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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제 목 : 달달해야 했는데...

| 조회수 : 9,190 | 추천수 : 6
작성일 : 2020-07-01 04:18:38
다들 잘 지내셨나요?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저는 잘 지내지 못했어요.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여서 지내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도 밥은 먹게 되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네요.










애호박 채썰어서 볶고 양배추도 채썰어서 볶고...가지는 좀 특이하게 발사믹 식초로 무치고...

손만 드럽게 많이 가는 도가니탕도 끓이고...

사진을 잘 안찍어서 이것밖에 없지만 그래도 먹는 건 나름 잘 먹고 살아요.


요즘 슬픈 이유는...

저는 십여년 전에 뇌경색이 온 적이 있어요.

그 후유증으로 기억의 일부가 없는데...

일주일쯤 전에 뜬금없이 기억이 없던 시절의 여친에 대한게 떠올랐어요.

바로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인 것 마냥...

그 아이를 사랑했던 마음과 감정이 그 때로 돌아가버렸는데....

내가 왜 그 때 한국에 있었는지 모르겠고 왜 그 아이를 만났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옆에 없는 걸 보면 헤어진 건 확실한데

어떻게 헤어졌는지도 기억나질 않는데...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이고...

옆에 없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미칠 것만 같아요.

기억 나는 건 그 아이를 너무도 사랑한 것...그리고 이름 뿐인데...

그 사이에 그 아이는 결혼을 했을지도 모르고 나는 그저 잊고 싶은 기억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헤어졌는지도 모르니 사실 찾으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마음은 그 아이를 찾고 싶어요.

그래서 혹시나 하며 찾아봐도 연예인이랑 동명이인에 생각보다 흔한 이름이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네요.

그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며 잊어야지 하면서 잊으려고 이것저것 해보는데...

감정은 추스러지지 않아서 하염없이 눈물만 나요.











잊어보겠다고 일부러 손 많이 가는 오페라를 여러 번 만들어도...

만드는 중간중간 계속 울고...

이 달달함을 그 아이와 함께해야 했는데...하는 생각만 들며 우울해하고 있어요.

미친듯이 울면 나아질까...지금의 상태는 양파님의 노래 령혼과 맞닿아 있네요....


글이 두서도 없고 정신없어서 죄송해요.

이렇게 글로라도 쓰면 조금이나마 슬픈 마음이 덜어질까 싶어 쓰긴 했는데...

이게 과연 잘 하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정리가 안되네요.

다음엔 감정 추스르고 올께요...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fiveguys
    '20.7.1 4:33 AM

    읽는 내내 행복해야하는 사진들은데 글을 읽고 나니 제 마음이 그렇네요.
    그냥 넘어가지질 않아 한 줄 남겨보아요.
    저도 무언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해야할 사안이 있으면 도마를 꺼내고 음식재료를 다듬고는 합니다.
    요리를 끝내면 문제를 해결할 만한 아이디어가 새로 만들어진 음식과 저를 반기기도 하더군요.

    계속 단재료를 넣는데도 음식이 달아지지 않기에 소금 한꼬집을 넣었더니
    강한 단맛을 느끼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도 그과정이겠지요.

    너무 많이 울지는 마세요.
    행복이 옆에서 눈치만 보고 있을지도요.

  • Sei
    '20.7.2 2:21 PM

    눈에 핏줄이 터져 비문증이 생길 정도로 울고 났더니 좀 진정됐어요.
    결국 그 아이를 찾긴 했는데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고...
    잘 살고 있길 바랐는데 그리 잘 사는 것 같진 않아 보여서 입안이 쓰네요.
    그렇다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마음을 가두고 살아가야죠...
    언젠가 행복이 오면 놓치지 않고 잘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 한나푸르나
    '20.7.1 8:01 AM

    세상에, 남자분 이신 줄 알았으면 더 격하게 환영할걸 그랬어요.
    오페라, 보거나 먹게되면 Sei님 사연이 기억나겠네요.

    저는 우는 남자가 그렇게 멋있더라고요. 아이처럼 엉엉 울고 나서 맑개진 얼굴을 하고 선 남자요.

