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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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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갔다가 여우에 홀린줄 알았어요

백설공주 조회수 : 26,879
작성일 : 2022-11-05 10:55:36
좀 길어요^^


남편과 어제그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82에서 영주 부석사 글들을 우연히 접하면서 말로만 듣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도 궁금하고 그 앞에서 바라보는 발아래 소백산이 겹겹이 달려가는 모습도 보고싶어 원래 목적지에 영주를 추가했죠 
부석사는 특히나 일몰이 아름답다고 하여 일부러 다른 곳을 들러 먹고 쉬며 가다 오후 늦게 부석사에 도착했습니다 
역시나 사과의 동네답게 둘러보는 곳곳마다 사과나무들이 그득하고 아직 따지 않은 빨간 사과들이 대롱대롱 촘촘이 달려있는 나무들을 보니 어린아이처럼 달려가서 나무타고 올라가 따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 떠나기 전 사과 한보따리는 살 계획이었지만 길가에 죽 늘어선 사과판매대가 끝이 없어 급한 마음은 없었어요


부석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는데 바로 앞에 빨래바구니마냥 큰 플라스틱 바구니 한가득 담아놓은 사과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다른 곳은 그래도 파는 자리가 세팅되어 있어서 천막도 있고 나무판자로 매대도 만들어져 있어서 가건물같은 가게의 느낌이었는데 여기는 등이 굽으신 할머님께서 길가에 플라스틱 바구니와 박스만 늘어놓고 팔고 계셨어요 
다른 곳처럼 감홍, 시나노골드, 부사,.. 등 이름표도 없이..
그런데 그 앞에서 사람들 몇몇이 사과를 먹어보고 엄청 맛있다면서 그 큰 바구니를 통째로 연달아 사가는 모습을 보고 구미가 당겨 발걸음을 돌려 맛이나 보자고 했죠 


할머님이 사과 한쪽씩 넉넉하게 잘라주셔서 생각없이 먹었는데 씹는 순간 남편과 저의 눈에 불꽃이 튀며 감탄을 하고 저는 감탄을 넘어 흥분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내 인생 사과라는 생각과 함께 반드시 사들고 집에 가서 음미하며 먹어야 겠다는… 순간적인 소유욕이 회오리바람처럼 일었어요
그 큰 바구니 가득한 사과가 15000원이라는데 한번더 놀라며 남편에게 돈을 내라고 했는데 지갑 안에 있던 돈은 달랑 7000원 ㅠㅠ 
저도 남편만 믿고 카드만 들고왔고
할머님은 카드나 이체 그런거 없이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팔고나면 빈 바구니 들고 귀가하실 스타일
갑자기 제 마음은 급해지고 근처 atm을 찾자!, 주머니를 더 뒤져봐!.. 하며 저는 더 다급해지고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 근처에 atm은 없다는 주변 상인분 이야기에 저는 절망을 하고 일단 부석사로 농부에게 끌려가는 소처럼 갔어요 


저라는 사람은 사실 먹는거에 관심없고 특히 사과도 한조각 먹으면 땡, 지글지글 한우도 다름 사람들 침고이고 눈 돌아갈 때 저는 시큰둥… 그렇게 잘 먹지도 않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요 
그리고 돈을 줘도 아무데나 둬서 남편이 어디서 발견하곤 이걸 아직도 안 치웠냐고, 안 썼냐고 물을 정도고, 자연을 워낙 좋아해서 명품, 자동차, 백화점 이런거 아무 관심이 없고 나가서 푸른 하늘에 구름만 봐도 배부르고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것만 봐도 행복하고 시리고 맑은 공기 들이마시며 나무 냄새만 맡아도 다 필요없다던 사람이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예요 


부석사에 가기 전 미리 공부하며 문화적 가치, 가람배치며 드넓은 소백산을 정원처럼 호방하게 끌어안은 풍광도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무얼 봐도 그 할머님의 사과 한쪽이 차지한 자리를 밀쳐내지 못했어요 
노을이 지면서 발아래 태백산맥의 능선이 산수화로 바뀌고 저 묵색의 능선 너머 다른 세상을 상상케하는 멋진 모습이었지만 머리 속 한곁에 제가 놓지 못하는 생각은 ‘어디 돈 구할 데 없을까?’ ‘7000원어치라도 달라고 해볼까’ ‘할머니는 아직 계실까?’등등 온통 사과 생각이었어요 
내려오는 길에 아름다운 계단과 샛노란 은행잎과 불타는 빨간단풍잎이 길을 덮고 띠엄띠엄 서있는 사찰 문들을 통과하면서 그림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저에게 그 길은 그 사과할머니에게 돌아가는 길일 뿐이었어요 


내려오면서 대부분 철수한 사과집들을 보며 괴로워하고 있는데 한집이 아직 열었길래 그래도 영주 사관데 이거라도 사가자 하고 맛을 봤지만 아까 그 사과의 강렬하고 오묘한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맛에 반도 못 미쳤어요 
그래도 사과 좋아하시는 부모님들 드린다고 두 박스 사들고 터덜터덜 내려오는데 저 멀리 그 할머님이 빈바구니를 켜켜이 쌓고 자리 청소를 하고 계시는게 눈에 확 들어왔어요 
이건 뭐 사랑하는 연인이면 바글바글 크리스마스 인파 속에서도 눈에 들어온다는 바로 그 줌효과였어요 ㅎㅎ
저는 한번 더 이성을 잃고 남편 지갑에서 꺼낸 7000원을 들고 할머님께 달려갔죠 
아직 바구니 하나와 작은 봉지 몇개가 남았는데 사정 말씀을 드리니 할머니께서 15000원짜리 바구니에 담긴 사과를 2/3나 담아주셨어요 
괜찮다고 했는데 할머님도 들어가시는 길이라 인심을 팍팍 써주셨어요 


저는 사과봉다리를 손에 쥐고 나서야 이성을 찾았어요 
제가 이런 사람인줄 몰랐어요 
욕심인지 욕망인지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내 안에는 무서운 뭔가가 살아있다는 걸 정신 차리고서야 알았어요 
눈이 홀랑 뒤집힌다는게 뭔지 남편 만났을 때 이후로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나타날 줄이야…
오늘 아침 남편과 아침먹으며 ‘그’ 사과를 잘라놓았는데  둘다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쪽씩 먹었어요 
어제 노을보고 내려오느라 어슴프레해진 시골길을 달리며 ‘여우 출현 주의’라는 표지판을 보고 여긴 여우가 많은가하며 왔는데 어제의 나를 돌아보니 여우에 홀리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50넘은 나이에 뭐든 다 그렇지 뭐..하던 내가 이렇게 순식간에 뭔가에 휩싸여 이성을 잃을 수도 있구나… 제 자신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누군가 영주 부석 사과는 어떤 맛이냐고 물으면 ‘여우맛’이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IP : 59.6.xxx.68
17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0
    '22.11.5 10:59 AM (118.221.xxx.161)

    부석사에 눈돌아가는 사과가 있다는 거죠, 부릉부릉~

  • 2. ㅇㅇ
    '22.11.5 10:59 AM (118.40.xxx.157)

    이분 글 좀 써본 분이네~~
    뭐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손에 잡힐듯
    사실적인겨~~~
    여우맛 사과 맛있게 드십셔~~

  • 3. ....
    '22.11.5 11:00 AM (116.32.xxx.73)

    여우맛 사과에 홀리다

    영주 부석사 사과맛 궁금하다

  • 4. ㅇㅇ
    '22.11.5 11:01 AM (222.234.xxx.40)

    ㅎㅎ 영상이 보이듯 재미있게 읽어내려갔어요

    진짜 달고 맛있는 사과인가보네요

  • 5. ㅋㅋㅋㅋㅋㅋ
    '22.11.5 11:02 AM (221.165.xxx.65)

    욕망은 그런 것이죠.
    욕망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요 다만 아직 발현되지 않았을 뿐, 적절한 시공간을 만나면 또 그런 순간이 옵니다...
    그나저나 그 사과맛은 집에 와서도 여전하던가요

  • 6. dlf
    '22.11.5 11:03 AM (180.69.xxx.74)

    ㅎㅎ 감홍일까요
    이체하고 많이 사시지

  • 7. ..
    '22.11.5 11:04 AM (118.235.xxx.156)

    대단한 필력이신듯.. 아무튼 사과맛은 여전하던가요?. 부석사보다 사과 사러갈판이네요

  • 8. ㅐㅐㅐㅐ
    '22.11.5 11:05 AM (1.237.xxx.83)

    저는 감성이 썩었나봐요
    집에와서 먹어보니 맛이 없었다
    그당시 여우에 홀렸었나보다

    뭐.... 이런.... 마무리를.... 예상하며..... ㅠㅠ

    편한 맘으로 원글 다시 읽을게요
    죄송

  • 9.
    '22.11.5 11:06 AM (106.102.xxx.209)

    사과 사러 부석사 가야하낭..

  • 10. 그거 많이
    '22.11.5 11:06 AM (1.232.xxx.29)

    특히 그쪽에만 나오는 사과라면서 그 주변에 많이 팔아요.
    색이 곱더군요.

  • 11. 저는
    '22.11.5 11:06 AM (121.137.xxx.231)

    그렇게 맛있던 사과가
    집에 가져와서 맛을 보니 별로였다.. 는 줄.
    그래서 여우에 홀렸다는 줄 알았어요.ㅎㅎ

    근데 맛있는 사과였군요.
    품종이 뭐였을까요.
    와..가격도 저렴하고 .

    영주 부석사 가는길에 빨간 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던 거 생각나네요
    정말 예뻤는데.

  • 12. 모모
    '22.11.5 11:06 AM (27.167.xxx.198)

    농부에게 끌려가는 소처럼ㆍㆍ
    너무 묘사가 확 와닿네요

  • 13. 현금들고
    '22.11.5 11:07 AM (1.236.xxx.71)

    현금들고 또 한번 가실 것 같은 분위기네요.

    저 같으면 얼굴에 철판 깔고 주위 아무나한테 현금 빌리고 이체해 드리고 사과 샀을 듯.

  • 14. ...
    '22.11.5 11:08 AM (218.234.xxx.192)

    글 참 잘 쓰시네요ㅎㅎ

  • 15. ...
    '22.11.5 11:09 AM (106.101.xxx.228)

    저도 얼마 전 부석사 앞에서 한 박스 샀어요. 너무 맛있었네요.

