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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뒷북치는 라면 이벤트 :-)

| 조회수 : 11,127 | 추천수 : 5
작성일 : 2022-05-26 07:40:52
백만순이 님의 라면 이벤트에 저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시간이 나네요.
방학이어서 시간도 많고, 아이들이 집에서 밥을 먹으니 음식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자주 오게 됩니다.

각설하고!

지난 주 며칠은 명왕성의 날씨가 아주 더웠어요.
그 며칠 전만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했는데 갑자기 더워지니 찬 음식이 땡겼어요.

냉라면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물의 양을 적게 잡은 것 말고는 그냥 라면 끓이는 것과 똑같이 조리했습니다.






국물이 자작해서 면에 간이 배어들었습니다.
면만 건졌어요.






냉장고 안에서 면이 식기를 기다리는 동안 고명을 준비했어요.
왼쪽 위의 뻘건 것은 라면 국물 남은 것인데 혹시 면이 마르거나 굳으면 조금 뿌려서 적셔주려고 버리지 않고 두었어요.






그런데 남은 국물을 부으면 짤 것 같아서 그냥 참기름을 듬뿍 부어서 면을 촉촉하게 만들었어요.

맛은...
라면맛과 똑같았구요...
차가운 면이라서 더운 날 먹기는 좋았지만, 면을 건지고 식히고 면을 건진 소쿠리를 씻고, 고명을 만드는 일이 귀찮아서 자주 해먹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ㅎ




어제 텍사스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뉴스에서 보셨지요?


딱 요만한 아이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과 선생님이 희생당하셨어요.
아이를 잃은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갈지...
마음아프고, 명복을 빕니다.

이틀 후면 여름 방학이어서 모두들 신나는 마음이었을텐데...


가해자도 고등학생인 "아이" 였다는데...
어쩌자고 저리 어린 아이들 손에 총이 들어가게 놔두는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도 아니고...
원시수렵시대도 아니고...
제발 좀 법안이 통과되어서 총기사고 소식 안듣고 살고 싶습니다.


우리집으로 걸어오고 있는 세 명의 아이들은 이번 여름 방학이 지나면 고등학생이 됩니다.
매주 금요일은 하교후에 함께 아트 레슨을 받으러 가기 때문에 저희집으로 와서 놀다가 제가 레슨에 데려다 줍니다.
저는 마치 미술학원 봉고차 기사가 된 기분이 들곤 하지요 :-)

가장 가녀린 몸집을 자랑하는 제이군은 원래는 잡식성이어서 제가 해주는 한국음식도 곧잘 먹곤 했는데...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얼마나 잘 먹던지 ㅎㅎㅎ)
최근에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대요.
아직 자라는 중인데 이것저것 잘 먹고 나중에 다 큰 다음에 채식을 하면 좋으련만...
돼지를 비롯한 동물들에게도 지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이상 그들을 죽여서 먹는 일을 안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신념과 결심을 존중하며... 
그러나 메뉴 선정의 폭이 좁아져서 조금 힘들어 졌어요.
제이군을 위해 두부조림과 숙주나물 무침을 만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아트 레슨 뿐만 아니라 로봇 코딩도 코난군과 함께 배우기 때문에 매주 우리집에 와서 밥먹을 일이 생기는데, 채식 메뉴를 더 많이 개발해야겠어요.






얼마전에는 아트 선생님댁 아지가 세 살 생일을 맞이했어요.
(선생님 인스타그램에서 슬쩍 챙겨온 생일 사진입니다 :-)






레슨을 받으러 가서 우리도 선물을 전달했어요.
코난군이 들고 있는 생일 선물 상자는 관심이 없고, 친구한테 생일 선물로 받은 악어 인형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바빴던 아지 ㅋㅋㅋ






아지가 좋아하는 테니스 공을 한 50개 쯤 선물했어요.
저희집 남자들이 테니스를 많이 쳐서 헌 공이 많이 생기거든요.
아지는 공 한 개만 생겨도 무척 좋아한다는데 갑자기 이렇게 공이 많이 생기니 그걸 다 입에 물겠다고 저렇게 안간힘을 쓰며 기뻐했어요.