    물론 요리하는 남자도 멋있죠. 더우기 오페라라니, 세상에,

    사랑은, 좋았던 만큼, 아니 그보다 몇 배 아프기도 하지요. 다시는 못하겠구나 싶을만치요

  • Sei
    '20.7.2 2:31 PM

    오페라...손이 좀 많이 가서 그렇지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맛있어서 참 좋아하는 케익인데...
    그 아이와 같이 먹었던 기억이 없어서 더 속상하네요.
    사랑...말씀하신 것처럼 다시는 못하겠구나...하고 있네요...^^;

  • 3. 미니네
    '20.7.1 9:05 AM

    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힘든 상황이지만 잘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도움을 드릴수 없어 안타깝네요.

  • Sei
    '20.7.2 2:32 PM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마음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 4. 목동토박이
    '20.7.1 10:46 AM

    요즘 유투브에서 탑골랩소디라는 걸 봤어요. 브라질출신 마테우스라는 분이 “가질수 없는 너”를 부르는데, 어찌나 절절하게 부르는지 눈물이 주르륵 나더라구요. 저랑 남편이란 지금은 지지고볶고 살고있지만, 연애7년동안 제가 해외근무하고 해외출장 많다보니 오래 떨어져있었어요. 그 기간만큼 이별과 만남이 반복됐구요... 참 절절하게 연애했던거 같습니다. 지금가지신 그 감정 어떤건지 어렴풋이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요리잘하는 남자분인줄 몰랐네요. 저도 오히려 스트레스받고 힘들때 요리해요. 요리가 힐링의 효과가 있나봐요.
    잊혀지지않는 기억... 굳이 떠나보내려 애쓰지마시고, 잠시 거기 머물러서 그때 그 분과 소중한 대화를 나누어보세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요... 몸도 얼른 건강해지시기 바랍니다.

  • Sei
    '20.7.2 2:38 PM

    요리하는게 힐링의 효과가 있다는 말에 참 공감돼요.
    정신 놓고 하고 있다 보면 마음이 좀 진정되더라고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그저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살아가야겠다 싶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5. 천안댁
    '20.7.1 12:03 PM

    마음이 아픈 글이네요.
    저는 머리속이 복잡할때는 바느질이나, 뜨개질을 하지요.
    골똘히 하다보면 좀 진정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리움은 억지로 잊으려하기보다는 충분히 그리워하고,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정리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음식솜씨는 많이~~부럽습니다.
    음식에 욕심이 없다보니, 겨우겨우 먹고 살고 있습니다.

  • Sei
    '20.7.2 2:44 PM

    지난 겨울에 모자랑 목도리 뜨면서 '줄 사람도 없는데 난 왜 이러고 있나...' 싶었는데...
    그 아이에게 주고 싶어서 그랬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는 주로 흰색 검은색만 써서 뜬금없이 핑크색 밍크사를 왜 샀을까 했는데...
    이제는 전해줄 수도 없으니 그저 마음 한구석에 고이 묻어둬야겠어요.

  • 6. 테디베어
    '20.7.1 12:30 PM

    굉장히 슬픈 이야기를 하셨네요~ 이제 풀어놨으니 더이상 안 아프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하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 Sei
    '20.7.2 2:47 PM

    아직은 떠올리기만 해도 주책없이 눈물이 흐르네요.
    조금은 괜찮아졌다 생각했는데 글 쓰면서 또 떠올라서 주르륵...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죠...감사합니다... :)

  • 7. 예쁜이슬
    '20.7.1 1:08 PM

    Sei님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ㅠㅠ
    그래도 신은 우리에게 참을수 있는 고통만 허락하신다잖아요
    모쪼록 기운내시고...
    이 고통의 시간도 내 인생에 귀한 자양분이
    되었노라 담담히 말할수 있는 날이 분명히 꼭 올거에요
    Sei님 화이팅!!☆

  • Sei
    '20.7.2 2:54 PM

    신이 있다면 죽빵 한 대 갈기고 싶어요.
    왜 나한테 이런 기구한 팔자를...
    예쁜이슬님 말씀처럼 언젠가 담담해질 수 있도록 기운 내볼께요. 감사합니다...:)

  • 8. 수니모
    '20.7.2 12:58 AM

    애끓는 마음을 담아 빚고 또 빚은 눈물의 오페라가
    너무 아름다워서 슬픕니다 ㅠ

    사랑하는 사람과는 만나질 못하고

    미운 사람과는 헤어지질 못하는

    삶은 고행이라잖아요 Sei님

    시간이 흐르고 흘러 기억에서 영 지울 수는 없다해도

    부디 그 슬픔 옅어지기를..