  • 16. **
    '22.11.5 11:10 AM (27.167.xxx.198)

    단숨에 다읽었어요^^
    묘사도 너무 재밌고.
    수필잘읽었어요

  • 17.
    '22.11.5 11:10 AM (211.202.xxx.174)

    글발 최고!!!
    저도 한겨울에 부석사갔다가 그 추위에도 사과장수가 있더라고요. 한조각 맛보니 너무 맛있어서 무거운봉다리째 사서 버스ㅡ기차ㅡ전철로 이고지고왔어요.

  • 18. ....
    '22.11.5 11:11 AM (123.109.xxx.224)

    내려올 때 보니 주머니에 돈이 있었다.... 이런 반전일줄 ㅎ

  • 19. ..
    '22.11.5 11:11 AM (124.54.xxx.2) - 삭제된댓글

    문경새재놀러갔는데 마침 시과축제일이라서 사과를 박스째 사나르느라고 팔 인대늘어나서 물리치료 받았음

  • 20. 새벽
    '22.11.5 11:13 AM (175.125.xxx.143)

    근래 읽은 에세이중 최고!

  • 21. 아하
    '22.11.5 11:15 AM (180.75.xxx.161)

    영주부석사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군요.
    여우에게 홀리는게 그런거면 저도 함 홀려보고 싶다~

  • 22. ㅇㅇ
    '22.11.5 11:15 AM (116.42.xxx.47)

    저는 감성이 썩었나봐요
    집에와서 먹어보니 맛이 없었다
    그당시 여우에 홀렸었나보다

    뭐.... 이런.... 마무리를.... 예상하며..... ㅠㅠ2222222

  • 23. ㅎㅎ
    '22.11.5 11:15 AM (175.113.xxx.252)

    눈이 홀랑 뒤집힌다는게 남편 만난이후
    첨이라는데서
    박장대소 합니다
    너무 쏙쏙 이해되는글 멋집니다!

  • 24. ...
    '22.11.5 11:18 AM (221.161.xxx.62) - 삭제된댓글

    그냥 보통맛의 사과아닌가요?
    그러니 여우에 홀렸다고 썼겠죠?
    평소에도 한조각
    할머니사과도 한조각만 먹고 물끄러미...

    그나저나 원글님 글 참 잘 쓰십니다
    눈앞에서 보는듯 저도 조마조마 안타까워 하면서 봤네요

  • 25. 거의
    '22.11.5 11:20 AM (218.146.xxx.247)

    스님가방 그 분의 필력 급인데요?

    일상글인데 스릴러 읽는 기분 ㅋㅋ
    왠지 좀 더 기다리면 진짜 여우가 나올 분위기에요 ㅎㅎ

  • 26.
    '22.11.5 11:23 AM (116.42.xxx.47)

    할머니 헤어스타일 좀 알려주세요
    혹시 가게되면 사게요 ㅜ
    여우맛 사과 궁금합니다

  • 27. ..
    '22.11.5 11:24 AM (112.147.xxx.3)

    최소 작가 아니신가요? 님 글에 홀렸어요^^

  • 28. 쿠쿠
    '22.11.5 11:24 AM (59.16.xxx.16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지요 ㅋㅋㅋㅋㅋ

  • 29. 어머어머
    '22.11.5 11:30 AM (112.171.xxx.141)

    그냥 감정 이입되어서 atm기 찾으려고 하는씬에서 숨이 막 차오르고..
    ㅋㅋ
    결말은 사과를 샀다는거에 카타르시스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렸을까....원래 영주사과 유명해요 맛있기로

  • 30. ㅇㅇㅇ
    '22.11.5 11:30 AM (211.248.xxx.231)

    와 설마 이 필력으로 다른 일을 하거나 노는건 아니죠?
    어디다 기고해보세요
    영주 사과 홍보대사감이네요

  • 31.
    '22.11.5 11:30 AM (223.62.xxx.162)

    사과 나무에서 많이 익혀 바로 따면 맛있어요 횡재 하셨네요
    맛있고 싱싱하고 아삭하고 달고 과즙 많이 나오는 사과 맛보기가 힘들어요

  • 32. ..
    '22.11.5 11:34 AM (118.235.xxx.98)

    작년 여름에 그 앞에서 복숭아 샀는데 맹탕이었어요.
    저같은 결말을 기대한 저는
    물끄러미라는 단어에 눈이 계속 갑니다.
    허겁지겁이 아니고 물끄러미.... 여우맛

  • 33. 잘될거야
    '22.11.5 11:35 AM (123.212.xxx.49)

    글 끝내주네요 영주시로 오세요
    뭐 비스무리한 관광홍보청 같은 곳에 기고하시면
    사례로
    혹시 '영주 여우맛 부석사 부사'라도 몇 박스
    받지 않을까요

  • 34. 과수원손녀
    '22.11.5 11:36 AM (119.149.xxx.54)

    와~ 글을 넘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지난번에 누가 사과 맛난 사과 추천해달라고 해서
    제가 안동 영주 청송 사과 추천했었죠 ㅋ

  • 35. 한결나은세상
    '22.11.5 11:38 AM (110.13.xxx.112) - 삭제된댓글

    어쩌면 성격인듯 하네요.
    저는 목표 지향적이라서인지,
    오십 중후반인데도 아직도 목표만 세워지면 바로 실천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원글님의 경험이 일상인 일인입니다. 에혀...

  • 36. 제목 실력부터
    '22.11.5 11:38 AM (116.41.xxx.141)

    음 여우 뺨치는 글 실력까지 ㅎ
    맛사하세요 ~~

  • 37. 와우
    '22.11.5 11:42 AM (112.169.xxx.183)

    여우에 홀린듯 단숨에 읽었어요

    저는 아직 현금을 들고 다니는 편이라 안타까움으로 탄식을 하며 몰입했습니다.
    윗 댓글님 센스처럼 옆에 있었으면 제가 돈 빌려드리고 이체받을 수 있었겠어요

  • 38. ...
    '22.11.5 11:52 AM (182.221.xxx.146) - 삭제된댓글

    20년도 훨씬 넘은 이야기인데 지금 남편이 남친일때
    영주 부석사 가는 길에 사과 농장이 많더라구요
    사과를 파는 매대 이런건 없었고
    사과 하나 맛보고 싶어서 남의 농장 길가 사과 밭에 들어가 하나를 떨리는 마음으로 따고 보니 발밑에 뱀이 쓱...
    그 장면이 사과밭하면 떠올라요

  • 39. ..
    '22.11.5 11:57 AM (175.223.xxx.238)

    침이 고인다^^

  • 40. ...
    '22.11.5 12:01 PM (221.146.xxx.16)

    와 저 진짜 댓글 잘 안쓰는데 어쩜이렇게 글을 잘쓰세요? 수필가 하시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ㅎㅎ

    필력에 놀라서 로그인 합니다.

    너무 흥미진진하게 순간의 감정을 너무 공감되게 진짜 잘쓰셨어요 마무으리까지 완벽 ㅋㅋ 여우맛 사과라니^^

  • 41.
    '22.11.5 12:01 PM (125.186.xxx.140)

    와 진짜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여우맛 사과 넘 궁금하네요

  • 42. 어떡하나
    '22.11.5 12:13 PM (220.75.xxx.191)

    저는 감성이 썩었나봐요
    집에와서 먹어보니 맛이 없었다
    그당시 여우에 홀렸었나보다

    뭐.... 이런.... 마무리를.... 예상하며..... ㅠㅠ
    22222

  • 43. ㅇㅇ
    '22.11.5 12:19 PM (183.78.xxx.32)

    필력대박
    사과먹고 싶어요

  • 44. 아쉬운
    '22.11.5 12:19 PM (125.142.xxx.31)

    그 맛난 사과를 2/3이나되는 양으로 7천원에 한가득 득템하셨군요
    어디 소도시 가거들랑 여유있게는 아니더라도 현금 좀 챙겨다니세요.

  • 45. ..,
    '22.11.5 12:29 PM (118.37.xxx.38)

    원글님은 여우맛 사과에 홀리고
    우리는 여우같은 원글님 글솜씨에 홀리고~

  • 46. 여우에 홀려
    '22.11.5 12:41 PM (118.235.xxx.48)

    할머니한테 다시 가서 사과를 사고싶었는데
    내려오는길에 할머니 흔적도 찾을수 없고
    아무도 그 할머니를 모르더라는 결말을
    예상했는데

    뜻밖이네요.

    여우맛 사과라니 ㅎ

    저도 홀려서 가봐야겠어요

  • 47. ...
    '22.11.5 12:42 PM (211.203.xxx.99)

    드라마 도깨비에서 보면 삼신할매가 길에서 장사하잖아요.. 혹시 그 할머니도 그런 분? ^^
    여우에 홀린 원글님 필력에 여우맛 사과가 먹고 싶어 침이 고입니다.

  • 48. 아놧
    '22.11.5 12:42 PM (125.182.xxx.47)

    저도 작년에 부석사 사과 먹었는데
    더 환상은 내려와서 저녁에 먹은
    영주 쇠고기 였어요.ㅇㅎㅎ

    거기 쇠고기 유명하더라고요.
    사과소스도 뿌려서 나왔어요.

  • 49. 영통
    '22.11.5 12:50 PM (106.101.xxx.236)

    글 잘 쓰시네요.
    읽기 편하게 수월한 문장에 고급 어휘,

  • 50. ㅎㅎ
    '22.11.5 1:26 PM (118.235.xxx.111)

    음 그 할머니가 계좌도 없었을까요~ 아님 현금 넉넉히 가진 손님한테 이체했을듯요~ 필력 짱!

  • 51. 혹시
    '22.11.5 1:41 PM (121.170.xxx.205)

    잠수네 회원 아니셨는지요?
    맛깔난 글 잘 읽었습니다

  • 52. 올리브
    '22.11.5 1:53 PM (110.13.xxx.74)

    와우 작가맞으시죠??

  • 53. 재작년
    '22.11.5 1:55 PM (180.230.xxx.76)

    이맘때 딸아이 취업 기원하는 기도하러 대구팔공산 갔다가 오는길에 영주를 지나는데 온통 사과그림,사진인 마을이 생각나네요.
    사과 좋아하는데 제천사과 보냈다는 친언니 택배 기다리는데 부석사 가고 싶네요.

