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기온이 낮기도 했지만 바람이 휘몰아쳐서 털달린 롱패딩으로 둘러싸매고 극장엘 갔어요
사람들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시간되니 다들 파묘보러 우르르...
결론적으로 내내 무서웠지만 넘넘 재미있었어요^^
이야기가 흘러가며 분위기 으스스에 한번씩 깜짝깜짝 놀래키고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진주엄마,.. 다들 연기들이 짱짱하니 눈을 뗄 수도 없고 벗어놓은 패딩 뒤집어쓰고 눈만 내놓고 한번씩 놀라서 소리치려는 제 입을 셀프로 틀어막으며 옆에 앉은 남편 손을 피가 안통하도록 쥐어짜며 봤어요 (불쌍한 남편 ㅠ)
스포일러는 안 읽었지만 82에서 앞에 반은 재미있고 뒤의 반은 지루하다는 후기들이 있었는데 정신없이 보다보니 끝!이네요? 대체 어디에 지루한 후반전이 있다는건지..
저에게는 재미반 지루반 느낄새도 없이 통으로 빠져들어 같이 휘몰아치다 끝난듯 ㅎㅎ
다만, 관람 후 나오며 현실로 돌아오니 그 일본귀신들이 꽤나 많은 한국인들에게 빙의해서 활개를 치며 날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했어요
어쨌든 간간이 한국영화를 보면서 그럭저럭 재미있는 정도였고 딱히 대박이란 생각이 든 영화가 없었는데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예요) 이 영화는 아주 만족스럽게 봤어요
김고은은 무당인데 자연스럽게 굿판 분위기 아주 잘 살렸고 볼수록 한국 영화계에 자기만의 페이스와 연기력을 갖춰가는 것 같아 앞으로도 기대되고, 유해진은 물흐르듯 힘뺀 연기가 역쉬!였고 최민식은 따로 말할 것 없고...
세상이 변하다보니 문화 전반에 외국의 것들이 혼재해서 한국냄새 나는 영화가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데 억지나 강요없이 한국적인 민속 분위기 잘 살리고 화면 연출 좋고 재미까지 더한, 간만에 재미있는 한국영화를 봤네요
아무리 티비가 커도 이런 영화는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 제맛!
알포인트도, 장화홍련전도 무섭다고 소리지르면서도 이불 뒤집어쓰고 잘 봤는데 파묘도 무섭지만 시간가는줄 모르고 온 몸에 힘줘가며 보고나니 기운이 다 빠져서 배도 고프고 해서 찬바람 뚫고 동네 맛집에 가서 뜨끈한 매생이굴국 훌훌 먹으며 배 채우고 나니 당분간 부러울게 없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