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 해서 사주를 보러 갈까 했었거든요.
예전에 가까운 곳(집근처이지만 굉장히 번화가예요) 두 군데에 사주를 보러 갔었는데
사주가 분들이 대략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정도의 남자였어요.
사주 외의 다른 것들을 하라고 막 강요하지 않고(제사를 지내라든가 개명을 하라든가)
사주도 깊이 공부한 분들 같아서 한 분은 5만원, 한 분은 10만원이었는데 돈이 아깝진 않았거든요.
특히 5만원 주고 사주본 분은 제가 가려는데도 더 궁금한거 없냐고 계속 물어보라고 해서 거의 2시간 정도 실컷 사주를 보고 왔었어요. 그 분은 같은 자리에서 거의 20년동안 사주비 5만원으로 봐주고 계신 분이라 실력이 없는 분 같지는 않았어요. 번화가여서 세가 꽤 높은 지역이거든요. (건물주일까요? ㅎㅎ)
그런데 새해 들어 5만원 받으시는 사주가님께 사주를 볼까 하고 문자를 보냈거든요.
오랫만이라서 사주비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고 답도 듣고 했어요.
그런데 한참 있다가 문자가 아닌 제 카톡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부적 같은게 오더라구요.
제가 카톡 설정을 제가 추가한 번호가 아니면 제 카톡을 추가하지 못하게 설정을 해둔 것 같은데 카톡이 와서 처음엔 좀 의아했어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 저녁에 그냥 본인이 촬영한 동물 동영상을 2개 보내오더라구요. 딱 이 동영상을 받는 순간 사주 보러 가기가 싫어지더라구요.
문자로 궁금한 사항 주고 받을 때까지 괜찮았는데, 부적을 문자가 아닌 카톡으로 보내온 순간 뭔가 불쾌한 느낌이 들었고(이건 제가 예민한 걸까요?) 저녁 시간 늦게 동영상을 보내온 순간, 뭔가 제 내밀한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하고 싶은 사주가가 아니라 시시껄렁한 나이든 아저씨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0만원을 받으셨던 사주가님께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일단 이 분께 사주를 봤을 때는 좋았어요. 그런데 그 당시 물었던 굉장히 결정적인 것들이 나중에 틀려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 드는 상황이었는데요. 제 생일에 카톡생일알람을 보고 생일축하카톡을 보내왔는데 뭔가 그 순간 거기 다시 가기 싫어지는 거예요. 저는 뭔가 의지하고 운명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생일축하카톡을 받으니 뭔가 영업하는 사람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주보러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더라구요.
사주라는 것이 운명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건데 오히려 고고하게 있는 분께는 찾아가서 또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저렇게 카톡을 받으니 가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졌어요. 영업의 목적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영업하지 않는 사주가에게 더 가고 싶더라구요. 이건 제가 좀 예민해서 그런걸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적어봅니다.
새해에 사주 보러 가고 싶기도 한데 또 새로운 곳을 개척해야 할지, 어디 가야 할지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