  • 54. 끄적끄적
    '22.11.5 1:59 PM (118.235.xxx.222)

    할머니 인상착의좀

  • 55. 아아니
    '22.11.5 2:02 PM (39.124.xxx.166) - 삭제된댓글

    할머니 따님 여기서 이녀시면 안됩니다
    영업력이 만랩인 여우일세ㅋㅋㅋ

    다들 홀려서 영주로 가고 있잖음^^

  • 56. 이분
    '22.11.5 2:04 PM (122.32.xxx.163)

    작가임에 틀림없다

  • 57. ㅎㅎ
    '22.11.5 2:22 PM (220.121.xxx.70) - 삭제된댓글

    저 그거 알아요
    저도 그랬어요 부석사 입구에서 파는 할머니한테요
    2년전쯤
    바구니도 빨래바구니 같은데 한가득이 만원인데 한바구니 사오고
    나 미쳤구나 했어요,
    너무 맛있고 그런 사과 맛은 처음이예요
    얼마전에도 남편에게 사과 사러 부석사 가자고 졸랐여요
    사과 다 따고 없을줄 알았는데
    아직 있군요
    저 곧 갑니다 ㅎ

  • 58. 대박
    '22.11.5 2:25 PM (49.175.xxx.11)

    글 진짜 잘 쓰신다~

  • 59.
    '22.11.5 2:27 PM (222.237.xxx.226)

    부석사 몇번 갔다와 봤던 저, 글 읽으면서 한번더 생생히 다녀온 듯합니다. 올라가는 길 양쪽에 사과나무도 떠오르고, 사과 좌판도 떠오르고, 여유에 홀린 듯 단숨에 읽으면서 가을 여행 한번 갔다 온 기분입니다..

  • 60. ㅇㅇㅇㅇ
    '22.11.5 2:28 PM (106.102.xxx.26)

    그런데 이 글은 다음날 아침 남편과 먹었는데
    어제 부석사에서 먹은 그 환상적인 맛이 아니었다는 결론 같은데요.

    우리가 어제 부석사 여우에게 홀렸었나?

    이런 느낌인데
    저만 오독했나요?


    원글님 어디 계세요???

  • 61. 못살아
    '22.11.5 2:37 PM (106.101.xxx.90)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글 입니다 ㅎㅎ^^

  • 62. 가을여행
    '22.11.5 2:38 PM (122.36.xxx.75)

    저도 작년에 부석사 앞에서 사과 샀어요
    맛이 차원이 다르더군요. 양도 많고..

  • 63. ^^
    '22.11.5 2:50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앗 뜨거운 호응 감사합니다~
    어제밤 늦게 들어와 씻고 바로 자고 일어나 ‘그’ 사과먹고 힘내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점심먹고 (그중 사과가 반 ㅎㅎ) 들어왔는데 사과 좋아하시는 분들 다 모이신듯^^
    ‘그’ 사과는 다시 먹어도 맛있어요!
    하지만 어제 처음 베어물을 때의 날카로운 황홀함은 증발해 버렸지요
    첫경험, 첫키스,.. ‘처음’이라는 것이 주는 경험은 두번이 불가능한 경험이니까요
    7000원으로 엄청난 행복을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과 한 알 한 알에 영주 부석사 일대의 가을을 통째로 담아 배부르게 먹는 느낌이랄까

    잠시 ‘그’ 사과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깎아서 조각을 내면 그 단면에 물이 가득 차있는데 흐를듯 하면서 흐르지는 않아요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먹다보니 햇빛을 받은 사과 단면이 계곡물에 담그었다 건져낸듯 물기가 반짝거릴 정도
    마치 사과모양 틀에 넣어 얼린 살얼음 같아요
    살얼음은 입안에 넣으면 작지만 성근 얼음입자 덩어리들이 군데군데 느껴지는데 얘는 아주 곱고 균일하게 얼어서 입자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 시원하고 물기 가득한 느낌이 살얼음을 떠올리게 해요
    너무 딱딱하거나 무르지도 않고 깊이없이 당도만 높은 것도 아니고 맛있다는 말이 연발될 정도로 달콤한..

    어제는 정신이 나가서 ㅎㅎ 무슨 사과인지 물어볼 생각도 확인해볼 생각도 못했는데 아침에 다시 보니 부사네요
    하지만 부사가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나 싶어요
    저는 홍옥을 제일 좋아하고 엔비나 맛있는 감홍 한조각씩은 먹고 푸석하고 들큰한건 딱 질색이거든요
    부사는 단단하고 아삭함으로 먹긴 먹는데 얘는 제가 알던 부사의 차원을 넘었어요
    참 곁들여 사온 시나노 골드도 부사만큼은 못하지만 화이트와인을 마시는 듯한 상큼하고 가벼운 느낌이 기분좋게 맛있네요^^

  • 64. ^^
    '22.11.5 2:57 PM (59.6.xxx.68)

    앗 뜨거운 호응 감사합니다~
    어제밤 늦게 들어와 씻고 바로 자고 일어나 ‘그’ 사과먹고 힘내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점심먹고 (그중 사과가 반 ㅎㅎ) 들어왔는데 사과 좋아하시는 분들 다 모이신듯^^
    ‘그’ 사과는 다시 먹어도 맛있어요!
    하지만 어제 처음 베어물을 때의 날카로운 황홀함은 증발해 버렸지요
    첫경험, 첫키스,.. ‘처음’이라는 것이 주는 경험은 두번이 불가능한 경험이니까요
    7000원으로 엄청난 행복을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과 한 알 한 알에 영주 부석사 일대의 가을을 통째로 담아 배부르게 먹는 느낌이랄까

    잠시 ‘그’ 사과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깎아서 조각을 내면 그 단면에 물이 가득 차있는데 흐를듯 하면서 흐르지는 않아요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먹다보니 햇빛을 받은 사과 단면이 계곡물에 담그었다 건져낸듯 물기가 반짝거릴 정도
    마치 사과모양 틀에 넣어 얼린 살얼음 같아요
    살얼음은 입안에 넣으면 작지만 성근 얼음입자 덩어리들이 군데군데 느껴지는데 얘는 아주 곱고 균일하게 얼어서 입자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 시원하고 물기 가득한 느낌이 살얼음을 떠올리게 해요
    너무 딱딱하거나 무르지도 않고 깊이없이 당도만 높은 것도 아니고 맛있다는 말이 연발될 정도로 달콤한..

    어제는 정신이 나가서 ㅎㅎ 무슨 사과인지 물어볼 생각도 확인해볼 생각도 못했는데 아침에 다시 보니 부사네요
    하지만 부사가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나 싶어요
    저는 홍옥을 제일 좋아하고 엔비나 맛있는 감홍 한조각씩은 먹고 푸석하고 들큰한건 딱 질색이거든요
    부사는 단단하고 아삭함으로 먹긴 먹는데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얘는 제가 알던 부사의 차원을 넘었어요
    참 곁들여 사온 시나노 골드도 부사만큼은 못하지만 화이트와인을 마시는 듯한 상큼하고 가벼운 느낌이 기분좋게 맛있네요^^

  • 65. 캔디
    '22.11.5 3:18 PM (211.186.xxx.25)

    글솜씨에 감탄… 뒷 얘기마저도 여운이 남네요
    바로 영상이 플레이되는 듯 한편의 광고같은 글입니다

  • 66. ㅇㅇ
    '22.11.5 3:21 PM (220.85.xxx.180)

    와~님 글솜씨에 홀라당 넘어 갔어요
    작가라고 해도 믿겠어요
    사과 맛이 확 느껴지네요^^

  • 67. 그 할머니
    '22.11.5 3:23 PM (221.149.xxx.179)

    사실은 사과부자입니다.
    나이드시고선 소일거리 삼아 가끔씩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놓고 파시는거다. 에 한표

    헐 햇빛을 받은 사과 단면이 계곡물에 담그었다 건져낸듯 물기가 반짝거릴 정도 마치 사과모양 틀에 넣어 얼린 살얼음
    어쩜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요? 아이스크림 맛나게 핥고 있는
    기분이네요. 평소 표현하며 살게끔 좋은자극을 주식는 분이시네요. 가면쓰고 가왕뽑고 하던데 난 이분이 뉘신지 더 궁금하네요. 온라인판매시 상세페이지를 이렇게 글로 써도 과일품절되고재밌을것 같아요. 살면서 이런 신선한 자극 받는거 기분좋아요.
    설마 재야에 묻힌 보석은 아니시리라 믿습니다!

  • 68.
    '22.11.5 3:27 PM (106.101.xxx.90)

    노벨상급 작가시다
    댓글보고 확신했어요
    수필집 내세요

  • 69. ...
    '22.11.5 3:30 PM (112.161.xxx.234)

    와 가본 적 없는 소백산 풍경이 보이고 빨간 사과의 맛이 느껴져요. 이거 올해 신춘문예 내보세요.

  • 70. 아.깝.다
    '22.11.5 3:40 PM (125.132.xxx.103)

    부석사 올라가며 보이던 사과밭들.
    그 사과 맛이 그렇군요
    그땐 조금 이른 철이었어서 두어분이
    사과를 팔고 계셨는데 무관심하게 그냥 내려왔었어요
    다음엔 기필코 사과철에 한번 가 봐야겠어요

  • 71. 당장
    '22.11.5 3:50 PM (211.234.xxx.79)

    차 몰고 부석사에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 72. 지금
    '22.11.5 4:13 PM (180.230.xxx.76)

    부석사근처에 계시는 회원님 계시면 얼른 현금 찾아 부석사 입구에서 할머니가 빨간 바구니에 파는 부사사과 찾아서 두바구니 사세요.

    무조건!!

    원글님 ,작가시다에 한표!

  • 73. 우왕
    '22.11.5 5:07 PM (61.105.xxx.4)

    부석사에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황홀한 사과맛 저도 보고 싶어요!
    엄청 맛있다고 해서 주문한 사과가 마침 와서
    깎아 먹고 있는데 영주 사과 너무 부럽네요
    (제껀 기대에 못미쳤...ㅜㅜ)

  • 74. 00
    '22.11.5 5:55 PM (124.50.xxx.85)

    와~훌륭한 필력입니다. 단숨에 읽히면서도 사과의 맛에 침샘까지 고일 정도로 생생합니다.