오늘의 마무리는 코난군과 여자친구가 조금 전에 먹었던 저녁밥 사진입니다.






별것 없는 카레라이스 이지만 정성을 함께 담아 먹였어요.
코난군의 여친 (이 친구에게도 별명을 지어주어야 하겠어요 :-) 과 그녀의 가족 모두는 가리는 음식이 없고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것을 좋아한다는군요.
그래서 안심하고 한국식 카레를 만들어 주었어요.
참, 지금까지 시도해본 한국 카레 중에서 제 입맛에 가장 좋았던 것은 오뚜기 고형 카레입니다.
카레여왕 구운 마늘 맛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맛이 너무 점잖다고 할까요?
상큼하고 강렬한 맛을 원하는 제 입맛에는 너무 점잖은 맛이었어요 ㅎㅎㅎ






맛이 덜해서 안먹게 되는 과일은 그냥 설탕 좀 넣고 막 갈아서 예쁜 잔에 담으면 금새 다 먹을 수 있어요.
오늘의 과일은 덜 단 파인애플과 시큼한 초록색 사과였어요.
여름날 푸르른 잔디 색깔과 잘 어울리는 듯...

푸르른 아이들에게 푸르른 음료를 높이 들어
푸르른 앞날을 치하하며
치어~~~ㄹ스!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층여자
    '22.5.26 8:32 AM

    어릴때 다니던 피아노 학원이 중심 홀에 레슨실이 여러개 있고
    안쪽 내실 선생님이 생활하시던 공간에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있었어요
    가끔 내실에 있는 그랜드 피아노로 레슨을 받을때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 식사시간이거나 그랬던것 같은데

    선생님이 냉장고에서 삶은 라면을 꺼내 상추쌈을 해드시던 기억이 나요
    저도 몇입 얻어먹었었던.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냉라면이었죠.
    또 생각해보면 일하며 혼자의 삶을 꾸리는 젊은이의 바쁘고 간편한 밥상이기도 했구요.

    아지는 무슨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멍멍이 같군요.
    왜저리 행동이 투명하죠? ㅎㅎ

    저희집 청소년도 그댁 미술학원 봉고차에 등록하고 싶어요.
    밥도 주는 봉고차 선생님이라니.

    무슨 댓글이 이리 길어지요?

    저도 아이들 관련일을 하는지라 어제 뉴스를 체크할때마다 늘어나는 사망자수에 더욱 가슴이 아팠어요.
    총기규제법안이 어서 빨리 통과되기를, 아이들이 편안하게 잠들기를 먼 이곳에서도 기도합니다.

  • 소년공원
    '22.5.28 2:13 AM

    라면을 상추에 싸먹는 기발한 아이디어!
    예술을 하시는 분이라 음식도 창의적으로 드셨나봅니다 :-)

    정말 친한 친구들과 함께 받는 레슨이어서 어차피 운전해야 하는 김에 같이 태워다주고 있어요.
    저희 집이 아이들 학교에서 걸어올 수 있는 거리라서, 그렇게 되면 친구 부모들이 기사노릇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요.

  • 2. 챌시
    '22.5.26 1:51 PM

    아..택사스 총기난사 사건 어제밤 뉴스에서 듣고 어찌나 맘이 아프고 화가나던지..원인이 뭔지 뻔히
    아는데도 고쳐지지 안을때는 그냥,,이런 사고에 무뎌지는 방법밖에는 없는건지..답답했어요.

    사실 이런저런 미국 뉴스 들음 전 소년공원님 생각이 가장 먼저나죠..
    캐나다 뉴스, 독일뉴스,,영국 뉴스,,그러고보니,,다 생각나는 82 식구들이 똿 있네요..
    저 너무 국제적인 인맥을 가진거죠? ㅎㅎㅎ

    저도 사실 비건의 길로 가고 있어요.이런저런 이유들이 육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데,,
    제이군..너무 생각이 깊고,마음먹은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멋지네요.

  • 소년공원
    '22.5.28 2:16 AM

    네, 뉴스를 볼수록 더욱 답답한 마음입니다.
    항간에서는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의 생명도 보호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빨간당) 어째서 초등학생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총기규제법안은 반대를 하느냐고 말하기도 하고, 자동차는 운전면허를 시험보고 받게 하고 시력이나 정신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운전을 못하게 하는데 총기는 왜 그런 단속이 없느냐고도 해요.
    다 맞는 말이죠...

