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에 잣나무가 많았어요.
잣술을 담그셨다가 명절에 개봉해서 어른들끼리 기분좋게 드셨죠.
잣술은 잣을 까지 않고 솔방울 대형사이즈 처럼 생긴 잣을 통으로 넣고 소주를 부어 만들어요.
종가집인 우리집 설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초저녁부터 남자 어른들이 초저녁부터 부어라 마셔라 하고 비워낸 술통에 남은
잣열매
까보면 안에 고스란히 잣이 들어있죠.
그게 아까웠던 종일 전부쳐대며 밥한숟가락 못 먹은 맏며느리였던 우리엄마와 막내숙모.
그리고 중딩부터 초딩까지의 애기들
다 같이 잣을 까먹고 설 당일에 며느리도 손주들도 다 취해서 못일어났던 사건,
그 알딸딸 고소한맛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