  • 75. 와우
    '22.11.5 5:57 PM (223.39.xxx.105)

    원글님 혹시 얼마전 글 쓰셨던 오페라 덕후 아니신가요?
    필력이 끝내주십니다 ㅎ
    정체를 밝혀주세요

  • 76. 감홍
    '22.11.5 6:52 PM (175.195.xxx.16)

    3년전에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보려고 영주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만나게 된 영주 사과축제에 남편이 정신을 잃었어요..워낙 사과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각 농장에서 사과를 다 맛보게 해주니까 맛 품평하면서 행복해했는데 올해 코로나 이후 첨 열린 이번 사과축제에는 부석사는 아예 올라 가지도 않고 축제만 참석했어요..그런데 이번에는 축제 성격이 조금 바뀌었더라구요..참가 농가가 그리 많지 않고 그냥 초대 가수 노래 부르고 잔디밭에서 노는 가족 축제더라구요..카트까지 끌고 몇박스씩 사는 사람들은 저희 밖에 없었어요 ㅠㅠ 3년전에는 사과 품종 전시회도 하고 농장별 등수도 알려주고 그랬는데^^ 암튼 올해 영주 사과축제는 감홍이의 시대를 알려주더군요..맛이요? 진짜 맛있어요!!! 매년 가게 될 거 같아요..시나노, 부사, 감홍 다 맛있어요....

  • 77. 원글님 짱!
    '22.11.5 7:10 PM (175.121.xxx.73)

    글 구절구절 반해 버리게 하는 매력이 그득 입니다
    저는 사과를 그리 좋아하진 않은데
    사과맛이 그대로 전달 되어져 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 가고 싶어요 진짜!

  • 78. 헐~
    '22.11.5 7:32 PM (180.68.xxx.158)

    글에서 맛이 느껴지다니…
    그나저나 영주한우 끝내줘요.
    사과 사러가실 분들
    한우도 쟁겨 오세요.
    육회용 꾸리살은 꼭 사서 드셔봐요~

  • 79. 이번주
    '22.11.5 8:03 PM (121.125.xxx.92)

    사과사러 영주가고픈1인...

  • 80. ㅇㅇ
    '22.11.5 8:19 PM (180.230.xxx.96)

    갑자기 부석사 사과 맛이 궁금해졌어요
    사과 많이 좋아하지도 않는데 ㅎㅎ

  • 81. 사과여우
    '22.11.5 8:30 PM (59.28.xxx.102)

    글에 저의 잠자던 감성을 활짝 열어 제 낀 느낌이에요
    이게 얼마만의 기분인지 수년.. 10년은 넘은 거 같아요.
    ㅎㅎ 감성 돋는 글 잘 보았어요.
    어제 사과를 5상자나 샀는데 울 집 사과도 음미할 정도가 되는지
    다시 먹어 봐야겠어요.

  • 82. 00
    '22.11.5 8:44 PM (125.176.xxx.154)

    이제부터 저에게 영주 부석사는 사과입니다 ^^

  • 83. ㅇㅇ
    '22.11.5 8:50 PM (39.7.xxx.227)

    아니 뭔 필력이 이렇게나 뛰어나신가요?
    작가 하세요~~

  • 84. 00
    '22.11.5 8:50 PM (125.176.xxx.154)

    영주에 사과축제도 있군요 한우 꾸리살도 저장~

  • 85. Ilovedkh
    '22.11.5 8:55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이게 웬일인가요
    50년 넘게 곰녀로 살았는데 여우같이 홀린다는 말을 들어보질 않나
    그냥 백수전업주부인데 무려 작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ㅎㅎ
    오페라덕후님은 저를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인도하시는 분이고 저는 그저 82덕후로서 저의 일상 얘기 아니면 여행기 한번씩 올리며 감상 나누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예요^^
    워낙 저의 정신을 홀랑 뺏어간 일이라 EQ 높으신 82님들께서 같이 빠져드신듯
    보통 여행후기를 쓰면 그 목적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인데 이번엔 여우맛 사과 때문에 한국의 보물이 뒷전으로 밀렸네요
    사과 노리는 분들이 많으신거 보니 부석사는 분발 좀 해야겠어요 ㅎㅎ

    좀 전에도 또 과육 속속들이 과즙이 가득한 사과를 아삭 잘라먹으며 개당 300원 남짓한 사과 한 알이 소박한 행복을 전해주는구나 느꼈어요
    그 맛이 어디서 왔을까 생각하니 과수원 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생각났고, 그분들에게는 과실을 맺는 일이 사람이 뱃속에서 아기를 키우는 것과 다름 없을 그 정성과 시간과 자라기까지 해와 구름과 바람이 함께 도와줬을 생각을 하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작은 사과에 그 많은 것이 담겼기에 사람 마음에 감동을 주는데 드래곤힐에 사는 그 누구와 친구들은 진정한 사과를 왜 못할까 또 분노가 치미는 생각으로 옮겨가네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는 것도 알지만
    모두들 아름다운 가을날에 왜 이런 슬픈 일을 겪고 왜 얼토당토한 모습들을 봐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다들 건강하게 일상 지켜가며 목소리 낼 것은 내고 보여줄 것은 보여주고 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 86. 아니
    '22.11.5 8:58 PM (110.14.xxx.147)

    사과 드시고 좋은 글 많이 쓰세요
    사과보다 맛난 글 잘 읽었요

  • 87. 갑자기
    '22.11.5 9:19 PM (112.144.xxx.59)

    여우가 궁금하고 나아가 보고싶고.....
    그렇게 만드는 글이네요.
    히힛 이런글 넘 죠아효~~~~~~

  • 88. 오늘
    '22.11.5 9:24 PM (211.206.xxx.64)

    제가 사는 곳으로 맛있는 사과사러 와서
    같이 맛있는 점심 먹고 예쁜 카페도 가고
    재미있게 놀다 갔는데
    원글님 글도 재미있네요.

  • 89. 원글님
    '22.11.5 9:28 PM (124.51.xxx.14)

    나이드니 긴글 읽기 힘들고 싫은데
    너무 잘읽었습니다~
    글솜씨 너무 부러워요ㅎㅎ
    찐 감동인데
    그감동마저도 표현이 안되는ㅠㅠ
    저는 글솜씨에 홀렸습니다~

  • 90. ...
    '22.11.5 9:33 PM (58.148.xxx.236)

    오랫만에 단시간에 빨려드는
    에세이 한편 읽은 것 같네요.
    실례지만 글쓰시는 분이신지...

  • 91. 은없는데
    '22.11.5 9:38 PM (112.154.xxx.150)

    이 글은 사과를 좋아하는 여우가 둔갑해서 쓴 글이다.
    꺄악~ 홀렸어요~~!!!
    글 넘나 잘 쓰세요!

  • 92. ㅎㅎㅎ
    '22.11.5 9:43 PM (175.213.xxx.163)

    그저 흔한 제철 과일을 먹었을 뿐인데 심봉사 눈 뜨이듯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 저도 해 본 적 있어서 공감가네요ㅎㅎㅎㅎ
    거의 십 년 전쯤인가 일산 호수공원 꽃전시 기간 중에 앞에서 농산물을 파는데 딸기가 있길래 한 팩 사서 먹어 봤는데…딸기에서 복숭아와 꽃향이 나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그 후로 그 품종의 딸기를 찾아 근처 딸기 농장을 돌았지만 그 때의 감동을 주는 딸기는 다시 경험할 수 없었답니다 ㅠㅠ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경험은 시간이 흐른 뒤에 반추해 봐도 미각과 후각이 반응할 것처럼 생생하게 남을 수도 있어요.
    제겐 대략 열 가지 정도의 음식이 이젠 다시는 맛 볼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아 있네요 ㅠㅠ

  • 93. 저도
    '22.11.5 9:44 PM (27.176.xxx.23)

    선운사 들어가는 입구에서 파는 단감이 크기도 배만한 게 과육이 연하고 엄청 맛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 단감 품종이라도 알아 놓았으면 ㅡ 아쉽

  • 94. 우아!!!!
    '22.11.5 9:44 PM (119.202.xxx.149)

    님 책 쓰세요!!! 꼭이요~
    파블로브의 개처럼 침 질질 흘리며
    완전 몰입해서 읽었어요.

  • 95.
    '22.11.5 9:49 PM (119.202.xxx.149)

    다시보니 닉넴도 백설공주! ㅋㅋ
    짱입니다!

  • 96. 쓸개코
    '22.11.5 9:51 PM (14.53.xxx.6)

    흥미진진 어쩜 글을 이리 재밌게 쓰시는지!
    새로운 에피소드 생기면 또 글 올려달라고 감히 요청드립니다!

  • 97. ...
    '22.11.5 9:56 PM (125.130.xxx.23)

    맛이 없더라...그러는 줄 ..

  • 98. 이런이런
    '22.11.5 9:56 PM (59.6.xxx.68)

    이게 웬일인가요
    50년 넘게 곰녀로 살았는데 여우같이 홀린다는 말을 들어보질 않나 (정녕 제가 저를 몰랐단 말인가요? ㅜㅜ)
    그냥 백수전업주부인데 무려 작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ㅎㅎ
    오페라덕후님은 저를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인도하시는 분이고 저는 그저 82덕후로서 저의 일상 얘기 아니면 여행기 한번씩 올리며 82님들과 수다떠는 평범한 아줌마예요^^
    워낙 저의 정신을 홀랑 뺏어간 일이라 EQ 높으신 82님들께서 같이 빠져드신듯
    보통 여행후기를 쓰면 그 목적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인데 이번엔 여우맛 사과 때문에 한국의 보물이 뒷전으로 밀렸네요
    사과 노리는 분들이 많으신거 보니 부석사는 분발 좀 해야겠어요 ㅎㅎ

    아까 저녁 때 또 과육 속속들이 과즙이 가득한 사과를 아삭 잘라먹으며 (아 또 침 고이네요~) 300원 남짓한 사과 한 알이 소박한 행복을 전해주는구나 느꼈어요
    그 맛이 어디서 왔을까 생각하면 태중의 아기 키우듯 하셨을 과수원 하시는 분들의 정성과 노고가 생각났고, 열매로 자라기까지 해와 비와 바람이 도왔을테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과 얘기를 하다보니 드래곤힐에 사는 그 누구와 무리들은 진정한 사과를 왜 못할까 또 분노가 치미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네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는 것도 알지만
    모두들 아름다운 가을날에 왜 이런 슬픈 일을 겪고 왜 얼토당토한 모습들을 봐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다들 건강하게 일상 지켜가며 목소리 낼 것은 내고 보여줄 것은 보여주고 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이 가을 가기 전 인생 사과 하나씩은 발견하는 행운이 있기를~

  • 99. 나나
    '22.11.5 10:07 PM (203.234.xxx.230)

    와우… 결말 궁금해서 읽다가 조바심났네요
    글솜씨 엄지척

  • 100. 하루
    '22.11.5 10:08 PM (116.32.xxx.6)

    필력 끝내주심!!
    부석사 영주사과는 도대체 무슨 맛일까
    저도 여우에 홀려 이성을 놓고 사과사고싶네요.
    몇 년 전 엄마 모시고 부석사 다녀올때 곳곳에 보석처럼 빛나던 사과가 떠오르네요. 아쉽게도 여우를 만나지못해 맛을 보지 못했다는

  • 101. ..
    '22.11.5 10:12 PM (106.101.xxx.220)

    글 필력이 작가분 같으세요
    작가 도전해 보세요

  • 102. 몇년전
    '22.11.5 10:20 PM (222.238.xxx.147) - 삭제된댓글

    은행잎으로 덮인 영주 부석사와
    그 길목 노점에서 산 사과맛을 못잊는 가족 여깄습니다!