  • Sei
    '20.7.2 3:06 PM

    시간이 흘러도 슬픔만 옅어졌으면 해요...
    자의에 의해서 잊은 것도 아니지만...잊혔다가 다시 떠오르는 감정들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다시는 기억이 흐려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 9. hoshidsh
    '20.7.2 12:34 PM

    울지 마세요.
    sei님과 지낸 시간들이 그분에게도
    살아가다가 힘들 때마다 꺼내서 다시 생기를 얻게 되는
    그런 좋은 시절이었을 거예요.
    기억이 잠시 의식 아래에 가라앉아 있다 해도
    그건 사라진 게 아니라 sei님의 일부로 존재하고
    이렇게 멋진 작품에 반영되어 나오잖아요.

  • Sei
    '20.7.2 3:16 PM

    그 아이가 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니 더더욱 겁이 나고 속상하지만...
    그저 조금이라도 좋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네요.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제 안에 남아있는 기억이나마 그리며 살아가야겠어요...
    좋은 시절이었을 거라 말씀해주시는게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

  • 10. 장그래
    '20.7.2 3:15 PM

    이 멋진 요리들은 뭔가요? 늘 자게만 보러 왔다가 우연히 구경하고 감탄합니다.
    이 글 자체가 작품이네요.. 아픈글도 아프지만 너무 아프지는 마세요.

  • Sei
    '20.7.2 3:18 PM

    그냥 소소한 집 반찬들이랑 과자들이에요...
    이제 덜 아파하도록 추스러 봐야죠...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소년공원
    '20.7.3 12:24 AM

    진부하지만, 그래도 꼭 드리고픈 말씀...
    힘내세요!
    기억이 사라져서 더욱 안타깝고 가슴아프시겠지만...
    어쩌면 오히려 그래서 다행일지도 모르잖아요.

    반찬 구성을 보니, 당뇨환자에게 좋은 음식들이네요.
    제가 둘째 아이 임신했을 때 임신성 당뇨였는데, 그 때 탄수화물 없는 재료로 반찬 만들어 먹곤 했어요.
    양배추 볶음 가지 볶음도 자주 해먹었어요.

  • Sei
    '20.7.3 10:15 PM

    감사합니다. 그냥 가슴 한 켠에 고이 놔두려고요.
    저나 어머니나 환자다 보니 반찬은 거의 환자식이 되어버리네요...^^;

  • 12. 루시맘
    '20.7.3 3:20 PM

    슬픔이 조금 가셔졌기를 바라며...
    와중에 가지가 특이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레시피 좀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 Sei
    '20.7.3 10:19 PM

    가지는 얇게 썰어서 기름 없는 팬에 살짝 지진 거에
    발사믹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간장 3큰술, 고춧가루 반큰술, 참기름 약간, 깨소금 간 것 약간 섞어서 만든 양념장으로 무친 거예요.

  • 13. 넬라
    '20.7.3 6:30 PM

    저는 힘들면 더더 게을러지는데 힘들면 부지런히 뭔가를 만드신다니..역시 다른세계 분이셨습니다.
    한식과 양식과 제과 제빵까지 아우르는 이 분의 정체(?)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차라리 현재의 그분을 찾게된게 다행일지도 모르겠어요 계속 괴로워 하시기보다는.
    내일은 평안하시기를...

    그런데 저 사브레같이 생긴건 분명 제 취향일게 뻔한데 과자 이름이 무엇일까요. 먹으면 목 막히는 그런 과자 맞지요?

  • Sei
    '20.7.3 10:24 PM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더라고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더라면 차라리 미련이라도 없을텐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니 마음만 아프더라고요.
    언젠가는 이런 마음도 가라앉겠죠...
    과자는 galette des rois bretonne인데 마가렛트의 원형인 과자예요.
    아몬드 파우더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꽤 부드러워요.
    다음에 사브레 만들면 찍어서 올려볼께요... :)

  • 14. hangbok
    '20.7.4 5:13 AM

    아...토닥토닥... ㅠㅠ

  • Sei
    '20.7.5 12:06 AM

    감사합니다... :)

  • 15. 너와나ㅡ
    '20.7.5 8:01 PM

    아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고 하죠
    다 쏟아내시고 다시 앞으로 나가시길 바래요
    내 기억이 어느시점에 멈추었는데 세상의 시계는 하염없이 돌아가 버렸네요
    지금 내곁에 없는 모든 것들은 나와 인연이 아닌것들이더라구요
    흘려보내고 힘내시길 바래요

  • Sei
    '20.7.5 11:58 PM

    네...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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