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화려하면서도 속으로는 스트레스로 찌들어가던 아들에게 드디어 월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십대이고 스타트업을 하고 있어요.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도 아주 잘되는 건 아니지만 법인이라서 드디어 대표 월급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취를 하고 있어서 저는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이가 어디 박람회에서 뭘 하고 어디서 상을 탔고 그런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난데없이 동대문 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는 등 매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동대문 시장은 스타트업 자금 마련을 위해 물건을 팔아 돈을 만들겠다는 의도였으나
자금은 다른 루트로 만들고 그건 하지 못했어요.
아이가 너무 바빴거든요.
그전에 제가 대기업에 들어가 3년 정도라도 사회를 배우고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아이는 그때 나이도 있고 회사라는 안전한 터도 있는데 그때 그걸 버리고 모험을 하느니
지금 젊을 때 하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불법만 아니라면 뭐든지 오케이합니다.
아이들이 무엇이 되든 무엇을 하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중간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아이가 파산을 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다행히 제가 막아줄 수 있을 정도로 큰 손실은 아니었으나 아이는 성공도 실패도 자기가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아이는 정신과 병원에도 혼자 찾아가 검사를 받아볼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기간 중에 극단적인 성취지향적인 방향에서
난데없이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가볍고 즐겁게 살자."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어요.
그리고 예상했던 것만큼은 아니고
예상대로 된 것은 아니었으나
이제 드디어 조금이나마 자리를 잡고 대표 월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약속했던 성공의 의미와 크기와 나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아들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창들도 대부분 자리를 잡았다고 해요.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전문직, 장교, 코인으로 큰 돈을 번 친구 등등.
동창들 중에 스타트업은 우리 아들 한 명뿐이고
회사를 만들면서 알게 된 친구들은 다들 회사 대표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