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모가 주식을 해서 폐가망신하는 걸 봤어요. 그 당시에 주부들 사이에서 주식하는 게 갑자기 유행인 때가 있었는데 잘 알지도 못하고 여기저기에서 돈을 꿔서 뛰어 들었다가 망한 거죠. 심지어 대학생이었던 제가 밤낮 가리지 않고 알바해서 유학가려고 모아뒀던 돈 천 만원 빌려갈 정도로요. 이모랑 같이 주식했던 친구는 그래도 남편이 퇴직금 받은 거로 빚잔치 하고 바로 쓰러져서 돌아가셨는데 이모는 이모부가 이혼은 안 하지만 빚까지 갚아주진 못한다고 해서 그 후로 근 20년 죄책감과 빚독촉에 시달리다 이모부 돌아가시고 집 팔아서 겨우 근근히 갚았어요. 제 돈은 물론 가족이니까 떼어 먹었고요.
근데 이모가 또 주식을 하더라고요. 집 팔고 돈이 좀 남았나봐요. 그렇게 개망신을 당하고 폭망하고도요. 알고도 모른 척 할수없어서 사촌동생한테 너네 엄마 또 주식한다고 알려줬어요. 그랬더니 동생은 그러더라고요, 그거 죽어야 끝나는 중독이라고 아무도 못 말린다고요. 그런데 더 황당한 건 동생도 주식을 한대요. 그 기업 내부 사정을 그 회사 다니는 제 친구를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되어서 그건 사지 말라고 알려 줬는데도 두면 언젠가 오를 거라고 안 판데요. 와, 이거야 말로 죽어야 끝나는 중독인가요. 전 주위에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은 못 봤는데요. 저만의 편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