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전] 이혼과 친구

... 조회수 : 5,131
작성일 : 2024-03-01 14:01:52

베스트 글 보다보니 이혼 당사자 경험 공유하면 재밌을 거 같아 올려요. 

이혼 10년차입니다. 

 

결혼이나 ex에 대한 이야기는 이곳에도 많고 개인사이니 각설하고요 

이혼하면서 나름 이득이었다 생각했던게 인간관계 정리였습니다. 

 

베스트글에서는 이혼하라 말했더니 결국 섭섭했다의 내용이잖아요. 

사람이니 그럴 수 있죠. 푸념한건데 다큐로 받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 사후 주변사람들 반응에 따라 조금 걸러지는 경험을 했어요.
주로 커밍아웃 이후 베프들의 행동이죠. 건너 알거나 한두번 보는 지인들은 생략합니다. 

 

베프 A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게 내가 너 사람볼 줄 몰라서 이럴 줄 알았어. 인사시켰을 때 별로더라고, 니가 좋아하길래 아무말 안했지. (저는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좋아하는 티도 잘 안내고요). 넌 이 언니한테 많이 배워야지. 등등 제 탓을 하는 친구였어요. 지금은 일년에 한번 단체로 만날까 말까 합니다. 

 

베프 B와 C는 결혼 후 지역이 너무 멀어 자주 보진 못했지만 학창시절 정말 친했던 친구들였어요. 
넌 괜찮아? 요즘 이혼 별거 아니라고들 하더라. 힘들면 말해. 같이 여행갈까? 등 제가 표현도 잘 못하고 대놓고 아껴주지도 못했던 이들이 이렇게 위로해줍니다. 이후 명절이나 생일에 전화해서 홀로 헛헛할 친구에게 커피쿠폰이라도 쏴주고요. 카톡으로 요즘 이런 드라마 재밌대, 영화 재밌대 너 봤냐? 이리 묻기도 하네요. 

 

웃긴게 베프 A는 지금도 전화오면 자기 주변 이혼한 이들의 이야기를 저와 엮어 그루핑하여 이야기합니다. 대화하다보면 묘하게 기분나빠서 주로 카톡만 하는 사이로 변했죠. 재미있는건 A가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요.  

베프B와 C와는 사이가 더 돈독해졌고 이젠 저도 나서서 잘 챙기게 되었어요. 

 

남사친도 많았지만 이혼을 커밍아웃 한 순간 들이댄 놈(미췬)도 있었고, 더 조심스러워 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불쌍해하는 놈도 있었어요. 

 

입장바꿔 남사친들의 소중한 아내들이 저와 소통하는 것을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 거의 끊었습니다. 용무가 있을때에는 주로 평일 아침에 소통하고요. 

 

오히려 지금, 이혼  10년차인 저에겐 소중한(소중하다고 제가 여기는)이들만 남았네요. 
그들과 함께 늙어가니 좋습니다. 

 

결국 나 자신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응원, 질책 해준 친구들이 곁에 남았어요. 

 

누군가 가정문제로 괴로워하는데 이혼하라고 말하고 싶을때가 있죠. 
이혼 할만큼의 문제인지 종이에 써서 스스로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고요. 
이도저도 아닐땐 그냥 남편놈 개새*하면서 편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면 됩니다. 
이것도 싫으면 거리를 두세요. 

 

정말 이혼할 사람들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합니다. 
너무 괴롭고 고단하면 그리 되더라고요. 

 

뭐 이렇습니다. 쩝. 

대한독립만세!! 

IP : 14.6.xxx.15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3.1 2:12 PM (39.123.xxx.101) - 삭제된댓글

    다같이 대한독립만세!! 

  • 2. 지금
    '24.3.1 2:19 PM (58.234.xxx.237)

    산뜻하게 행복하시죠? 그런 느낌이나요.

  • 3. ..
    '24.3.1 2:19 PM (182.220.xxx.5)

    고생 많으셨어요.

