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충분치 않아
....정경심
아이야 울어도 된다
울지 않고 의연한 네 모습이 더욱 아프구나
세상은 그런 거라고 말하지 않으련다
세상은 그래서는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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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하늘도 우리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리니
눈물을 닦고 당당하게 나아가자 아직 갈 길이 멀지 않니
그래도 너의 가는 길 걸음마다
너를 붙잡아 줄 작은 들꽃 하나
너의 은신처가 될 작은 동굴 하나
너의 추락을 막아 줄 작은 바위 하나
그러니 너는 굽이굽이 길을 돌 때마다
그저 마음만 먹어도 너에게 작은 도움을
내밀 사람으로 가득했으니
그러나 아직은 충분치 않아
이 길 다 걸으면 길 끝에 내가 서 있으리니
그곳에서 너의 눈물을 닦아 주고
너를 다시 세우리니
그때까지는 그 어떤 것도 충분치 않아
너에 대한 나의 계획은 아직 갈 길이 멀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