  • 103. ㅇㅇ
    '22.11.5 10:21 PM (175.207.xxx.116)

    침이 꿀떡 꿀떡 넘어가네요

    현금 안갖고 다니는데 앞으로는 현금 갖고 다녀야겠어요^^

  • 104. ...
    '22.11.5 10:24 PM (118.235.xxx.11)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재미난 글을 만나지 못 한 거였군요

  • 105. ㅇㅇ
    '22.11.5 10:30 PM (175.207.xxx.116)

    내일도 계실까요 그 할머니 ㅎㅎ

    현금 많은 다른 분한테 이체도 생각해봤는데
    요즘 통장 지급 정지니 뭐니 이상한 일도 많아서
    모르는 사람한테 계좌 알려주는 것 꺼려할 것 같긴 하네요

  • 106. 거의
    '22.11.5 10:38 PM (221.143.xxx.13)

    20여 년 전에 다녀왔는데
    가을 부석사는 일주문 가는 은행의 노란단풍과
    노란단풍을 돋보이게 하는 파란하는
    그 파란하늘 아래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과수원이
    원색의 빛깔을 뽐내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는 어엿한 매대 설치한 사과 판매대가 아닌
    원글님이 홀딱 빠졌다는 그 할머니식으로 파는
    아주머니들이 길 한쪽에 행상을 펼치고 있었지요
    맛보기로 주시는 한쪽의 사과맛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맛있어요
    사과 꽤나 너무나 좋아하는 제 입맛에도 깜짝 놀랄만큼 맛있어서
    나무 박스로 된 한 상자 사와서 아껴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107.
    '22.11.5 11:06 PM (1.238.xxx.15)

    시동 걸어서 낼도착해야것네요

  • 108.
    '22.11.5 11:15 PM (115.86.xxx.36)

    웬만한 작가들보다 낫네요
    그래서 거기가 부석사 어디쯤입니꽈?

  • 109.
    '22.11.5 11:41 PM (39.123.xxx.114)

    와~이분 대박
    필력이네요
    내일 당장 부석사 사과사러가고 싶네요

  • 110. 저는
    '22.11.5 11:42 PM (180.228.xxx.136)

    부석사까지 올라갔다가 할머니 있던 길로 되돌아 갔는데
    할머니도 사과천막들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어서
    내가 정말 꿈속에서 그 사과를 먹었던걸까
    하는 결말인줄....

  • 111. ...
    '22.11.5 11:46 PM (220.122.xxx.104)

    와~ 재미있게 읽었어요..
    와... 이런 사소한 일도 이렇게 풀어내시다니...
    부럽습니다.

  • 112. ...
    '22.11.5 11:59 PM (125.191.xxx.232) - 삭제된댓글

    원글님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부석사 사과는 제게도 사과 과육에 꿀이 든 꿀사과를 처음 알게 해준 추억의 사과인데... 지금으로부터 근 40여년전인 1980년대 중반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아버지가 근무 중인 영주에 갔다가 어머니가 근처 부석사를 데려가셨어요. 부석사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어머니가 사과를 사신다고 사과농가에 들르셨는데 토굴로 저희를 데려갔어요.. 수확한 사과를 토굴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바로 반으로 잘라서 준 사과에 꿀이 박혀 있었어요. 꿀사과라고 한겨울 토굴에 가득한 사과와 그 꿀사과 맛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물론 사과맛에 감탄한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몇 박스 주문해서 서울집으로 보냈고 그 겨울내내 꿀이 든 사과를 먹었어요. 제게 부석사하면 배흘림기둥이나 부석보다 사과토굴과 꿀사과가 떠오릅니다. 그때도 품종은 부사였어요.
    원글님 덕분에 예전 추억 다시 되새길 수 있었어요, 이번 겨울에 부석사 가봐야겠어요. 요즘에도 토굴에 사과 보관하고 있을꺼요? 그리고 영주 한우 꼭 드셔보세요. 구이로요. 아버지 영주 계실 때 방학마다 가서 먹었고 서울로 오신 뒤로도 매년 양주에서 고기를 보내주셔서 먹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한우 중 최고입니다. 좋은 쇠고기는 구워서 먹으면 잣맛이 나는데 영주 고기가 그렇습니다.

  • 113. ㅇㅇ
    '22.11.6 12:00 AM (39.114.xxx.84)

    영주 부석사로 사과 사러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게 하는 글이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 114. ...
    '22.11.6 12:02 AM (118.37.xxx.38)

    아~제게는 영주사과가 여우사과로 기억될 듯 합니다.
    할머니 인상 착의 좀 부탁드려요.
    빨간 바구니만 찾으면 되나요?

  • 115. 연지
    '22.11.6 12:04 AM (221.138.xxx.140)

    그 근처에서 나고 자랐어요. 지대가 높아서 사과가 단단하고 달아요. 사과는 막 따서 따뜻한 느낌이 있어도 참맛있어요. 양광이라고 하기엔 철이. 늦은거 같긴한데 새콤달콤하면 양광일 수도 있어요. 사과가 붉기도 한데 단면이 놀랄만큼 깨끗해요

  • 116. ㅇㅇ
    '22.11.6 12:07 AM (112.150.xxx.54)

    필력 지리구요 ㅎ 부석사 좋아하는데
    오랫만에 문경가고싶네요 ㅎ
    여우맛 너무 좋으다
    82에 자주이런글 보고싶어요
    원글님 고마워요 ㅎ

  • 117. 와우
    '22.11.6 12:08 AM (175.121.xxx.119)

    저희 외가가 그쪽이라 어릴때부터 부사의 맛은 익히 알고 있는데다 부모님도 가끔 부석사들러 사과 사오시는데 올해는 나도 같이 가서 부석사도 다시 느껴보고 사과도 사와야지 했는데 이런 멋진 수필?한 편 읽으니 당장 가고싶어지네요. 전업주부시라니 필력이 낭비되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사소한 소재로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시다니 그저 부럽네요 ㅎ

  • 118. ㅎㅎ
    '22.11.6 12:10 AM (59.6.xxx.68)

    다양한 82님들만큼 여우에게 홀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적어주셨네요^^
    사실 저는 나이많은 전설의 고향 세대라 여우에게 홀린다고 하면 구미호 이런 것이 먼저 생각나요 ㅎㅎ
    하지만 티비도 안보고 세상도 많이 바뀌어서 여우라는 동물도 전설의 고향과 함께 묻어두었다가 영주라는 곳에 처음 가서 여우 로드킬 주의 사인을 보고 그동안 잊고있었던 여우라는 동물을 떠올리게 된거죠

    아이들 다 독립시키고 부부 둘이 이사하며 이삿짐도 반 이상 줄이고, 버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큰 슬픔도 겪고, 인간들이 싫어지는 경험도 하고.. 그러면서 웬만한 일에 많이 초연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사과 한입에 눈이 돌아갈 줄은 ㅎㅎ
    아직도 생생해요
    길에 서서 주머니라고 생긴 곳은 뒤지고 또 뒤지고, 제 주머니도 모자라 남편 옷 안주머니 바지 주머니 다 뒤지고, 메고있던 크로스백 안쪽 지퍼와 작은 포켓도 뒤지고 거꾸로 들어 탈탈 털고… 그저 어디 낑겨있던 지폐 한장 없나 찾아보겠다는 모습이 얼마나 필사적이었던지 ㅋㅋ

    포기했으나 미련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아 맞다! 7000원어치라도 달라고 해보면 되겠다!라는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을 때 유레카! 외칠뻔 ㅎㅎ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 발견하고 반가워 버선발로 뛰어가 할머니 사과가 넘넘 맛있어서 꼭 먹고싶다며 할머니 옆에 찰싹 붙어 애원하기까지 ㅎㅎ
    그래도 사과 맛있다는 말에 할머니는 좋아하셨어요^^
    어쨌든 저는 그 사과를 쟁취했고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사과가 가득 든 검정봉다리를 꿀떨어지는 눈으로 오며가며 한번씩 들여다 봅니다
    마치 아이들 재워놓고 잘 자는지 방문 빼꼼 열어 확인하고 세상만사 모르고 자는 아이들 보며 흐뭇해 하듯이^^

  • 119.
    '22.11.6 12:17 AM (39.123.xxx.114)

    오랜만에 아주 좋은글
    감사합니다~
    글을 너무 잘쓰셨네요

  • 120. ...
    '22.11.6 12:19 AM (125.191.xxx.232) - 삭제된댓글

    원글님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부석사 사과는 제게는 과육에 꿀이 든 꿀사과를 처음 알게 해준 추억의 사과인데... 1980년대 중반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아버지가 근무 중인 영주에 갔다가 어머니가 근처 부석사를 데려가셨어요. 부석사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어머니가 사과를 사신다고 사과농가에 들르셨는데 사과를 보여준다고 저희를 토굴로 데려갔어요. 수확한 사과를 토굴에 보관하고 있었고 토굴에서 반으로 잘라서 먹어보라고 준 사과에 꿀이 박혀 있었어요. 꿀사과라고 한겨울 토굴에 가득한 사과와 그 꿀사과 맛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물론 사과맛에 감탄한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몇 박스 주문해서 서울집으로 보냈고 그 겨울내내 꿀사과를 먹었어요. 제게 부석사하면 배흘림기둥이나 부석보다 뚤사과와 꿀사과들이 가득했던 토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때도 품종은 부사였어요.
    원글님 덕분에 예전 추억 다시 되새길 수 있었어요, 이번 겨울에 부석사 가봐야겠어요. 요즘에도 토굴에 사과 보관하고 있을까요그리고 영주 한우도 꼭 드셔보세요. 아버지 께서 영주 계실 때 방학마다 가서 먹었고 서울로 오신 뒤로도 매년 양주에서 고기를 보내주셔서 먹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한우 중 최고입니다. 제가 나름 고기에 까다로운데(수입고기는 특유의 냠새때문에 못먹는) 제가 먹었을 때 맛있고 좋은 고기는 잣맛을 느끼는데 영주 고기가 그렇습니다.

