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석같다는 말

| 조회수 : 1,420 | 추천수 : 2
작성일 : 2019-07-29 06:16:56






목석같다는 말  
 
                        성미정
수백 년 된 나무들과
수백 년 전에 이름 붙여진
돌들이 있는 궁을 걷는다

작고 작은 제비꽃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물이 흐르는 곳의 미나리꽝 얼마나 푸른지

나무와 돌의 힘을 빌려 이곳에 터를 정하고
천년만년 왕조를 꿈꾸던 이들은 보았을까

봄 햇살에 따사롭게 빛나던 석들의 미소
빗방울에 젖어들던 석들의 표정
아장아장 연두들이 피어나던
오래된 나무들과 한겨울 은빛 눈
포근하게 덮인 가지들은

언제나 그 그 자리에서
수백 년을 새로운 목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꿋꿋한 석들이 이곳의
진정한 왕과 비임을 깨닫는

목석같다는 말 얼마나 든든한지

목의 투명과 석의 퉁명이 좋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그저 고요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목석같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성미정외, '시인동네' 2019년 7월호







요사이 내가 외는 말인데

목석같았으면 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몸이 마음을 배신하더니,

이제는 말마저 마음을 버린다지


언제나 내 마음은 

붉고 붉어서 붉으니 붉은 

저 꽃같아서

피를  보고야 만다


그러니, 목석은 꿈

그것도 한 여름밤의 꿈



* 맨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밑의 글은 쑥언니 사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버맘
    '19.7.30 11:31 PM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 쑥과마눌
    '19.8.1 6:34 AM

    미투...

  • 2. 테디베어
    '19.7.31 7:56 AM

    참 아름다운 목석입니다.
    이제 길거리 다니면서 보는 나무와 돌맹이들도 이쁘다하며 지나갈 것 같아요.
    저 아줌마 뭐지? 하면 책임지세욧!!
    쑥언니 붉은 꽃도 이쁩니다.^^

  • 쑥과마눌
    '19.8.1 6:34 AM

    zinnia라고 또 다른 백일홍이라지요.
    동네 중국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시는데, 저리 이쁘게 잘 가꿔 놓으셨더라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625 홍제 폭포입니다 현소 2024.04.23 100 0
22624 오늘은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날 도도/道導 2024.04.23 104 0
22623 아파트 화단의 꽃들 마음 2024.04.22 168 0
22622 민들레 국수 모금액입니다 1 유지니맘 2024.04.22 523 1
22621 여리기만 했던 시절이 4 도도/道導 2024.04.21 235 0
22620 진단조차 명확하지 않은 ‘암’!! 암진단은 사기? 허연시인 2024.04.20 388 0
22619 천사의 생각 4 도도/道導 2024.04.20 213 0
22618 산나물과 벚꽃 1 마음 2024.04.19 262 0
22617 소리가 들리는 듯 2 도도/道導 2024.04.19 194 0
22616 잘 가꾼 봄이 머무는 곳 2 도도/道導 2024.04.18 240 0
22615 민들레국수 만원의 행복 시작 알립니다 2 유지니맘 2024.04.18 510 1
22614 세월을 보았습니다. 4 도도/道導 2024.04.17 320 0
22613 이꽃들 이름 아실까요? 4 마음 2024.04.16 411 0
22612 3월구조한 임신냥이의 아가들입니다. 9 뿌차리 2024.04.16 1,468 1
22611 새벽 이슬 2 도도/道導 2024.04.16 211 0
22610 월요일에 쉬는 찻집 4 도도/道導 2024.04.15 442 0
22609 믿음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2 도도/道導 2024.04.14 241 0
22608 유종의 미 4 도도/道導 2024.04.13 346 0
22607 복구하면 된다 2 도도/道導 2024.04.12 563 0
22606 새롭게 극복해야 할 나라 8 도도/道導 2024.04.11 498 0
22605 날마다 예쁜 봄 날 6 예쁜이슬 2024.04.10 688 0
22604 오늘은 청소하는 날 2 도도/道導 2024.04.10 538 0
22603 야채빵 만들었어요 2 마음 2024.04.09 773 0
22602 오전 자게에 올라온 발효빵이네요^^ 4 가비앤영 2024.04.09 815 0
22601 참 교육 2 도도/道導 2024.04.09 251 0
1 2 3 4 5 6 7 8 9 10 >>