  • 4. 원래
    '24.3.1 2:24 PM (223.38.xxx.122)

    큰일을 겪고 나면 인간관계가 싹 정리가 되더라고요.
    인간의 본성이 그때 보이더라고요.
    저는 원글님과 또 다른 방식으로 큰일을 겪었었어요

  • 5. 백퍼동감
    '24.3.1 2:31 PM (121.133.xxx.137)

    힘든일 생겼을때 본성이 드러나더라구요
    베프라 믿었던것들일수록
    남의 불행이 내 행복 식으로 은근히 표출되는...
    저도 오십여년 살면서 딱 둘 남았네요
    그 둘도 제게 너 하나 남았다..라고 하는거 보면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한가 싶기도해요 ㅎ

  • 6. 라벨링
    '24.3.1 2:48 PM (223.39.xxx.58)

    이혼이라는걸 약점삼아 공격하는 것들
    이혼 경력으로 사람을 라벨링하는 것들
    이혼 경험을 나누면 자신의 처지를 상대적 우위로 올려치는 것들

    다 믿고 기대던 친구들 중에 끼어있더이다

  • 7. Umm
    '24.3.1 3:18 PM (187.178.xxx.144)

    산뜻하게 행복하시죠? 그런 느낌이나요.222222

  • 8. 정답
    '24.3.1 3:35 PM (219.255.xxx.39)

    정말 이혼할 사람들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합니다2222

  • 9. 첫댓 짱!
    '24.3.1 3:36 PM (118.235.xxx.113)

    다같이 대한독립만세 222222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723 1일 1식 건강에 나쁘진 않을까요? 3 1일 1식 12:51:42 105
1741722 압구정 현대 아파트 현재 진행 상황. jpg 2 내땅이내땅이.. 12:51:13 285
1741721 두부에 찌개 국물 쏙쏙 배이게 하는 방법 있나요? 2 두부 12:51:08 82
1741720 보험료 인상 관련해서요~ 궁금 12:47:14 75
1741719 요새 문전박대당한 시엄마글 9 에구 12:43:48 496
1741718 카톡 답 못하는 저같은 사람도 있어요 4 ㅜㅜ 12:43:09 282
1741717 급여체불 민사소송방법 4 ... 12:40:26 104
1741716 냉동고 높이가 185cm인데 들어갈 자리 높이가 184cm네요ㅠ.. ... 12:40:07 137
1741715 에어컨에 맛들였더니... 2 아놔 12:39:53 331
1741714 주식 혼조세더니 결국 떨어지네요 13 ... 12:38:10 696
1741713 협상단 "트럼프, 이재명 정부 들어선 과정 높이 평가&.. 21 속보 12:37:35 613
1741712 제가 피부암에 걸렸대요 11 Ss 12:36:17 1,293
1741711 주식 참 어렵네요 8 주식 12:32:13 707
1741710 우리나라 과일 너무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맛있지도 않았어요 35 .... 12:27:09 1,146
1741709 시댁도 머리 아프지만 친정은 더 머리 아파요. ddd 12:24:26 628
1741708 매실청고수님들? 3년만에 건진 매실 2 매실 12:22:04 277
1741707 초6아이 데리고 서울(학군지)로 이사 어디로 가야할까요? 15 콩콩이 12:21:51 391
1741706 보통 사람들이 1인1식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7 음.. 12:21:33 633
1741705 통일교 전간부 권성동에게 뇌물 고백 3 그러다가 12:20:07 824
1741704 자녀가 아이를 꼭 낳았으면 하세요? 21 ... 12:19:28 969
1741703 노란봉투법 취지 왜곡하는 과잉 불안 조장 멈춰야 6 ㅇㅇ 12:19:17 164
1741702 제가 하는 것마다 자본 많은 경쟁자가 들어와요 ㅜㅜ 12:17:32 251
1741701 셋째 낳았으면 얼마나 예쁘고 행복했을까 싶네요.. 5 셋째 12:15:03 741
1741700 관세협상결과, 민관협공 선방했다. 7 ㅇㅇ 12:13:56 644
1741699 윤석렬 피해보상청구소송 어디서? 4 ㅇㅇ 12:09:16 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