  • 121. ....
    '22.11.6 12:23 AM (125.191.xxx.232) - 삭제된댓글

    원글님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부석사 사과는 제게는 과육에 꿀이 든 꿀사과를 처음 알게 해준 추억의 사과인데... 1980년대 중반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아버지가 근무 중인 영주에 갔다가 어머니가 근처 부석사를 데려가셨어요. 부석사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어머니가 사과를 사신다고 사과농가에 들르셨는데 사과를 보여준다고 저희를 토굴로 데려갔어요. 수확한 사과를 토굴에 보관하고 있었고 토굴에서 반으로 잘라서 먹어보라고 준 사과에 꿀이 박혀 있었어요. 꿀사과라고 한겨울 토굴에 가득한 사과와 그 꿀사과 맛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물론 사과맛에 감탄한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몇 박스 주문해서 서울집으로 보냈고 그 겨울내내 꿀사과를 먹었어요. 제게 부석사하면 배흘림기둥이나 부석보다 뚤사과와 꿀사과들이 가득했던 토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원글님 덕분에 예전 추억 다시 되새길 수 있었어요, 이번 겨울에 부석사 가봐야겠어요. 요즘에도 토굴에 사과 보관하고 있을까요그리고 영주 한우도 꼭 드셔보세요. 예전부터 영주 고기 유명해요. 맛있기로요. 아버지 께서 영주 계실 때 방학마다 가서 먹었고 서울로 오신 뒤로도 매년 양주에서 고기를 보내주셔서 먹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한우 중 최고입니다. 제가 나름 고기에 까다로운데(수입고기는 특유의 냠새때문에 못먹는) 제가 먹었을 때 맛있고 좋은 고기는 잣맛을 느끼는데 영주 고기가 그렇습니다.

  • 122. 멏년 전
    '22.11.6 12:23 AM (180.67.xxx.93)

    친구랑 부석사에 갔어요.
    동네분들이 사과를 파시는 데 놀러가서 그런 거 안 사는 저는 폭 좁은 나무박스 하나에 만원인가 만오천원이라는 싼 가격에 맛없어도 어쩔 수 없지 하며 친구랑 한 봉지씩 사왔어요. 근디 이 사과가 너무너무너무 맛있는 거예요. 농장명함을 갖고 오지 못한 걸 얼마나 후회했는 지 몰라요. 50대 아주머니와 20대 초반 아들도 여우모자였을라나요?

  • 123. 자야하는데
    '22.11.6 12:29 AM (59.6.xxx.68)

    또 흥분할까봐 걱정되네요 ㅎㅎ
    사과 얘기 재미있어요 ^^
    점점 ‘부석사보다 사과’라는 생생한 증언이 늘고 있으니 어쩔…

    저도 겨울사과 하면 부사가 생각나고 저 위에 어느 분 댓글처럼 나무 사과 궤짝에서 꺼내먹던 차가운 사과, 그리고 그 사과가 떨어지지 않게 사주셨던 아버지도 자동으로 생각납니다
    홍옥은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고
    제철에 나는 모든 과일을 다 좋아하셨던 아버지시라서 때되면 사들고 오시고 결혼 후에는 부쳐주시곤 했는데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저에게 과일로 바뀐 계절을 느끼고 누리게 해주실 분이 더이상 안 계시네요 ㅠㅠ

    따뜻한 추억들 나눠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온라인이지만 두런두런 앉아 이야기 나누는 기분, 참 좋네요~
    영주 한우도 언제 다시 가면 꼭 맛볼게요

  • 124. 결심했어!
    '22.11.6 12:29 AM (180.228.xxx.136)

    부석사에 가겠어!


    할머니 인상착의 급 구함

  • 125. ...
    '22.11.6 12:32 AM (106.102.xxx.72)

    원글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영주 여우맛 사과 맛보고 싶습니다ㅋㅋ

  • 126. 하하
    '22.11.6 12:38 AM (59.6.xxx.68)

    그분은 의도치않게 신비주의 할머니가 되셨네요
    상호도 명함도 없고 카드나 이체도 못 받으시고..
    키는 150 정도? 몸집은 자그마하시고 헬멧 파마에 자주색 옷을 입고 계셨고 앞에 돈 주머니가 달리 두툼한 앞치마를 두르고 계셨어요 (쓰고보니 이것으로 가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매대없이 길가에서 바구니랑 박스 몇개 놓고 파시는 분 중에 맛보고 사시면 되지 않을까요?
    제가 다 맛을 본 건 아니지만 카드 받는다고 해서 매대에 놓고 파는 사과들 맛을 여러군데 봤는데 솔직히 몇 % 부족한 것들이 많았어요
    맛이 없는건 아닌데 그 할머님 사과가 맛의 기준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직접 맛보고 내 입맛에 맞는 것을 사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겠죠
    현금 잊지 마시고요!^^

  • 127. ..
    '22.11.6 1:15 AM (218.39.xxx.139)

    원글에.. 댓글다는 글 족족 찰떡같은 은유적 표현에 감탄에 감탄 연속이네요. 헐헐
    꼿꼿하게 책꽂이에 꽂힌.. 언제나 무심하게 쓱 눈길만 주고 말았던 '무량수전배흘림기둥에서서' 얼른 콕 집어보려구요.

  • 128. ㅇㅇ
    '22.11.6 1:35 AM (175.207.xxx.116)

    헬멧 파마라니ㅎㅎ

    어쩜 이런 찰떡 같은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고 가다니 ..

    님 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사람들 마음에 기름칠을 해주시네요

  • 129. ..
    '22.11.6 2:17 AM (211.58.xxx.158)

    영주가 보고 싶고 사과가 먹고 싶은 밤이네요

  • 130. ㅎㅎ
    '22.11.6 2:59 AM (119.64.xxx.60)

    영주 사과 선물받아 먹어본적 있는데
    진짜 맛있더라구요(저 사과 안좋아함
    제가 먹어본것도 부사라고 했었는데
    먹어본 부사중 최고~~)

  • 131. 희봉이
    '22.11.6 6:20 AM (223.62.xxx.251)

    작가시죠? 와………..
    부러워요

  • 132.
    '22.11.6 7:06 AM (116.37.xxx.63)

    예전에 엄마랑 한 병실에 입원했던 아주머니네가 과수원을 해서
    사과 비품을 (그것도 맛나다고 강추하셔서)
    샀는데
    맛난 영주사과였어요.
    나중에 부석사가면 할머니 사과장수만 찾을것 같아요.
    재밌게 글 쓰셔서
    순식간에 읽어지네요.ㅎㅎ

  • 133. ㅇㅇ
    '22.11.6 7:16 AM (58.234.xxx.21)

    밋있는 사과 기준으로 엔비 홍옥 감홍 먹어봤지만
    부사가 제일 맛있드라구요
    사과 별로 안좋아했는데 어쩌다 맛있는 부사 먹어본 뒤로
    사과 좋아하게 됐어요 ㅋ
    엘리자베스 여왕이 힌국사과를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해 됩니다 ㅋ

  • 134. 사과말래이
    '22.11.6 7:21 AM (39.7.xxx.9)

    우와 사과말린거도 정말장난아닙니다

  • 135. 어머
    '22.11.6 7:31 AM (222.101.xxx.249)

    원글님 덕분에
    이제 멋진 단풍을 보면 부석사 사과가 떠오를 것 같아요.
    먹어보지 못했어도 먹어본듯한 그리움!

  • 136. 과수원집 딸
    '22.11.6 7:35 AM (211.224.xxx.189)

    이름은 부사라도 해마다 새로운 신품종 부사가 계속계속 나오니까요

  • 137. ㅂㅅㅈ
    '22.11.6 7:35 AM (116.32.xxx.125)

    원글님 덕분에 아침 소설 한편 읽었어요
    부석사 가봐야겠어요

  • 138.
    '22.11.6 7:46 AM (180.66.xxx.23) - 삭제된댓글

    어제도 침대에 누워 웃어가며 읽었는데요
    사과 솔직히 누가 깍아줘야 성의 봐서 먹는 제가
    대문글 아침에 다시 읽고 결국 영주사과 검색해서 2상자나 주문했지 뭐예요
    어찌나 먹고 싶게 글을 쓰셨는지 ㅋㅋ

  • 139. 십여년전
    '22.11.6 8:10 AM (1.225.xxx.35)

    비슷한곳 비슷한분께 샀는데 천상의맛이었던 기억이나네요
    꿀박혔다고 표현하는 노란부분이 박히고 무르지않던 사과.
    정말 기대 없이 샀기에 더 감탄함.
    두번째 갔을땐 실패했으니 부디 먹어보고 사세요 꼭

  • 140. 부사개량종
    '22.11.6 9:02 AM (71.60.xxx.196) - 삭제된댓글

    미국에서 요 몇 년새 후지 키쿠,아님 키쿠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부사 개량종이 있는데 부사 특유의 단단한 식감에 사과즙이 좀 더 많으면서 단맛도 더 해졌는데 먹을수록 시원하면서 너무너무 맛있어요. 처음 먹어봤을 땐 눈이 번쩍 띌 정도였는데 그 사과도 그런 비슷무리한 개량종 아닐까 싶네요.

  • 141. 부사개량종
    '22.11.6 9:03 AM (71.60.xxx.196) - 삭제된댓글

    미국에서 요 몇 년새 후지 키쿠,아님 키쿠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신종류라 찾기도 힘들고 개당 몇 불인 비싼 부사 개량종이 있는데 부사 특유의 단단한 식감에 사과즙이 좀 더 많으면서 단맛도 더해져 먹을수록 시원하면서 기분좋게 달달하면서 너무너무 맛있어요. 처음 먹어봤을 땐 눈을 번쩍 뜰 정도였는데 그 사과도 그런 비슷무리한 개량종 아닐까 싶네요.

