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라고 하기도 그런데 젊은이들이 상의를 하늘색으로 같은 색 티셔츠 입고
윤썩렬 탄핵이라고 써진 글자를 한 사람 당 하나씩 들고서
마치 일인 시위하듯 여럿이 줄 지어 서서 하더라고요.
다른 곳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나요?
저는 약속 있어서 나갔다가 첨에는 차가 안 빠져서 사고 난 줄 알았는데
사거리 가까이 가니까 전경버스가 세워져 있길래
아 교통사고 아니고 여기서 시위를 하나보다 했어요.
전 학교도 이 근처에서 다녔는데 대학 때도 그 닭장 차 봤는데
그 똑같은 차를 지금 내 나이가 몇 인데 지금도 여기서 저걸 보다니 싶기도 하고
약속 시간에 늦어져서 짜증이 나기도 하면서 저야 차안에서 시원하기나 하지
오늘 더워서 밖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그 더위에 저걸 들고 있는 애들을 보니
속도 상하고 그렇더라고요.
나도 한때는 이한열 열사사고날 때도 저들 만한 나이에 저렇게 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도돌이네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내몫은 했으니 이제 니네들이 살아갈 세상이니까
이젠 더워도 너네들이 해야겠지,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흘러 넘치는 홍대 앞으로 온건가 싶기는
했는데 한편으론
박근혜 때 그 추운데 나가서 정권 바꿔 줬더니
마지막에 엄한 놈한테 권력 쥐어주고 나온 꼴인거 생각하면
저런 게 다 무슨 소용이랴 싶기도 하고 교통 경찰이 홍대 앞 사거리 신호등을
손으로 조절하는 동안 신호기다리면서 만감이 교차하고
예전처럼 딱부러지게
뭐가 옳고 뭐가 나쁘고 이렇게 선명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생각만 한가득이었네요.
웃기는 건 그 와중에 반대편에서는 누군가는 차량에 스피커를 한껏 올려서
예수 믿고 천국가자고 소리 지르면서 돌아다니던데 진심 부끄러운 꼬라지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