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속* 가려던 계획이 있었는데 성시경이 며칠 전에 그곳 식당을 너무나 극찬을 하는 바람에
이거 먹으러 속*에 다시 올 의향이 있다는 정도로까지 말하는 경우는 없었던지라
종원이 형, 동엽형 데려오고 싶다고까지 해서
원래 가려던 시간 보다 훨씬 일찍 무려 새벽 5시에 떠났죠.
차가 안 막혀서 그건 좋더라구요.
오다가 좀 쉬기도 하면서 2시간 40만에 도착해서 가게 앞에 가니 7시 50분이었는데
이미 가게 앞은 줄이 서 있더라구요.
8시 되니까 번호포 나눠주러 젊은 아저씨 오십니다.
내 앞에 분명 7팀 이상 있었는데도 저는 7번을 받았어요.
그 가게가 자리가 7개라 시간당 7팀을 받을 수 있는데 제가 그 7번을 받은 거죠.
알고 보니 가게 개시 시간인 9시보다 뒤에 오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제가 7번을 받았던 것.
그래서 저는 차에서 1시간 구겨져 있다가 9시에 입장해서 식사했어요.
음식맛은 네, 좋았어요.
일단 여사장님 고수인게 밑반찬도 무척 맛있어요.
간 세지 않고 버섯 너무 맛있었는데 저도 주부 경력 몇 십년 차라
보면 내공이 있다 없다 알겠는데 버섯이 간이 너무 잘 맞고 무르지 않고 맛있었고
세멸 볶음도 간이며 심지어 당근 말린 걸 섞어서 색감이며 세멸에 당근 말린 거 쓰신 거 보니
음식 정성껏 하신다 싶더라구요.
두루치기도 두루치기지만 된장찌개 아주 맛있어요.
음식은 장맛이라고 하는데 저도 요즘은 시가, 친가 다 장 안 담그셔서 시판 된장 이것 저것
심지어 자기 이름 내고 하는 비싼 장 사서 먹어도 다 조금은 아쉬웠는데 장이 이건
색은 별로 인데 먹어보니 짜지 않으면서 맛있어요.
그거랑 두루치기랑 먹으면 아주 좋고 두루치기도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는데
오픈 주방이라 제가 봤는데 특별한 처치를 하는 것 같진 않은데 숙성을 어떻게 하신건지
정말 입에 맞더라구요.
문제가 다들 와서 먹고 거기다 포장까지 해가니 사장님이 너무 일이 많으셔서 힘들 것 같고
당분간 동네 사람들은 오지도 못한다 하더라구요.
기존 단골들은 성시경 죽이고 싶을 듯 ㅋ
세상에 그보다 더 비싸고 입맛은 제 각각이니 뭐 세상에 없는 맛은 아니지만
식당밥이 그렇지 할텐데 반찬과 밥까지 맛있으면서 양도 좋고 주요리가 12000원인 건 참 드물다 싶어요. 저도 집에서 내 가족 먹는 음식을 해도 편하려면 볶음밥이니 하는 식으로 한 그릇 식사하고
말지 싶으니 손가는 밑반찬까지 다 하면서 식당하는 우리나라 백반집들 정말 귀하다 생각해요.
저라도 여기오면 즐비한 대게점으로 가지 그냥 무슨 땡땡 식당에는 안 갈거 같은데
거기서 이렇게 만족스럽게 먹으니 도전 하실 분은 한번 가보셔도 좋을 듯 해요.
저도 결국 대게는 안 먹고 내일 다시 한번 더 먹어야 겠다 싶어서 아침 리조트 조식을
건너뛸까 생각 중인데
저는 그냥 여기 리조트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여기서 밥만 먹고 다시 돌아와서
베란다 바로 앞이 수평선과 바다만 있어서 파도와 포말이 부서지는 소리나 들으면서 있으니
할 일 없어서 써봤어요. 아 지금은 가로등 아래서 누군가 폭죽을 터트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