  • 3. hoshidsh
    '22.5.27 12:27 AM

    미스 슬로운 영화를 보고
    미국에서는 총기 소지 금지 법안은 통과되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그 부모들이 지금 얼마나 괴로울지,
    마음이 아픕니다.

    ps. 코난 군 여친 이름은 라나가 어떨까요?

  • 소년공원
    '22.5.28 7:13 AM

    미스 슬로운 이라는 영화 줄거리를 검색해보니 흥미롭네요.
    방학이라 시간 많은데 찾아서 한 번 봐야겠어요.

    미래소년 코난의 여친은 라나
    명탐정 코난의 여친은 란
    우리집 코난군 여친의 이름은...
    ㅎㅎㅎ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어요 :-)

  • 4. ralwa
    '22.5.27 1:38 AM

    우리 밀국 비건 친구들에게는 잡채만한 것이 없다 들었습니다. 당면은 늘 옳으니까요. 텍사스 슈팅은...할 말이 너무 많아서 할 말이 없어집니다.

  • 소년공원
    '22.5.28 7:14 AM

    잡채가 이름부터 채식주의 느낌 물씬 나죠 ㅎㅎㅎ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고기가 왕창 들어간 잡채를 좋아하서... ㅠ.ㅠ
    제이군을 위해서 어묵 같은 걸 넣고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

  • 5. Alison
    '22.5.30 12:25 AM

    여자친구와 자연스레 잘지내는 코난군 부럽네요. 우리집 십대는 지금 10학년인데 여자아이들과 눈도 잘못마주쳐요. 여자아이들이 무슨 자기를 잡아먹기라고 하는지 여자사람과는 거리를 두네요.

  • 소년공원
    '22.5.31 8:35 PM

    ㅎㅎㅎ
    저는 그게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난군도 여자친구 생겼다는 선언을 하기 전까지는 비슷한 부류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런 말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 댁 아드님도 어느날 갑자기 엄마를 놀래키는 선언을 할 겁니다. - 100원 걸어요 ㅎㅎㅎ

  • 6. Harmony
    '22.6.5 3:24 AM

    반갑습니다. 두번 반갑습니다.^^
    둘리양과 코난군 뿐 아니라 친구 제이군을 위한 그것도 채식주의자가 되겠다 선언한 친구를 위해
    두부조림과와 숙주무침을 하는 친구엄마라니,
    소년공원님 정말 사랑스럽네요.^^

    텍사스의 총기사고 같은 일은
    무기 로비스트들의 악마같은 상술이나 돈의 노예들이 있는한 끊이지 않고 일어날 문제라 암담하네요.ㅜㅜ
    어린영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소년공원
    '22.6.5 11:04 PM

    반가워요 하모니 님!!!!
    82쿡을 돌아보실 정도로 조금은 편안해지신 것 같아 기뻐요.
    제이군 덕분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을 더 공부하게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이 그 어떤 선택을 하든, 자기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하고 결심한 것일테니, 그것이 범죄이거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면, 다 존중하고 응원해 주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른들이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기에...

  • 7. 솔이엄마
    '22.6.5 3:11 PM

    미국의 방학은 늘 저희보다 훨씬 이른 것 같아요.
    소년공원님은 늘 바쁘시니 방학에는 조금 느긋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 생각해봐요^^
    날이 더워지긴했어도 밝고 청명해서 좋은 요즘,
    미국식구분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우시길 바래요~♡

  • 소년공원
    '22.6.5 11:08 PM

    네, 한국과 미국이 학제가 사뭇 다르지요?
    그런데 이번 방학은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많아서 일반 학기중일 때 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
    아이들 캠프, 갖가지 레슨, 학기중에 못했던 일들, 못만났던 사람들, 그 와중에 여름 학기 온라인 강의도 하고 있거든요 :-)
    그래도 방학이라서 아이들 얼굴 집에서 더 오래 보고, 아이들 먹고 싶다는 음식 만들어주고, 이렇게 82쿡에서 솔이엄마님과 댓글로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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