가를 갈 수 있다니 너무너무 좋은 제안이잖아요? ‘본인이 모든 것을 깨끗하게 다 정리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행간에 떠도는 복잡한 소문도 무사히 잘 끝낼테니, 너는 쉬라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제 밑 직원 2명에게 인수인계를 하게 됩니다. 돈이 어떻게 흐르고,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지 등의 공정을 2명에게 한 달간 인수인계했어요. 그리고 캐나다에 1년의 유급휴가를 떠났는데요.
정확히 한 달 후에, 제가 사랑하던 직원 2명과 연락이 안 됩니다. 이메일 주소도 바뀌어 있고요. 정산할 수 있는 은행 거래도 다 바뀌어 있었습니다. 음.. 감독님에게 잘리게 된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