  • 142. 부사개량종
    '22.11.6 9:04 AM (71.60.xxx.196)

    미국에 요 몇 년새 후지 키쿠,아님 키쿠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신종류라 찾기도 힘들고 개당 몇 불인 비싼 부사 개량종이 있는데 부사 특유의 단단한 식감에 사과즙이 좀 더 많으면서 단맛도 더해져 먹을수록 시원하면서 기분좋게 달달하면서 너무너무 맛있어요. 처음 먹어봤을 땐 눈을 번쩍 뜰 정도였는데 그 사과도 그런 비슷무리한 개량종 아닐까 싶네요.

  • 143.
    '22.11.6 9:07 AM (49.167.xxx.6)

    재밌는 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 144. 왘ㅋㅋ
    '22.11.6 9:27 AM (221.138.xxx.122)

    댓글이 이렇게 많으면 안 읽는데...

    여우에 홀린 듯 다 읽어버린 나 뭐냐....ㅎ

    박수를 드리고 갑니다~

  • 145. 영주 사과
    '22.11.6 9:31 AM (117.110.xxx.99)

    우울한 가을날 기분을 up 시키는 좋은 글이네요.

  • 146. ...
    '22.11.6 9:31 AM (211.178.xxx.187)

    다들 흐뭇한 분위기로 읽으시는데...

    ㅋㅋㅋㅋ

    저는 부석사의 어떤 힘이 사람 마음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릴 수 있다는 이야기로 읽혀요...
    누군가에게는 분노를 건드릴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서는 자괴감을 건드릴 수도 있고...
    원글님의 경우엔 욕심을 건드린 것이고...

    저는 예전에 부석사에 갔다가 당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 친구와 오랜 한탄을 하다가 내려왔던 게 기억나네요...제 경우엔 무기력이었던 것 같아요...

  • 147. 둥둥
    '22.11.6 10:34 AM (58.227.xxx.186)

    아니 그러니까!
    다시 집에 와서 먹어봤어도 맛.있.었.다.
    그 얘기죠?
    결론이 너무 궁금해서 단숨에 읽었는데
    홀린 맛이란게 그저 홀리기만 한건지,
    역시나 맛있었다는 건지! 똑똑히 써주세욧.

  • 148. 둥둥
    '22.11.6 10:35 AM (58.227.xxx.186)

    부석사 근처 거기 좀 영험한 터 느낌이었어요.
    제가 터 느낌을 잘 느끼는데.
    그 근처 고개 넘으면서 왠지 으시시 무서웠던 적이 있어요. 부석사는 너무 좋았지만요.

  • 149. 봄날
    '22.11.6 10:43 AM (118.235.xxx.109)

    잊고있던 부석사 사과맛 기억 되살려준 원글님께 캄사드립니다.

    27이었나 그 근처에 부석사에서 내 청춘을 들여다보자해 갑자기 갔던적 있어요, 차도없고 돈도없고.. 동생과 둘이 ..
    길걷다 과수원 눈띄어 딱 한개 샀나봐요 크고 둥근 부사.
    이제껏 살며 맛본 최고의 사과였어요

    안동이 숙소라 급히 사과 사봤지만 그 맛이 안나고
    또 여러 사연과 인연이 겹치던 이십대 여행길이었어요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 그래도 오늘의 내가 가장 어린 나 임을 잊지않으며 잘 살아봐야죠

    빛나던 시절이었을텐데 와 그리 아프고 어두웠을까요 이 시절 청춘의 시기 걷는 모든 청춘들에게 축복을 빕니다

  • 150. ^^
    '22.11.6 10:45 AM (59.6.xxx.68) - 삭제된댓글

    윗님 워~워~
    사과맛은 중간에 댓글에 자세히 썼어요^^
    여전히 맛있다고!
    댓글이 많아져서 찾기는 쉽지 않으시겠지만
    ‘물끄러미’란 표현이 많은 분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 같은데 사과 먹기 전 어제 저의 정신을 홀딱 앗아간 부석사에서의 시간들이 생각나서 잠시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은 것 뿐이예요
    그리고 빨간 바구니 아니고 빨래 바구니 ㅎㅎ

    위위에 점셋님 댓글 내용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죠
    저는 비록 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을 바라보고 다뤄보려는 생각은 제대로 된 신앙의 기본이니까요
    불자는 아니지만 절 앞에까지 와서 돼지비계마냥 뭉글한 욕망덩어리를 마주하고 섬찟 놀라 그 높은 계단을 오르고 거대한 자연을 발 아래 두고 다시 내려오기까지 기름덩어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저 자신이 유난히 선명하게 들어와서 많은 생각이 오갔고 이렇게 글로 남겨 저를 기억하고 돌아보려고 글을 썼죠
    사실 사과는 조연이예요^^

  • 151. ^^
    '22.11.6 10:47 AM (59.6.xxx.68)

    둥둥님 워~워~
    사과맛은 중간에 댓글에 자세히 썼어요^^
    여전히 맛있다고!
    댓글이 많아져서 찾기는 쉽지 않으시겠지만
    ‘물끄러미’란 표현이 많은 분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 같은데 사과 먹기 전 어제 저의 정신을 홀딱 앗아간 부석사에서의 시간들이 필름처럼 주르륵 지나가서 잠시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은 것 뿐이예요
    그리고 빨간 바구니 아니고 빨래 바구니 ㅎㅎ

    저 위에 점셋님 댓글 내용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죠
    저는 비록 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을 바라보고 다뤄보려는 생각은 제대로 된 신앙의 기본이니까요
    불자는 아니지만 절 앞에까지 와서 돼지비계마냥 뭉글한 욕망덩어리를 마주하고 섬찟 놀라 그 높은 계단을 오르고 거대한 자연을 발 아래 두고 다시 내려오기까지 기름덩어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저 자신이 유난히 선명하게 들어와서 많은 생각이 오갔고 이렇게 글로 남겨 저를 기억하고 돌아보려고 글을 썼죠
    사실 사과는 조연이예요^^

  • 152. 콩민
    '22.11.6 11:18 AM (124.49.xxx.188)

    ㅎㅎㅎㅎㅎ

  • 153. ...
    '22.11.6 11:25 AM (118.37.xxx.38)

    와~~수필가가 아니라 철학자 같아.....

  • 154. 지금 갑니다
    '22.11.6 11:29 AM (223.39.xxx.179)

    안그래도 이맘때 쯤
    부석사 입구에 쌓인 노오란 은행잎이
    그리워서 가야지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필력 좋으신 원글님 글 읽다가
    사과사러 출발했어요
    두시간후에 도착하는데
    주차장,헬멧파마의 등 굽으신 자주색 스웨터 할머니
    찾아 볼께요^^

  • 155.
    '22.11.6 4:49 PM (125.132.xxx.103)

    ㅎㅎㅎ
    그냥... 풍경화네요
    원글도 원글님 댓글도, 그리고 다른 댓글들도....

    달려갈 순 없고 영주사과 검색하러 가야겠어요

  • 156. 다녀왔어요^^
    '22.11.6 7:55 PM (58.231.xxx.241)

    헬멧파마 할머니 사과도 궁금하고
    부석사 가는 길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는
    은행잎이 그리워 출발했어요!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쪽엔 사과축제 마지막 날이라고
    트로트소리가 왁자하고
    인도쪽으로 쭈욱 사과 가판대가 줄지어 있더군요

    매의눈으로 훑으면서
    헬멧 파마 자주색스웨터를 입으신 할머니를
    찾고 있는데
    할머니가 파는데는 죄다 쪽진 머리셨고
    주로 말린 나물들을 파셨지
    사과파는 분은 안 보이셨어요

    일단 부석사로 올라가니
    은행잎은 다 떨어졌고..
    제가 오래전 봤던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은
    때를 놓쳐 보지못해 아쉬웠어요
    절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며
    주차장앞 부터 할머니를 찾고 있었는데

    주차장 건너편 편의점 앞에
    3년은 끄떡없이 안풀릴 석가모니펌을 하신
    등이 약간 굽고 가녀린 할머니를 찾았어요!!
    오늘의 착장은 짙은 네이비점퍼에
    같은색의 참소주 앞치마를 입고 계셨는데
    이분이 맞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뽀글머리에 사과파는 할머니는
    한분 뿐이시니 가능성 90%겠죠?^^

  • 157. 이어서
    '22.11.6 8:18 PM (58.231.xxx.241)

    자석에 이끌리듯 할머니에게 다가가
    사과맛을 보려고 시식사과 있냐고 하니
    사시미 썰듯 앏게 썬 사과가 담긴 접시를 주셨어요

    어~~이 할머니 아니신가?
    어젠 인심좋게 큼직하니 맛보여 주셨다는데!
    일단 사과맛을 봤어요
    넘 얇아서 한번 더 맛봤더니
    우왕~~육즙 가득 달콤하고 시원하고
    넘 맛있었어요!!

