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늙어가니 자매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네요
저희 시누이 두 명은 엄청 사이 좋고
늙어서 서로 의지하면서 사는게 보기 좋구요
동서들도 자매들과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내니 부럽더라구요
저희 집은 1남 2녀 언니 한 명 있어요
언니가 58년생 오빠는 7살 아래 저는 10살 아래구요
어렸을 때 부터 나이 차 많이나서 친하거나 그렇지 않았던 듯 하네요
엄마가 93세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데
저와 오빠가 챙기면서 살았어요
언니는 멀리 산다는 핑계로 삼사년에 한 번씩
친정방문 하는데 집이 좁네 불편하네 등등 하면서
꼴랑 하룻밤 자고 가더군요
결혼하고 나서 거의 매일 엄마한테 전화로 남편 흉
자식 흉보고 죽네 사네 이혼하네 해서 엄마가 노이로제 걸릴 정도 였는데
다 늙은 지금까지 그 버릇 못 버렸어요
남편과는 이혼 안 하고 잘 살고 있으면서 지금은 또 졸혼 타령을 합니다
큰 딸이 남편 닮아 피부 까맣고 못 생겼다고 구박하고
아들은 자기 닮아 뽀얗고 키크고 잘 생겼다고 편애했는데 딸복이 있는지 잘 커서 효녀노릇 하더라구요
언니는 동생들은 대학까지 보내줬고
본인은 못 배워서(여고 졸업) 동생들이 엄마 돌보고
부양하는게 맞다라는 마인드예요
언니가 맏딸이라 희생해서 대학을 못 간게 아니고
본인이 공부 못하고 싫어해서 못간건데요
부모님이 시골에서 그리 부유하지 않은데도 교육열이
높아서 언니 공부방도 따로 마련해서
의자있는 책상도 새로 사주고 참고서등도
구해서 주고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요
고등학교도 간신히 들어갔지만 졸업도 간신히 했죠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졸업 못 할 뻔 했는데
아버지가 사정사정 해서 졸업하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옛날에는 그런게 통했었나 봅니다
부모님이 언니 대학 보내는게 소원이었는데
공부는 뒷전이고 멋부리고 노는데만 신경 썼으니
졸업 후 친척 빽으로 꽤 괜찮은 직장에 취직 했는데
월급 많이 받았는데도 부모님 용돈 한푼 안 주고
본인 치장 하는데 다 썼어요
그당시 유명 브랜드인 논노(?) 등의 옷만 입고
유명 헤어샵만 다녔죠
원장의 권유로 미코 예선에 나가서 예선만 통과한
일도 있었고 아뭏튼 실컷 즐기다가 좀 늦게 선보고
형부 만나 결혼 했는데 아버지가 형부한테 성질머리
안 좋은 딸 넘겨줘서 미안하다고 했을 정도예요
형부가 좋다는 혼처 다 마다하고 외모만 보고
한 눈에 반해 결혼 했으니 본인이 책임져야죠
그당시 기준으로 월급 꽤 많이 받고 직장 생활
오래했는데 모은 돈이 별로 없어 땅 팔아서
혼수 해줬어요
결혼 생활 내내 싸우고 친정에 오고 했는데
친정 식구 누구도 언니 편을 안 들어줬어요
형부가 돈도 잘 벌어다주고 순하고 가정적인
사람이라 여지껏 사고 한번 친 적이 없고
지금은 심한 당뇨환자인데 본인이 당뇨식으로 혼자
챙겨 먹으며 관리하며 산다네요
언니랑은 전화도 안하고 산지 오래 됐고
오빠도 언니를 싫어해요
친정 일은 오빠랑 상의하고 안부 전화 하는
정도로 살고 있어요
언니 소식은 친정엄마를 통해서 듣고 있구요
자식들 결혼 할 때나 얼굴 보는 정도로 살았는데
언니 아들 딸 둘 결혼 했을 때 보고
저희 딸 작년에 결혼 했는데 그 때 8년 만에
얼굴을 봤네요
언니가 늙어서 외로웠는지 엄마를 통해서
저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나봐요
그런데 저의 마음이 열리지가 않네요
20대 때 언니한테 받은 상처가 지금 까지 남아있고
친정일은 나 몰라라 하는 것도 괘씸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