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휴가를 길게 쓰면서 집을 3주 정도 비웠어요.
냉장고 정리도 못하고 급하게 떠났기 때문에 집에 와보니 할일이 쌓여 있더라고요.
냉장고에 먹다 남은 음식들 넣어둔 건 다 파란 곰팡이가 펴서 버렸고요.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채소도 못 먹겠더라고요. 블루베리 한 통 멀쩡해 보이길래 먹어보니 강렬한 신맛 톡톡.
그런데 떠나기 전날 집에서 삼겹살 구워 먹었는데 식탁위에 쌈무 한통을 냉장고에 안 넣고 떠난 거예요. 와보니 얘만 곰팡이가 안 생겼어요. 냉장고에 들어간 집에서 만든 음식들은 다 곰팡이 폈는데.
이건 버리기도 뭐하고 먹기도 뭐하네요. 저는 방부제를 얼마나 넣었으면, 싶었는데 남편은 식초때문에 안 상했나, 먹어도 되지 않겠어? 그래서 지금 길게 썰어서 고춧가루랑 액젓 넣고 조물조물 무쳐는 놨는데요. 먹어도 될까요? 왜 안 상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