    인상착의가 거의 비슷하시고
    사과도 맛있어서 한보따리 사왔어요

    할머니는 한쪽 끝에서
    빨간 망주머니에 담긴 만원짜리 사과를 팔고 계셨고
    옆에는 할아버지와 젊은 여자분이
    사과박스에 담긴 더 비싼 사과를 팔고 계신걸 보니
    가족이 다같이 판매중이신듯 했어요

    원글님 글 읽다가
    홀린듯 사과 사러 나선 만추의 드라이브

    코로나 3주째인데 아직 돌아오지 않은
    컨디션을

  • 158. 어머나
    '22.11.6 8:20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윗님, 다녀오셨군요
    정성스런 후기도 넘 감사하고요^^
    그저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는데 그새 은행잎이 다 떨어졌군요
    다녀온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생생한데 저 다시 그곳 주차장 앞 길에서 같이 사과 들여다본 기분이예요 ^^
    편의점이 있었던 것 같고 그분 맞는 것 같아요

    사과 맛은 보셨나요?
    맛난 거, 맘에 드는 사과는 사셨나요?
    저 사과 하루에 한쪽 먹을까 말까하는 입인데 거기 다녀온 이후로 두시간마다 사과 잘라서 먹고 있어요 ㅎㅎ
    여전히 먹을 때마다 감탄!
    무슨 사과가 한입 잘라먹고 나면 단면이 물기로 반짝반짝 해요
    해 좋은 날, 강물에 햇살이 부서질 때 생기는 윤슬이 사과에 생기고 난리예요 ㅎㅎ
    한동안 맛있는 사과 드시면서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159. 이어서
    '22.11.6 8:23 PM (58.231.xxx.241)

    원글님 덕분에
    구름 한점없이 높고 푸른 하늘,
    산속의 시원한 공기를 실컷 쐬고와서
    내일부턴 활기차게 보내보려구요♡

    감사합니다!^^

  • 160. 우와~~~
    '22.11.6 8:32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윗님, 다녀오셨군요
    정성스럽고 흥 가득한 후기도 넘 감사하고요^^
    그저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는데 그새 은행잎이 다 떨어졌군요
    다녀온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생생한데 저 다시 그곳 주차장 앞 길에서 같이 사과 들여다본 기분이예요 ^^
    편의점이 있었던 것 같고 그분 맞는 것 같아요

    맛난 거, 맘에 드는 사과는 사신거죠?
    그날은 접시 이런거 없었고 그냥 그 자리에서 잘라 주셨거든요
    다른 가족도 못 봤는데 아마도 오늘은 주말에 판매량?을 예상하고 가족들이 동원된 것이 아닌지 ^^
    그래도 한보따리 사셨다니 제가 다 든든하네요
    사과나무 가득한 동네에서 갓 거둬온 신선한 가을 사과잖아요

    저 사과 하루에 한쪽 먹을까 말까하는 입인데 거기 다녀온 이후로 두시간마다 사과 잘라서 먹고 있어요 ㅎㅎ
    여전히 먹을 때마다 감탄!
    무슨 사과가 한입 잘라먹고 나면 단면이 물기로 반짝반짝 해요
    해 좋은 날, 강물에 햇살이 부서질 때 생기는 윤슬이 사과에 생기고 난리 ㅎㅎ
    한동안 맛있는 사과 드시면서 얼른 원기회복 하시고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161. 우와~~~~
    '22.11.6 8:34 PM (59.6.xxx.68)

    윗님, 다녀오셨군요
    정성스럽고 흥 가득한 후기도 넘 감사하고요^^
    그저께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는데 그새 은행잎이 다 떨어졌군요
    다녀온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생생한데 저 다시 그곳 주차장 앞 길에서 같이 사과 들여다본 기분이예요 ^^
    편의점이 있었던 것 같고 그분 맞는 것 같아요

    맛난 거, 맘에 드는 사과는 사신거죠?
    그날은 접시 이런거 없었고 그냥 그 자리에서 잘라 주셨거든요
    다른 가족도 못 봤는데 아마도 오늘은 주말에 판매량?을 예상하고 가족들이 동원된 것이 아닌지 ^^
    그래도 한보따리 사셨다니 제가 다 든든하네요
    사과나무 가득한 동네에서 갓 거둬온 싱싱한 가을 사과잖아요

    저 사과 하루에 한쪽 먹을까 말까하는 입인데 거기 다녀온 이후로 두시간마다 사과 잘라서 먹고 있어요 ㅎㅎ
    여전히 먹을 때마다 감탄!
    무슨 사과가 한입 잘라먹고 나면 단면이 물기로 반짝반짝 해요
    해 좋은 날, 강물에 햇살이 부서질 때 생기는 윤슬이 사과에 생기고 난리 ㅎㅎ
    한동안 맛있는 사과 드시면서 얼른 원기회복 하시고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162. ...
    '22.11.6 9:40 PM (118.37.xxx.38)

    햐~~부러워라~^^

  • 163. 이어서
    '22.11.6 9:56 PM (58.231.xxx.241)

    그러게요^^
    우리 같이 주차장 앞 사과할머니 사과
    고르고 있는듯 하네요^^

    할머니는 워낙 가녀리셔서
    말소리도 작고 기운없어 보이셨는데
    할아버지가 명함도 주시고
    판매에 적극적 이셨어요

    명함을보니 장미농원 이었고
    다음에 사과 살려면
    편의점 뒤에 사과밭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제철에 막 따온 사과를 맛보니
    샤인머스켓 먹은거 같이 맛있었지 싶네요

    윤슬처럼 사과에 과즙이 머금어져 있는거 맞아요!
    신기한게 과즙팡팡인데
    사과가 콱 머금고 있어서 흐른지는 않네요

    가장 맛좋을때 왕창 먹고
    피부미인으로 거듭납시당 ㅋ

    참,,부석사 내려오는길에 목청좋은 남자분께 산
    송고버섯
    팬에 올리브유,허브소금 뿌려 살짝 구워
    접시에 담고 화이트 발사믹소스 뿌려 먹으니
    천상의 맛이네요

    원글님 글에 홀려
    후다닥 다녀온 오늘 오래 기억될거에요♡

  • 164. 아니 이런
    '22.11.6 10:17 PM (59.6.xxx.68) - 삭제된댓글

    깨알 뒷얘기가 ^^
    58님 감사요~
    제가 뵜던 할머니는 정말 목소리 작고 소녀같고 카드기계도 없고 이체 그런 것도 난 몰라 하시던 분이셔서 명함 같은 건 생각도 못했는데…
    겨우 잠재운 소유욕 또다시 발동 걸리네요 ㅎㅎ
    게다가 버섯이라니요…
    저랑 입맛이 비슷하신가봐요
    버섯 구워 소금 후추 뿌려먹는거 환장하는데 ㅎㅎ 거기에 발사믹 소스라니 뭔가 아시는 분이시네요^^

    지금 장미농원 검색해 봤는데 정보가 안 나오는데 죄송하지만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광고 얘기 나올까봐 조심스러운데 저에게 (Ilovedkh) 쪽지 주셔도 되고 여기 잠깐 올렸다가 내려주셔도 되고요
    사과없으면 안되는 어머니가 계셔서 어떻게든 집에 쟁여놔야 하거든요
    맛난 걸 발견한 이상 다른데서 찾을 필요는 없으니

  • 165. 쪽지를
    '22.11.6 11:27 PM (58.231.xxx.241) - 삭제된댓글

    어떻게 보내는지 잘 몰라서요

    장미슈퍼/장미농원
    (부석사 주차장 담배집)
    054-633-3259
    010-9181-4499네요

    읽은거 확인글 남겨주시면 지울께요^^

  • 166. 쪽지보내기가
    '22.11.7 12:18 AM (58.231.xxx.241) - 삭제된댓글

    안되네요

    얼른 보시면 지울께요

    장미슈퍼/장미농원
    054-633-3259
    010-9181-4499

  • 167. 쪽지보내기가
    '22.11.7 12:47 AM (58.231.xxx.241) - 삭제된댓글

    안되니
    내일 아침 9시 지나 잠깐 글 적어볼께요
    번호 적었는데 늦은 시간이라
    못보셔서 글 지우고 자러갑니다~

  • 168. 아니 이런
    '22.11.7 6:45 AM (59.6.xxx.68)

    깨알 뒷얘기가 ^^
    58님 감사요~
    제가 뵜던 할머니는 정말 목소리 작고 소녀같고 카드기계도 없고 이체 그런 것도 난 몰라 하시던 분이셔서 명함 같은 건 생각도 못했는데…
    겨우 잠재운 소유욕 또다시 발동 걸리네요 ㅎㅎ
    게다가 버섯이라니요…
    저랑 입맛이 비슷하신가봐요
    버섯 구워 소금 후추 뿌려먹는거 환장하는데 ㅎㅎ 거기에 발사믹 소스라니 뭔가 아시는 분이시네요^^

  • 169. 죄송해요
    '22.11.7 6:50 AM (59.6.xxx.68) - 삭제된댓글

    신경써 주셨는데 피곤했는지 깜빡 잠이 들어서..
    9시 즈음에 보고있다가 제가 확인하면 이 댓글은 지울게요
    감사합니다^^

  • 170. 전번
    '22.11.7 9:03 AM (61.80.xxx.146) - 삭제된댓글

    장미슈퍼/장미농원
    054-633-3259
    010-9181-4499
    할머니가 파신거는 비품사과였어요
    빨간망에 담아 크기가 들쭉날쭉한거
    15개 든거 만원에 파셨어요

    그옆에 할아버지가 파시는거는
    4-6만원 하던데
    잘 여쭤보고 맛난 사과 득템하세요

    글은 보시면 지울께요^^

  • 171. ^^
    '22.11.7 9:18 AM (59.6.xxx.68)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비품샀는데 비품이라도 상품 뺨치는 맛이었어요^^
    이 가을 맛난 사과에 82 폭풍 수다에 믿을만한 사과농장까지 접수하니 든든하고 배부르네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셨으니 복받으시고 상큼한 하루 보내셔요~

  • 172. 사과
    '22.11.7 9:20 AM (61.80.xxx.146)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에 대한
    보답이 된듯해 저두 좋아요
    출근해서 부랴부랴 적느라 바쁘네요^^

  • 173. 영주 부석사
    '22.11.22 8:09 AM (174.94.xxx.172)

    원글과 댓글 읽다가 보니
    비행기 타고 태평양 건너서
    또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영주 부석사 앞으로 달려가고 싶네요!
    주차장 근처 편의점 뒷편 장미농원
    기억해 둘께요.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여우에 홀린
    사과맛 꼭 한번 맛보고 싶어요!

  • 174. 맑은햇살
    '22.12.11 12:59 AM (221.155.xxx.53)

    제가 주문해서 먹고있는 사과가 영주 부석사 사과인데 이게 유명한 거였군요! 너어어무 맛있어서 매일 감탄하며 먹고 있어요!

  • 175. 미나리
    '22.12.12 11:07 AM (118.33.xxx.156)

    부석사도 맛난 사과도,,,, 잔잔한 제 가슴에 욕망의 불꽃을 지펴주신 원글님 고맙습니다~♡

  • 176. 다시보는
    '23.2.10 6:59 PM (183.97.xxx.120) - 삭제된댓글

    여우맛 사과

  • 177. 다시보는
    '23.2.10 7:00 PM (183.97.xxx.120)

    부석사 여우에 홀린듯한 사과맛

  • 178. ㅇㅇ
    '24.10.28 4:42 AM (58.29.xxx.31)

    와~~수필가가 아니라 철학자 같아.....2222

    지금까지 잠이 안와서 이글 저글 보다
    원글님 글까지 보게 되었는데
    뭔가 기분 좋아 지는 글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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